코스피지수가 2500선 안착을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다음주 증시의 향방은 외국인의 매수세 유지 여부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이에 지난 6개월간 외국인 지분율이 낮아졌다가 최근 다시 회복하고 있는 업종에 대한 관심과 함께 다양한 이벤트에 주목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NH투자증권은 내주 코스피지수 예상밴드로 2440~2570선을 제시하며 관심업종으로 IT, 음식료, 화장품, 항공운송, 유통, 제약/바이오, 증권을 꼽았다.
10일 나정환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내주 증시의 상승 요인으로는 업종별 낮은 가격 매력도와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그리고 소비 진작 정책을 언급했다. 반면 하락 요인으로는 4분기 기업 실적 발표 이후 올해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 가능성과 트럼프의 급진적 관세정책을 예상했다.
새해 들어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7800억원 이상을 순매수 중이다. 업종별 시가총액 대비 기관과 외국인의 합계 순매수 상위에는 반도체, 에너지, 조선이 포함됐다.
나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 쇼크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은 오히려 삼성전자를 순매수로 대응했는데 이는 지난 4분기 실적에서 비용을 크게 반영함에 따라 12개월 선행 실적 전망치가 곧 바닥에 도달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그는 대형 반도체주뿐만 아니라 AI 관련 반도체 및 IT 장비 기업들의 주가도 반등을 시도 중인 것에 대해 "반도체주의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디램 가격 상승이 동반돼야 하나, 작년 7월 이후 큰 하락세를 기록한 반도체 및 IT 장비 기업의 주가는 낮은 가격 매력도가 부각되면서 저점을 지나고 있는 것"이라고 봤다.
한국의 설 연휴를 앞두고 소비 및 관광 업종에 주목하는 것도 하나의 포인트다. 나 애널리스트는 "고물가로 인해 내수가 부진한 상황이지만, 여행·유통 업종 중 주가가 많이 하락한 종목에 대한 기대감은 확대될 가능성 있다"며 "중국 춘절 연휴도 있는 만큼, 중국 소비 관련 업종인 음식료·화장품도 당분간 매수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주식시장은 연초 이후 CES 2025 기대감에 일부 기술주가 강세를 보였으나, 높아진 국채 금리에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 중이다.
나 애널리스트는 "트럼프의 취임식 등 불확실성을 앞두고 한국 주식시장에서도 주도주의 상승보다는 빠른 순환매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13~16일)에 참가하는 제약/바이오 종목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