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신공항 조감도. (자료=거제시)
10조원에 달하는 대형 공공공사인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가 시공사 선정에 난항을 겪고 있다. 입찰 문턱을 낮추면서 건설사들 상호간의 협력 응찰을 유도하고 있으나 공사 난이도 대비 여전히 촉박한 기한 등으로 건설사들의 경쟁입찰이 이뤄지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20일 조달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 3차 입찰 개찰 결과,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단독으로 참가자격 사전심사(PQ) 신청서를 제출해 유찰됐다.
현대건설은 앞선 2차 입찰 당시에도 대우건설 등 24개 건설사와 컨소시엄을 꾸려 단독으로 투찰했다. 3차 입찰에서는 포스코이앤씨가 컨소시엄에 새롭게 합류했다.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는 10조5300만원 가량의 대규모 토목공사이나 이번이 세 번째 유찰로 건설사들이 선뜻 입찰에 나서지 못하는 분위기다.
국토교통부는 3차 입찰에 앞서 건설업계 의견을 반영해 공사기간과 설계기간을 1년씩 연장하고 상위 10대 건설사 공동수급 제한도 2개사에서 3개사 이내로 완화하는 등 문턱을 낮췄다. 1차 입찰 당시 건설사의 무응찰 이후로 2차 입찰에서는 현대건설의 단독 투찰까지 이끌었으나 수의계약 보다는 경쟁입찰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국토부의 바람과 달리 3차 입찰에서도 현대건설 컨소시엄의 단독 응찰로 마무리됐으나 국토부는 이날 조건 변경 없이 재공고에 나서 내달 5일까지 사전심사 및 공동수급 협약서를 받는다.
국토부 측은 "재공고를 통해 경쟁을 유도해 우수한 업체를 선정하고 사업자가 선정되면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과 협력해 건설 자동화설비를 도입하고 최신공법으로 공사기간을 단축해 2029년 개항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수의계약이 아닌 경쟁 입찰 성사 가능성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고난이도 공사임에도 개항 시기에 맞춰 5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 내에 활주로와 여객터미널 등 개항 필수 시설 공사를 끝내고 2년 내에 전체 부지조성공사를 마무리해야 한다.
대규모 공사를 이끌어나갈 역량을 갖춘 대형건설사도 마땅하지 않다.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포스코이앤씨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하면서 남은 상위 10대 건설사는 ▲삼성물산 ▲GS건설 ▲DL이앤씨 ▲롯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SK에코플랜트 등이다. 이 중 삼성물산과 GS건설은 사업 불참을 일찍이 밝혔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5000억원 규모의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공사만 보더라도 5년의 공사기간을 두고 있는 걸 보면 가덕도 공항은 공기가 상당히 촉박하다"면서 "지반이 불균등하게 가라앉는 부등침하와 같은 안전 리스크도 크다고 판단해 건설사가 꺼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