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내 빌라 단지 모습. (자료=연합뉴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17일 '주택 리모델링 시장의 현황과 정책과제' 보고서를 통해 주택 장수명화에 따른 사회·경제적 순기능을 감안해 주택 리모델링에 대한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주택 리모델링은 주거환경 개선, 경제적 효과, 정부 정책 등 복합적 동기로 추진되고 있다. 모든 재고주택을 대상으로 주거환경의 실질적 재선과 그린리모델링으로 환경을 보전하면서 주택 수명을 늘려 사회·경제적 이득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게 건산연의 설명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공동주택의 평균 수명은 약 30년이다. 주요국의 2분의 1에서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주택 건설의 단기간 반복은 자원낭비, 환경오염, 사회·경제적 비용 증가 등을 유발하는 만큼 리모델링을 통한 주택 장수명화에 대한 필요성이 커진다.
리모델링은 건물의 주요 구조부 등을 존치·활용하면서 재건축 대비 탄소배출량이 적고 환경친화성이 높아 노후주택 그린리모델링의 필요성이 크다. 이에 따라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정책은 있으나 실질적으로 활성화되고 있지 못하다.
노후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그린리모델링은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으나 당초 설정한 목표달성은 불투명한 실정이다. 노후 민간주택에 대한 그린리모델링 지원도 2014년부터 시행되고 있으나 노후주택의 그린리모델링을 직접적으로 유인하지는 못하고 있다. 올해는 시행계획도 잡혀있지 않은 실정이다.
전체 건축물 리모델링에서 주택 리모델링의 비중은 3% 수준이다. 주택 리모델링은 단독주택 중심이고 공동주택 리모델링은 아직 비활성화 단계라는 평가다. 지난해 건축물 착공면적 기준으로 신축과 리모델링 비중은 8대 2 수준이다. 그중 리모델링에서 비주거용과 주거용 비중은 각각 97%, 3%다. 주거용 중 단독주택과 공동주택 비중은 각각 82%, 18% 가량이다. 즉 전체 리모델링 시장에서 주택 리모델링은 3%, 공동주택(아파트·연립·다세대)은 0.5%에 불과하다.
공동주택 리모델링에서 아파트 리모델링의 비중은 3년(2010~2012) 누적으로 15.9%에서 202~2023년에 38.4%로 급증하는 추세다.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 리모델링은 '전면리모델링'과 '부분리모델링'으로 구분해 현재 아파트 리모델링은 전면리모델링에 대한 관심이 크지만 그린리모델링과 주차장 확보 등 주거환경개선을 위한 부분리모델링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게 건산연의 주장이다.
노후 아파트의 '부분리모델링'은 개별 가구의 평면확대나 세대수 증가는 포함하지 않지만 노후화된 개별 가구의 인테리어 개선과 부분적인 구조변경 등은 포함할 수 있다. 공용부분의 주요 시설의 교체 및 보수 등으로 주택 장수명화를 기대할 수 있고 '전면리모델링'에 비해 공사비가 적고 공사기간도 단축되는 장점이 있다.
박용석 건산연 선임연구위원은 "정부 정책이 재건축 또는 리모델링 중 어느 부문의 활성화에만 집중하는 정책은 주거에 대한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을 제한하는 것으로 각각의 특성에 맞는 활성화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며 "재건축과 리모델링은 상호 보완적 관계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