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 김석준 회장(왼쪽), 대우건설 김형 사장(사진=쌍용건설, 대우건설)
2021시공능력평가 기준 5위인 대우건설과 30위 쌍용건설이 노량진5구역 재개발사업에서 맞붙는다.
수주전 관전 포인트는 쌍용건설의 체급 차이 극복이다. 쌍용건설은 뛰어난 시공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변을 연출한다는 계획이다. 대우건설은 주택사업 하이엔드 브랜드를 내세워 조합원들에게 노량진 뉴타운 최고의 단지를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2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노량진5구역 재개발 정비사업 시공권 확보를 위해 대우건설과 쌍용건설이 입찰에 나섰다.
노량진5구역 재개발 사업은 대우건설이 장기간 사업을 분석하고 공을 들인 사업지다. 공사비는 1975억원 규모로 지하 5층~지상 28층 아파트 727가구와 복리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사업성이 뛰어나 대형건설사의 하이엔드 브랜드가 충분히 들어설 입지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실제로 DL이앤씨는 노량진8구역에 자사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를 적용하기로 했다.
노량진5구역은 대우건설의 단독 입찰이 유력했으나 쌍용건설이 깜짝 등판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쌍용건설이 대형건설사와 경쟁을 통한 홍보 효과를 노린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쌍용건설이 노량진5구역 현장설명회에 참석은 했으나 수주에 나설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라며 "서울 지역 주요 정비사업지에 입찰을 참여했다는 것 자체에 의의를 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쌍용건설은 노량진5구역 재개발조합이 시공사 선정 입찰 변경 공고를 낸 뒤 수주전에 참여했다.
당시 조합은 공고문을 통해 "몇 곳의 건설사에서 연기신청을 했다"며 "조합 내부에서도 사업 추진여건에 관한 종합적 검토를 한 뒤 입찰마감일을 변경하게 됐다"고 밝혔다.
일부 건설사에서 연기 신청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조합원 사이에서는 경쟁입찰에 대한 기대감이 나왔다. 현장설명회에 ▲GS건설 ▲DL건설 ▲대우건설 ▲쌍용건설 총 4개 건설사가 참석했던 상황이었다. 사업 규모를 봤을 때 GS건설의 참전도 점쳐졌으나 입찰에 나선 건설사는 대우건설과 중견 건설사인 쌍용건설이었다.
그러나 쌍용건설은 단순한 홍보 효과를 넘어서 대우건설과 수주전에서 충분히 다툴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수주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판단해 입찰에 참여했다"며 "2018년 브랜드 통합과 함께 '더 플래티넘' 론칭 당시 고급주상복합 기술력을 더하면서 프리미엄 브랜드에 뒤지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쌍용건설의 시공 기술력은 대형건설사에 밀리지 않는 수준이라는 평가다.
쌍용건설은 리모델링 사업을 통해 선보인 ▲지하층 하향 증설공법 ▲단지 전체 1개 층 필로티 시공 ▲2개 층 지하주차장 신설 ▲지상·지하층 동시수행공법 ▲단면증설·철판보강·탄소섬유보강 등 각종 구조보강공법에 일가견이 있다.
또 진동흡수장치를 활용해 진도 6.5~7.0까지도 견딜 수 있는 내진설계(일반 건축물 기준 6.5) 등 각종 신기술도 갖췄다.
쌍용건설은 아울러 인근에 있는 자사 브랜드 아파트와 함께 일종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을 수주 전략에 더했다.
써밋더트레시아(노량진5) 문주(자료=대우건설)
대우건설은 자사 하이엔드 브랜드 '써밋'을 전면에 내세워 수주에 나섰다. 최근 노량진 뉴타운에 하이엔드 바람이 불자 이에 발맞춘 행보로 풀이된다. '써밋' 적용을 통해 5구역을 노량진뉴타운을 대표하는 단지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대우건설은 하이엔드 브랜드를 통해 시공권 확보를 자신하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노량진은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하기에 입지가 충분한 곳"이라며 "향후 일대 전체에 하이엔드 바람이 거세질 것인데 하이엔드 브랜드가 없는 중견 건설사 입장에서는 난감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조합은 내달 22일 합동설명회에 이어 29일 2차 합동설명회 및 시공사 선정 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