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부동산 경기침체로 미분양 물량이 쌓이고 있다. 여기에 내년까지도 주택 매입 계획이 현저히 낮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는 등 부동산 경기침체가 쉽사리 회복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더욱 악화되기전에 중소 건설사는 물론 대형건설사도 미분양을 털어내기 위한 몸부림에 나섰다.
15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이 경기도 평택시 화양지구에 공급하는 '힐스테이트 평택 화양'은 ‘계약금 정액제’와 ‘중도금 대출 무이자’ 혜택 제공에 나섰다.
사업성이 우수해 미분양 우려가 적은 서울에서도 금융 혜택을 제공하는 단지들이 늘고 있다. 현대건설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힐스테이 삼성' 수분양자에게 중도금 대출금에 대한 이자를 확정 고정금리 이자후불제로 제공에 나섰다.
GS건설도 이달 초 분양에 나선 성북구 장위동 '장위자이 레디언트'에 중도금 전액 이자 후불제 혜택을 적용했다. 계약금 10%만 있으면 입주 때까지 자금부담이 없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대형건설사들의 이같은 미분양 물량을 털기 위한 분양 전략은 브랜드 가치 하락이 우려될 수밖에 없다. 사실상 울며 겨자먹기로 판촉 행사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대형건건설사들이 브랜드 가치 하락 우려를 감내하면서도 연내 미분양 물량 털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배경에는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에 대한 전망 탓이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분양 시장은 내년에도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며 "분양 전략에 대한 고민을 많이하고 있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청약시장 기대주였던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도 일부 주택형이 예비정원까지 못채우며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았다. 전용 49㎡A 주택형의 청약 당첨선은 20점에 불과했다. 소형 평형 청약 당첨자들이 낮은 청약 당첨선에 실제 계약에 대한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도 부동산 경기 반등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직방이 애플리케이션 이용자 1293명을 대상으로 모바일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체 응답자 중 60.2%(778명)만이 내년에 주택 매입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2020년 조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는 게 직방의 설명이다. 특히 내년도 주택 매입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778명 중 신규 아파트 청약에 나서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23.7%에 그쳤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가장 최근 조사인 11월 마지막 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가 74.4를 기록하면서 지난 2012년 7월 부동산원이 매매수급지수를 조사하기 시작한 이래 역대 최저치를 나타내기도 했다. 매매수급지수는 기준선인 100보다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뜻한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현지시각 기준 14일 기준금리를 0.5%p 인상하면서 내년에도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기조가 유지될 전망이다.
부동산 R114임병철 팀장은 "금리 인상 기조가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주택 매수심리 회복이 쉽지 않아 보인다"며 "한국은행이 속도 조절에 나서더라도 최종 기준 금리가 어느 정도 수준까지 오를지 또 고금리 기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