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카나리아바이오의 헬릭스미스 인수를 둘러싸고 경영진과 소액주주간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다. 임상 3상 실패 후 주가 하락에 고전을 거듭하던 헬릭스미스와 바이오그룹으로 도약을 선언한 카나리아바이오의 ‘그럴싸한 만남’. 하지만 소액주주들은 카나라이바이오로의 인수합병에 강하게 반발하며 이번 결정에 불신을 드러냈다. 이들 사이에 대체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 한때 '기대주' 헬릭스미스, 헐값에 넘긴 경영권 지난 1996년 바이로메드로 출발한 헬릭스미스는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였던 김선영 대표가 이끄는 바이오기업이다. 2005년 1호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코스닥에 상장됐다. 주력 파이프라인 ‘엔젠시스’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던 지난 2019년 3월 당시 주가는 31만원대를 돌파하며 바이오업계 유망주로 부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9년 9월 임상 3상 실패 소식이 전해지고 지난 2020년 김 대표가 사모펀드 투자 결과 300억원대 손실을 입은 것이 드러나면서 1년여 만에 주가는 1만5000원대까지 폭락을 거듭했고 소액주주와의 갈등도 커저왔다. 업계 관계자는 “주가 하락세가 장기화되면서 김 대표와 소액주주 간 마찰이 지속돼 왔다”며 “김 대표가 바이오벤처 1세대 대표적 인물 중 한 분이나 무리한 투자를 하면서 주주들의 반발은 예고된 수순이었다. 회사 역시 ‘엔젠시스’ 임상 3상 실패 이후 동력이 많이 약해진 상황”이라고 전해왔다. 결국 헬릭스미스는 지난달 22일 카나리아바이오에 경영권 양도 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공시했다. 헬릭스미스 측은 이번 이번 M&A가 글로벌 바이오텍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포트폴리오의 확장 차원임을 강조하고 있다. 회사는 “올해와 내년 헬릭스미스에게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카나리아바이오 측이 자금 조달, 주주 소통, 회사가치 제고 등에 있어 헬릭스미스의 그간 부족했던 점을 보완해줄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소액주주들은 인수합병(M&A) 과정에 강한 의구심을 제기했다. 새 경영권자로 나선 카나리아바이오에 대해서도 신뢰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시가총액 5000억원대 기업을 헐값에 넘기는 사측 결정도, 그 대상도 모두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것이다. 실제 카나리아바이오의 지주사격인 카나리아바이오엠이 헬릭스미스 지분 7.31%와 경영권 인수에 지불한 자금은 50억원에 불과하다. 카나리아바이오엠은 총 350억원의 인수 자금 가운데 300억원을 카나리아바이오엠의 자회사인 세종메디칼이 전환사채(CB)를 발행했고, 이를 헬릭스미스가 사는 방식으로 계약이 성사됐다. 나머지 금액 50억원만 카나리오바이오엠이 납입했다. 즉, 기업 인수를 위한 자금의 상당부분이 인수 대상 기업인 헬릭스미스에서 나온 셈이다. 헬릭스미스 3대 주주로 알려진 A씨는 “CB 돌려막기로 회사를 M&A하려는 세력에 헐값에 회사를 양도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며 이번 인수합병에 대해 날을 세웠다. 이와 함께 소액주주들이 우려하는 부분은 이사회가 지난달 21일과 22일 ‘신주 인수권부 사채(BW) 발행의 건’을 상정했던 점이다. 당시 사외이사들 반대로 부결됐지만 카나리아바이오 측 인사들이 사외이사진까지 장악하게 되면 BW 발행을 재시도할 가능성을 높게 봤다. ■ 카나리아바이오엠 vs 소액주주 갈등 불씨 여전 한편 지난 31일 열린 헬릭스미스의 임시주주총회는 원안을 통과시키려는 회사측과 이에 반대하는 소액주주간의 갈등이 충돌한 가운데 익일인 1일 새벽에야 마무리됐다. 헬릭스미스는 이번 임시주총을 통해 사내이사에 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를 선임하고 사외이사에 홍순호 신한회계법인 전무, 박성하 법무법인 동인 구성원 변호사를 선임했다. 김병성 세종메디칼 각자 대표이사와 김정만 법무법인 정행인 대표 변호사에 대한 선임안은 부결됐고 이들을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선임하는 안건 역시 부결됐다. 이로써 카나리아바이오엠과 소액주주측의 갈등의 불씨는 지속될 전망이다.

