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LH)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3개월 가까이 이어지는 콘트롤타워 부재 속에서 내부 직원들의 대규모 사전 투기라는 암초를 만났다. LH 사장 공석 상황에서 전임 사장이자 현 국토교통부 장관 변창흠의 리더쉽이 시험대에 올랐다.
LH가 직원들의 사전투기 재발 방지책과 관련해 "오늘부터 투기관련 공직자 규정을 면밀히 살피고 필요한 사안들은 보강하고 징계 수위 논의도 할 것이다"라고 3일 밝혔다.
재발 방지를 위해 내부적인 규정을 다듬겠다고 나섰으나 LH는 이미 신뢰를 잃은 모습이다. 정계에서도 LH에 대한 불신의 뜻을 드러냈다. LH 내부에서 직원들에 대한 자체 조사를 하겠다는 것에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LH 직원들의 광명·시흥 신도시 투기 의혹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 “LH나 국토부의 자체 조사에 반대한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화살은 변 장관에게 돌아갔다. LH 직원들의 대규모 사전 투기가 변 장관 LH 사장 시절 벌어진 까닭에 변 장관 책임론이 대두된 것이다.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도 같은 날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여당이 진상 조사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변창흠 국토부 장관 검찰 고발 등 별도의 사법 절차를 밟겠다”며 민주당과 국토교통부를 향해 공동조사를 요구했다.
이들은 변 장관을 겨냥해 “사장 재임 시절 '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제일 잘한다'더니 정작 직원들이 희대의 투기를 벌이는 동안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라며 “그럼에도 장관은 뜬금없이 '청렴도를 높이라'는 유체이탈 발언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자신의 재임 시절 벌어진 일을 자신의 국토부에 전수조사, LH에 진상조사를 명했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라고 질타했다.
여기에 더해 LH 수장 공석 상황도 변 장관 책임론에 화력을 더하는 형국이다.
LH 관계자는 “장충모 부사장이 직무대행으로서 관련 이슈들을 빠짐없이 직접 챙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 부동산 정책과 관련된 것들은 실무진에서 직접 협의하면서 업무공백을 최소화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장충모 부사장이 직무대행 위치로 전면에 나서서 해당 사안을 언급하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변창흠 장관이 엄정한 조사를 통해 리더쉽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