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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편한세상 산본 율곡아파트 리모델링 조감도(자료=DL이앤씨)

DL이앤씨가 올해 리모델링 누적 수주액 1조원을 넘어서면서 리모델링 시장 5년의 공백을 무색케 하고 있다. DL이앤씨는 경쟁사들이 전담조직을 꾸려 리모델링 수주에 나선 것과 달리 아직까지 별도의 팀을 만들지 않고도 이뤄낸 성과라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1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의 리모델링 사업 신규 수주액은 1조 335억원이다. 이는 수주액을 기준으로 포스코건설(1조 626억원) 다음 가는 성적이다.

DL이앤씨는 지난 5월 수원 영통 신성신안쌍용진흥아파트와 산본 우륵아파트를 연달아 수주하면서 리모델링 시작 복귀 신호탄을 쐈다. 그 다음달 산본 율곡아파트 리모델링 수주를 통해 누적 수주액 1조원을 넘어서는 성과를 냈다. 햇수로 따지면 5년 만에 리모델링 시장에 돌아와 거둔 성적이다.

DL이앤씨의 리모델링 수주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리모델링 시장은 재건축 규제로 인한 풍선효과를 누리면서 사업지가 늘어나는 추세인 까닭이다.

아파트 리모델링은 적용 법이 달라 재건축초과이익환수 등의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이 아닌 주택법과 건축법의 적용을 받는다.

또 리모델링 사업은 정비사업 최대 걸림돌로 꼽히는 안전진단 등급 통과도 비교적 쉽다. 재건축은 정밀안전진단에서 E등급을 받아야 확정되며 D등급은 조건부 재건축을 허용한다. 반면 리모델링은 B~C등급에서 사업 시행이 가능하다.

사업 기간도 짧다. 재건축은 조합원 동의율 75% 허들을 넘어야 하지만 리모델링느 66.7%이며 사업 추진 속도도 빠르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재건축초과이익환수, 분양가상한제 등으로 재건축도 더 이상 현금청산 받는 사업 단계가 아니게 된 실정"이라며 "세대수가 많아 수익성이 덜하더라도, 즉 분담금 규모가 늘어나도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한 리모델링 수요가 늘고 있다. 강남권을 제외하고는 200% 이상 용적률 단지 재건축이 사실상 불가능하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높은 용적률을 보이는 노후화된 1기 신도시는 대부분 리모델링 사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리모델링으로 눈길을 돌리는 정비사업지가 많아지면서 대형건설사들이 앞다퉈 리모델링 전담 조직을 신설하며 수주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DL이앤씨는 별도의 리모델링 전담 조직 없이 리모델링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데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DL이앤씨의 리모델링 준공 실적이 조합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리모델링 사업은 백지 상태에서 시작하는 재건축과 달리 골조를 그대로 두고 진행하기 때문에 그에 맞는 기술력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 목소리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리모델링 사업은 경험에서 나오는 기술력이 중요하다. 골조를 그대로 두고 하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리모델링 준공 실적을 보유한 건설사가 몇 되지 않는다"라며 "요즘 정비사업 전반적으로 대형 건설사를 선호하는 분위기다. 리모델링 시장도 마찬가지인데 DL이앤씨도 이 같은 분위기에 힘입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DL이앤씨의 리모델링 준공 실적은 3개 단지로 삼성물산과 공동 2위다. 국내 최초 공동주택 리모델링 사업인 ▲마포 용강시범 아파트(강변그린)▲압구정 현대사원아파트(압구정 아크로빌) ▲이촌동 로얄맨션 등을 성공적으로 준공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도시정비사업 부서 내 리모델링 사업을 전담하는 직원이 있지만 아직 별도의 팀을 꾸릴 계획은 없다"라며 "향후 다양한 리모델링 사업지에도 수주에 적극 나설 예정이며 전담조직 구성은 사업이 좀 더 본격화 될 때가 되면 이야기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