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10월27일 공판 출석 후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 이사회는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이 회장의 승진을 의결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내달 15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에 복귀하지 않을 전망이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부당합병 혐의로 인한 재판 등 사법 리스크가 부담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14일 이사회를 열었지만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 안건은 다루지 않았다. 주총 소집 일정은 다음달 15일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로 정했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이날 “다음달 주총에서 한종희 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 재무제표 승인, 이사 보수한도 승인 안건이 상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의 등기이사에 복귀하지 않는 데는 진행 중인 재판에 대한 부담감 때문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부당합병 혐의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혐의로 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이 회장이 등기이사로 복귀한다 해도 유죄 판결이 난다고 가정하면 경영 활동에 제약이 생긴다.
또한 최근 행동주의 펀드들이 나서서 주주가치를 이유로 이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을 반대할 수도 있다. 가령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지난해 태광산업이 기업 간 지분 관계가 없는 흥국생명 유상증자에 참여하려는 시도를 무산시키는 등 주주행동주의에 목소리를 낸 사례도 있다.
앞서 일각에서는 이 회장이 책임 경영을 위해서 등기임원에 복귀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해 삼성전자 이사회가 이 회장의 승진 안건을 의결하면서 책임 경영과 경영 안전성을 들었다. 이에 올해 3월 주총에서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 가능성에 대한 전망도 나왔지만, 결국 이 회장의 사내이사 복귀안은 상정되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