[카나리아바이오-上] ‘단돈 50억’ 도화선 된 헬릭스미스

바이오 기대주였던 헬릭스미스, 카나리아바이오엠에 피인수
소액주주들 "이해할 수 없는 M&A" 갈등 점입가경

박민선 기자 승인 2023.02.01 14:49 | 최종 수정 2023.02.01 15:02 의견 0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카나리아바이오의 헬릭스미스 인수를 둘러싸고 경영진과 소액주주간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다. 임상 3상 실패 후 주가 하락에 고전을 거듭하던 헬릭스미스와 바이오그룹으로 도약을 선언한 카나리아바이오의 ‘그럴싸한 만남’. 하지만 소액주주들은 카나라이바이오로의 인수합병에 강하게 반발하며 이번 결정에 불신을 드러냈다. 이들 사이에 대체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 한때 '기대주' 헬릭스미스, 헐값에 넘긴 경영권

지난 1996년 바이로메드로 출발한 헬릭스미스는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였던 김선영 대표가 이끄는 바이오기업이다. 2005년 1호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코스닥에 상장됐다. 주력 파이프라인 ‘엔젠시스’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던 지난 2019년 3월 당시 주가는 31만원대를 돌파하며 바이오업계 유망주로 부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9년 9월 임상 3상 실패 소식이 전해지고 지난 2020년 김 대표가 사모펀드 투자 결과 300억원대 손실을 입은 것이 드러나면서 1년여 만에 주가는 1만5000원대까지 폭락을 거듭했고 소액주주와의 갈등도 커저왔다.

업계 관계자는 “주가 하락세가 장기화되면서 김 대표와 소액주주 간 마찰이 지속돼 왔다”며 “김 대표가 바이오벤처 1세대 대표적 인물 중 한 분이나 무리한 투자를 하면서 주주들의 반발은 예고된 수순이었다. 회사 역시 ‘엔젠시스’ 임상 3상 실패 이후 동력이 많이 약해진 상황”이라고 전해왔다.

결국 헬릭스미스는 지난달 22일 카나리아바이오에 경영권 양도 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공시했다.

헬릭스미스 측은 이번 이번 M&A가 글로벌 바이오텍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포트폴리오의 확장 차원임을 강조하고 있다. 회사는 “올해와 내년 헬릭스미스에게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카나리아바이오 측이 자금 조달, 주주 소통, 회사가치 제고 등에 있어 헬릭스미스의 그간 부족했던 점을 보완해줄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소액주주들은 인수합병(M&A) 과정에 강한 의구심을 제기했다. 새 경영권자로 나선 카나리아바이오에 대해서도 신뢰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시가총액 5000억원대 기업을 헐값에 넘기는 사측 결정도, 그 대상도 모두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것이다.

실제 카나리아바이오의 지주사격인 카나리아바이오엠이 헬릭스미스 지분 7.31%와 경영권 인수에 지불한 자금은 50억원에 불과하다. 카나리아바이오엠은 총 350억원의 인수 자금 가운데 300억원을 카나리아바이오엠의 자회사인 세종메디칼이 전환사채(CB)를 발행했고, 이를 헬릭스미스가 사는 방식으로 계약이 성사됐다. 나머지 금액 50억원만 카나리오바이오엠이 납입했다. 즉, 기업 인수를 위한 자금의 상당부분이 인수 대상 기업인 헬릭스미스에서 나온 셈이다.

헬릭스미스 3대 주주로 알려진 A씨는 “CB 돌려막기로 회사를 M&A하려는 세력에 헐값에 회사를 양도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며 이번 인수합병에 대해 날을 세웠다.

이와 함께 소액주주들이 우려하는 부분은 이사회가 지난달 21일과 22일 ‘신주 인수권부 사채(BW) 발행의 건’을 상정했던 점이다. 당시 사외이사들 반대로 부결됐지만 카나리아바이오 측 인사들이 사외이사진까지 장악하게 되면 BW 발행을 재시도할 가능성을 높게 봤다.

■ 카나리아바이오엠 vs 소액주주 갈등 불씨 여전

한편 지난 31일 열린 헬릭스미스의 임시주주총회는 원안을 통과시키려는 회사측과 이에 반대하는 소액주주간의 갈등이 충돌한 가운데 익일인 1일 새벽에야 마무리됐다.

헬릭스미스는 이번 임시주총을 통해 사내이사에 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를 선임하고 사외이사에 홍순호 신한회계법인 전무, 박성하 법무법인 동인 구성원 변호사를 선임했다. 김병성 세종메디칼 각자 대표이사와 김정만 법무법인 정행인 대표 변호사에 대한 선임안은 부결됐고 이들을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선임하는 안건 역시 부결됐다. 이로써 카나리아바이오엠과 소액주주측의 갈등의 불씨는 지속될 전망이다.

저작권자 ⓒ뷰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