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관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직무대행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토지주택공사, 국토안전관리원, 주택관리공단, 건설기술교육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집중포화를 맞았다. 공공성보다는 주택 분양을 통한 실적 늘리기에 집중한다는 지적과 함께 전관예우 관행이 여전하다는 의원들의 질타가 나왔다.
4일 국회교통위원회는 지난 8월 김현준 전 사장이 물러나면서 사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이정관 LH 부사장에게 지난해 LH 전·현직 직원 부동산 투기 의혹 후 쇄신 성과에 대한 질의를 쏟아냈다.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은 "김현준 전 LH사장이 혁신과 쇄신을 명분으로 4명의 상임이사를 의원면직했는데 5~7개월 후 LH 대학교수로 보냈다"며 "(이들) 연봉이 9000만원인데 이게 뭐하자는 것인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직무대행은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며 "더 이상 임원들이 사내 대학에 교수로 못 가도록 해놨다"고 답했다.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급 이상 고위직 퇴직자 6명이 재취업한 업체가 LH와 7년간 8051억원을 계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전관예우가 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이 직무대행은 "말한 부분 중 상당 계약이 입찰로 공사를 딴다"며 "(불공정 계약은) 아닐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직무대행의 답변에 조 의원은 "이 직무대행이 말한 일반경쟁 계약은 2000억원대에 불과했다. 6000억원 정도는 입찰이 제한되는 수의계약과 제한경쟁 입찰"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디자인 공모나 비밀 보안 등이다. 국토교통부가 보도자료를 낸 사업도 비밀 보안으로 수의계약을 했다"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지역 제한 등으로 참가자 자격을 처음부터 막아서는 것도 전관예우 관행이 쉽게 통과될 수 있게 오해를 부른다"며 "입찰 담합이라는 말도 나온다. 시정 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LH가 공공성을 외면한 채 집장사에만 몰두했다는 질타도 나왔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지난 6월 LH가 국토교통부 주택공급혁신위원회에 제출한 요구 사항 문건을 공개하며 "LH의 행태는 ‘공공임대주택의 탈을 쓴 집장사’와 ‘공공주택용지로 땅장사’가 합쳐진 LH 공공임대 주택 잔혹사"라고 주장했다.
문건에는 LH가 국토부에 '토지 임대부 주택' 재고와 국·공유지 분양주택 특례, 임대주택 분양 전환 등을 요구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심 의원은 "2012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총 7만9000여호의 공공임대 물량이 승인됐지만, 이 중 3만여호가 취소됐다. 2만3000여호는 분양주택으로 전환해 '집 장사'로, 6500여호는 취소 후 택지 매각으로 돌려 '땅 장사'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이정관 사장 직무대행 "매각을 통해 이익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임대주택 등 공공성을 강화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토지 임대부 주택은 아직 제도가 미비해 사업 활성화가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