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편집숍 아리따움이 거리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대표적인 오프라인 유통채널에서 구조조정 대상이 된 모양새다. 아모레퍼시픽이 제품을 올리브영에 입점하는 등 오프라인 판매 채널을 다각화면서 필요 없어진 아리따움 가맹점 정리 수순에 들어간 것이다. 이에 따른 가맹점주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관련업계는 아모레퍼시픽이 자사 오프라인 유통채널 아리따움 매장 직영점을 연내 10개로 줄일 계획이라고 27일 밝혔다. 지난 2018년 말 기준 직영점 수는 64개였던 사실을 감안하면 약 85% 가량을 정리하는 것이다.
본사 경영 하에 있는 직영점의 경우 피해가 가맹점주에게 직접적으로 가진 않는다. 반면 일반 가맹점의 경우 폐점으로 인한 손해를 점주가 고스란히 가져가게 된다는 점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전국 아리따움 가맹점주들이 아모레퍼시픽 본사 앞에서 생존권위협 중단 및 상생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특히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아리따움 가맹점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 이에 아모레퍼시픽 본사가 지난 3월 사회적 거리두기를 이유로 정기세일도 금지시켜 재고 처리에 어려움을 느끼는 가맹점이 많았다.
가맹점 항의가 빗발치자 아모레 측은 4월에 3일 동안 세일을 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반면 아모레퍼시픽 공식쇼핑몰에서는 상시로 할인을 실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일부 제품들이 입점 돼 있는 올리브영도 사실상 상시 세일을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아리따움 매장만 할인 이벤트에 제약을 받은 것이다.
이에 지난 4월 아모레퍼시픽은 아리따움 가맹점에 쌓여 있는 재고를 본사가 되사들이는 ‘특별환입’ 정책을 진행했다. 코로나19로 임대료 내기도 막막한 점주들을 지원하는 착한 정책으로 보일 수 있으나 실상은 달랐다.
당시 정책에 따라 본사 측은 매장당 평균 200만원 상당의 재고를 사들여 총 20억원 규모 특별 환입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점주들의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는데, 4분의 3에 해당하는 금액은 재판매 가능한 제품만 환입하겠다는 단서 때문이다. 환입 가능 품목도 약 200개로 제한해 가맹점에 전달했다.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이나 단종·폐종 된 제품은 환입 불가 대상이었다.
실제로 가맹점에서 판매해도 잘 팔릴 수 있는 물품들을 본사가 다시 사들여 인터넷 몰에서 판매하겠다는 계획이었다. 본사 측은 당장 현금 융통이 필요한 점주들을 위해 지원을 실시한 것이라는 입장이었지만 점주들은 있으나 마나한 지원책이라고 지적했다.
아리따움 매장이 본사로부터 차별 당하고 있는 모습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 입점 된 아리따움 매장에서는 아리따움 포인트를 사용할 수 없는 것도 가두점 활성화에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모레퍼시픽은 수익성이 낮은 아리따움 매장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이어가고 있다. 본사 지침에 따라 운영한 것뿐인데 매출은 점점 낮아지기만 해 정리 대상이 될 것 같다는 아리따움 가맹점주들의 한숨이 터져 나오고 있다.
가맹점 폐점을 시키려고 해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3개월 전에 폐점 신청을 못 한 경우 본사에서는 재고 1000만원까지만 받아준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이마저도 테스터나 단종 된 제품의 경우 본사에서 매입을 해주지 않기 때문에 재고떨이로 헐값에 판매하는 가맹점이 늘고 있다.
실제로 서울 시내 한 아리따움 매장의 경우 거의 새 제품인 100ml 향수 테스터를 만 원에 처분하는 모습도 보였다. 해당 가맹점 점주는 “본사에서 다시 사들여 준다는 한정된 제품 재고 빼고는 다 헐값에 떨이로 팔고 있다”며 “본사에 반납할 수 있는 제품들의 경우 사실 그냥 둬도 잘 팔리는 제품들”이라고 말했다.
이에 아모레퍼시픽 측은 “가맹점은 본사와 협의된 금액 내에서 품목을 판매할 수 있는데 자체적으로 금액을 낮춰 판매하는 것은 있은 지침에 어긋나는 행위”라며 “폐업 시 본사에 반납 가능한 품목도 있고 아닌 품목도 있지만 아예 점주에게 손해를 떠넘기진 않는다”고 입장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