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GS칼텍스)

GS칼텍스가 지분의 50%를 가진 대주주 쉐브론의 영향으로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에 유리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쉐브론은 캘리포니아주에 본사를 둔 글로벌 정유회사다. 정유사업은 쉐브론과의 협력을 통해 유리한 입장을 예상하나, 직접 추진한 신사업은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트럼프의 선거 구호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는 미국 우선주의 앞에 친구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무역적자 해소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주요 무역국을 대상으로 한 통상 압력이 거세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한국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지만, GS칼텍스는 미국 석유업체 쉐브론과의 협력 관계를 통해 유연하게 대응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산 원유 수입 역대 최대치···미 통상 압박 대응 카드

지난해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가 556억달러(약80조원)를 넘는다. 지난해 12월 미국의 무역 적자를 국가별로 보면 한국은 중국‧유럽연합‧멕시코‧베트남‧아일랜드‧독일‧대만‧일본에 이어 9위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상대로 강력한 통상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미국산 원유 수입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사실은 압박을 완화할 카드가 될 수 있다.

12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이 수입한 원유 총 1억3700여만t 가운데 미국산(2151만t)은 사우디아라비아(4789만t)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한국 수입 원유 중 15.7%를 차지한다.

GS칼텍스는 트럼프 1기 출범 후 국내 정유사 중 가장 먼저 미국산 원유를 도입한 기업이다. 2016년 11월 미국 내 대표적인 셰일원유 생산지역인 텍사스 이글포드(Eagle Ford)의 저유황 경질원유를 들여오면서 주목받았다. GS칼텍스 지주사 GS에너지는 중동 UAE와 미국 오클리호마에 광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LNG(액화천연가스) 수입은 미국의 석유업체 쉐브론과 장기공급계약을 맺었다. GS칼텍스는 연간 28만t 규모의 LNG를 쉐브론으로부터 도입할 예정이다. LNG는 GS칼텍스 여수공장을 가동하는 연료나 제품을 생산 원료로 쓰이게 된다.

미 석유회사 쉐브론, GS칼텍스 지분 50% 보유…미국 사업에 유리

쉐브론은 GS칼텍스의 지분을 50% 가량 보유하고 있다. 해마다 쉐브론USA로부터 원유, 나프타를 수입하고, 고급휘발유·항공유·나프타·아스팔트 등을 수출하는 등 주요 원재료 거래도 확대하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가 더 강화되더라도 미국 칼텍스와 합작 법인인 GS칼텍스는 미국 내 사업 전개에 있어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

GS칼텍스는 글로벌 정세 변화에 맞춰 에너지 수입원을 다변화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쉐브론과의 협력관계를 중심으로 미국과의 사업에서 발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는 여전히 개선이 필요하다. 지난해 4분기 GS칼텍스의 전체 매출 중 79.2%가 정유 사업에서 나왔다.

여전히 매출 약80% 정유···신사업 실적 개선 '요원'

2018년부터 2021년까지 3년 간 2조7000억원을 들인 여수산단 MFC(Mixed Feed Cracker)는 아직 경제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여수 MFC는 연간 에틸렌 75만톤, 폴리에틸렌 50만톤을 생산해 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추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아직 실현하지 못했다.

또한 2016년 북미 부품소재 시장을 겨냥해 멕시코 지은 폴리프로필렌 생산 공장은 2023년 2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 중이다. 멕시코 법인 설립 1년 만에 상업가동을 시작한 이 공장은 면적 5만㎡에 생산규모는 연산 3만톤이다. 당초 자동차용 부품 수요의 절반 가까이를 멕시코 공장에서 공급하려고 계획했으나 트럼프 행정부 1기가 멕시코산 제품에 대해 최고세율 35%의 국경세를 부과한다는 방침을 세워 사업 전략에 차질이 생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멕시코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집권 2기 관세 전쟁의 서막을 열었다. 관세 부과는 한 달간 유예하기로 했으나 관세 부과 위협으로 인한 시장의 불안은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