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 사옥 전경 (사진=현대엔지니어링)
현대엔지니어링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도시정비사업 '2조클럽' 가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다만 컨소시엄 형태로 입찰에 참여한 신림1구역 재개발 사업에서 컨소시엄 수주에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어 상황을 낙관하기는 힘들다는 관측이다.
2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창원 회원2구역 재개발 시공권을 확보했다.
창원회원2구역 재개발 사업은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회원2동 일대 10만3621㎡ 부지에 지하 3층∼지상 27층 규모의 공동주택 19개동 2065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신축하는 프로젝트다. 공사비는 4932억원 가량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번 수주로 올해 도시정비사업에서 약 1조7200억원 가량의 수주 실적을 확보했다. 지난해 기록한 1조4207억원의 수주 실적을 넘어섰다.
창사 첫 2조 클럽 가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신림 1구역에 단독 입찰한 GS건설 컨소시엄(GS건설·DL이앤씨·현대엔지니어링)에 합류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신림1구역의 사업비만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신림1구역의 경우 컨소시엄 수주에 대한 거부감이 강해 실제 수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조합원들이 시공사 선정을 보류할 경우 내년 3월에나 시공사 선정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신림1구역 외에 현대엔지니어링이 뚜렷하게 관심을 드러내고 있는 사업지는 찾아보기 힘들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노원구 월계동 재건축 사업 현장설명회에 참석했으나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주요 사업지에 현장설명회 참석은 어느 건설사나 대부분 한다. 특별히 관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경쟁사의 전략이나 관심도 등을 측정하기 위해서 이뤄지는 경우도 많다"라며 "현장설명회 참석이 입찰을 보증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특별히 관심이 있는 사업지를 특정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라며 말을 아꼈다.
■IPO 앞둔 현대엔지니어링 체질 개선 성과
업계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올해 안으로 기업공개(IPO)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도시정비사업 수주 신기록은 IPO 시장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플랜트에서 주택 사업으로 무게 중심을 전환하면서 실적 개선이 이뤄진 까닭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17년 5144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이후 지난해 2587억원까지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코로나19 여파와 맞물린 탓이다.
이후 이뤄진 현대엔지니어링의 체질 개선은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지난 2014년 현대엠코와 합병 이후 주택부문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 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2년 연속 정비사업 신규 수주 1조원을 달성했다.
도시정비사업에서의 존재감은 곧바로 숫자로 나타났다. 현대엔지어링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21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했다. 지난해 총 영업이익 2587억원의 80%가 넘는 액수를 상반기에 기록한 것이다.
이 같은 실적과 함께 도시정비사업에서 지속적인 성장세를 강조한다면 IPO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신림1구역 재개발 사업 주간사로 나서지 않았으나 시공권 확보는 절실할 수 있는 부분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해외사업에 비해 국내 도시정비사업이 훨씬 안정적이고 자금 흐름을 예측 가능하게 만든다"면서 "해외 사업에 비해 로우리스크 하이리턴인 도시정비사업에서 좋은 실적을 내고 있는 것은 IPO 시장에서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