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 소속 배달원 A씨가 서울의 한 오피스텔 엘리베이터에서 여성 주민에게 자신의 성기를 노출하고 달아나는 사건이 벌어졌다.(자료=연합뉴스)
배달 수요가 급증했지만 배달기사에 대한 성범죄 전력 등을 확인하는 안전장치가 없어 우려가 높다.
배달의민족 소속 배달원 A씨가 서울의 한 오피스텔 엘리베이터에서 여성 주민에게 자신의 성기를 노출하고 달아나는 사건이 일어났다. 성범죄자는 취업이 제한되는 택배·경비원과 달리 배달기사 취업에는 별도 안전장치가 없다는 점에서 재발 가능성이 열렸다.
배민라이더스 소속 기사 A씨는 설날인 지난 12일 엘리베이터에 함께 탄 여성에게 자신의 성기를 노출하고 달아났다. 당시 A씨는 헬멧으로 얼굴을 모두 가리고 있었으나 배달의민족 로고가 그려진 오토바이를 타고 달아나 신분을 특정할 수 있었다. 피해 여성은 A씨가 타고 떠난 오토바이 차량번호를 외운 뒤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엘리베이터 폐쇄회로(CCTV) 영상으로 A씨의 범행 사실을 확인했다.
피해 여성은 또 신고 과정에서 배민 고객센터에도 전화를 걸었으나 당시 배민 측은 기사가 누군지 알 수 없다는 답을 내놨다.
이후 경찰에서 배민 측에 기사 신상 정보를 요청했고 배민도 즉시 배달 내역 등을 확인해 기사를 특정했다. 현재는 해당 기사의 계정을 정지시킨 상태다. 배민 측은 곧바로 재발 방지를 위해 배달 기사들을 상대로 성희롱 예방교육 등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가해 배달기사가 성범죄 전력이 있는지는 밝혀진 바 없다. 다만 성범죄자의 배달기사 취업 제한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이전부터 나오고 있었다. 현재는 법으로 아동 교육시설이나 아파트 경비원 등 37개 업종에서 성범죄자 취업을 제한하고 있다. 아동, 청소년과 자주 마주칠 수 있는 직업에 성범죄자 취업을 제한한 것인데 지난 2019년부터는 택배 기사도 취업이 제한되고 있다.
그러나 이륜차(오토바이) 배달업은 강력범죄자나 성범죄자의 취업을 제한하는 규정이 없다. 이 때문에 배달 직원을 채용할 때 범죄 이력 조회를 할 수 없는 권한이 배민에도 없는 것이다.
지난 2019년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같은 동네에 거주하는 성범죄자가 배달을 하고 있다’는 내용의 청원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고객의 집 안까지 들어갈 수 있는 직업인데도 불구하고 관련 규제가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