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이앤씨의 촉진 2-1구역 재개발 사업 단지 모형. (사진=정지수 기자)
포스코이앤씨의 공동주택 브랜드 '더샵'과 '오티에르'가 잇따라 승전보를 전했다. 입증된 브랜드 경쟁력을 바탕으로 또다른 격전지인 여의도에서 승부를 준비하고 있다.
2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가 최근 부산 최대 재개발 사업인 시민공원주변 촉진 2-1구역 시공권을 확보했다.
포스코이앤씨는 해당 사업을 놓고 래미안을 앞세운 삼성물산과 경쟁을 벌였고 시공사 선정 투표 결과 조합원 297표 중 171표를 받았다.
'오티에르'는 지난 2022년 7월 론칭 이후 포스코이앤씨가 강남 대단지로 진출하는 교두보 역할을 했다. 방배신동아아파트 재건축을 '오티에르'로 따낸 것이다. 빠른 강남 진출을 통해 '오티에르'의 이름을 단 준공 단지가 없음에도 도시정비사업지에서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
기존 브랜드 '더샵'도 포스코이앤씨의 주택사업 외연을 넓히는데 힘을 싣고 있다. 안산시 재건축 시장 진입에 성공한 게 대표적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달 경기도 안산시 안산주공6단지 재건축 사업을 놓고도 대우건설과 경쟁 끝에 시공사 지위를 얻었다. 대우건설이 이미 안산에서 다수의 사업지를 수주하면서 지역 내 입지가 두터웠으나 포스코이앤씨의 공격적인 수주 전략에 밀렸다.
포스코이앤씨의 잇따른 도시정비사업 수주 배경에는 파격적인 공사비 조건과 사업지별 맞춤형 영업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이앤씨는 안산시 안산주공6단지 재건축에서 총 공사비로 2781억원을 제안했다. 경쟁사 대비 약 300억원 가까이 낮은 수준이다. 촉진 2-1구역 재개발에서도 경쟁사가 1조3559억원의 공사비로 입찰했으나 이보다 300억원 낮은 1조3274억원을 제시했다.
이외에도 촉진 2-1구역 사업 규모에 맞춘 사업 경비 전액 무이자 대여 등 파격적인 맞춤형 금융지원을 내걸었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더샵과 오티에르의 브랜드 파워와 함께 사업지별 수주 영업 전략이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여의도 한양아파트 단지에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의 홍보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정지수 기자)
포스코이앤씨의 다음 도시정비사업 주요 수주 경쟁지는 여의도 한양아파트가 꼽힌다.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1975년 준공된 588세대 규모의 단지를 허물고 최고 층수 56층 이하로 총 992세대 및 부대 복리시설을 짓는 프로젝트다.
해당 사업지는 지난해 포스코이앤씨와 현대건설이 나란히 입찰하면서 맞대결을 확정했으나 서울시가 "위법사항을 발견했다"며 제동을 걸었다.
이후 여의도 한양아파트는 문제가 된 롯데쇼핑 상가 부지 매입을 마무리하고 서울시도 지난달 28일 9차 도시계획위원회 신속통합기획 정비사업 등 수권분과위원회를 열어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사업 정비계획 결정 및 정비구역 지정안을 수정가결했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의 여의도 한양아파트 수주전이 다시 시작될 전망이다. 양 사는 이미 지난해 여의도 한양아파트 수주전에서 입찰 조건을 공개하며 한 차례 합을 주고 받았다.
당시 현대건설은 조합원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분양 수입 증대 로드맵을 밝혔다. 포스코이앤씨는 금융 조건 강화와 공사비 우선 상환 등 조합원의 부담을 덜 수 있는 사업 조건들을 쏟아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이앤씨가 최근 잇따른 수주전에서 조합원의 부담을 덜 수 있는 조건들을 내세워 연달아 시공권을 얻은 만큼 브랜드 확장성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며 "다만 회사 측의 이익을 최소화하는 조건들을 내세운 만큼 사업지 관리에 공을 들여야 하는 환경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