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에 위치한 ‘용산정비창 전면 제1구역’ 재개발 사업이 올해 상반기 건설업계 최대 격전지로 부상했다. 공사비만 약 1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단순한 시공 역량을 넘어 도시개발 비전과 브랜드 철학, 조합원 실익을 놓고 10일 현재 초 접전을 벌이고 있다.
이번 사업은 지하 6층~지상 38층, 총 12개 동 규모의 초고층 복합단지로 아파트 777가구, 오피스텔 894실, 상업 및 업무시설로 구성된다. 특히 한강변에 위치해 우수한 조망권을 갖춘 입지와, 서울의 미래 중심지인 용산국제업무지구와의 연계성이 더해지며 ‘서울 도심 재생의 시금석’으로 주목받고 있다.
오는 22일 조합 총회에서 시공사가 최종 확정되며, 현재 HDC현대산업개발과 포스코이앤씨는 9일부터 21일까지 홍보관을 운영 중이다. 두 회사는 HDC현대산업개발은 베르가모 웨딩홀 건물 5층, 포스코이앤씨는 4층에 홍보관을 열고 조합원을 대상으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9일 문을 연 HDC현대산업개발 ‘THE LINE 330’ 홍보관 모습. (사진=연합)
■ HDC현대산업개발 “도시와 연결된 미래 짓는다”
HDC현대산업개발은 ‘THE LINE 330’이라는 단지명을 내세워 도시 인프라와의 유기적 연결성과 실질적 상업가치를 강하게 부각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핵심 전략은 ‘연결성’이다. 용산역과 단지를 지하 통로로 직접 연결하고 약 1만9300㎡ 규모의 대형 상업공간을 단지 내에 조성해 유동 인구를 흡수하겠다는 구상이다.
어제(9일) 첫선을 보인 HDC현대산업개발 홍보관에서는 25층 높이, 330m 길이의 스카이 커뮤니티 라운지 설계가 가장 큰 주목을 받았다. 한강 조망이 가능한 수영장, 라운지, 전망 카페 등 고급 커뮤니티 시설이 이 라운지에 집약된다. 이로써 단지 내 상징성과 프리미엄 주거 가치가 동시에 확보된다는 설명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삼성물산 리조트부문과 협업해 부지의 44%를 녹지공간(그랜드파크, 테마정원 등)으로 조성하고, 도심 속 리조트급 환경을 구현할 계획이다.
건축 시공기간은 42개월로, 경쟁사인 포스코이앤씨보다 5개월 빠르다. 조기 입주 및 빠른 자산 활용 측면에서 조합원에게 실질적인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용산역 아이파크몰, 용산역 전면지하공간, 용산 철도병원 부지 등 인근 자산의 개발·운영권한을 보유하고 있어 이 구역을 단순 아파트 단지가 아닌, 도시 재개발의 허브로 재탄생시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단절된 지역을 하나의 유기체로 묶는 도시형 플랫폼으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홍보관 내부에는 16층 유닛의 실물 조망 체험존이 마련됐으며, 실제 예상 시야를 구현해 조합원에게 한강 조망 보장 설계를 설득력 있게 전달했다. 또한 주방에는 이탈리아 프리미엄 가구 ‘스카볼리니’를, 실내에는 호텔급 인테리어를 적용해 하이엔드 주거 공간의 질감을 한눈에 보여줬다.
■ 포스코이앤씨 “조망은 기본, 디자인과 실익까지”
포스코이앤씨는 ‘오티에르 용산’이라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우며 디자인 차별화와 조합원 실익 극대화를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다. 단지 외관은 세계적인 건축사 유엔스튜디오(UNStudio)의 벤 반 베르켈이 설계에 참여해 한강 물결의 곡선미를 형상화한 ‘웨이브 디자인’이 적용된다.
포스코이앤씨는 ‘오티에르 용산’ 홍보관 모습. (사진=연합)
조망권과 공간 활용 면에서도 강점을 보였다. 4면 개방형 거실 구조, 전면 유리창 설계, 포스코 고유 철강재 ‘포스맥’ 적용 등으로 개방감과 내구성을 확보했으며, 덴마크 조명 브랜드 ‘베르판’, 독일 창호 브랜드 ‘슈코’ 등 글로벌 하이엔드 자재를 도입한 167㎡ 펜트하우스 유닛도 조합원의 눈길을 끌었다.
실익 측면에서는 직관적인 접근을 내세우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AI 기반 조망 분석기업과 협업해 기존 설계 대비 178가구를 추가 확보하며 전 조합원에게 한강 조망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공사비는 8614억원(3.3㎡당 865만원)으로, HDC현대산업개발보다 631억원 낮다. 이는 조합원 분담금 부담 완화, 향후 분양가 책정 경쟁력 등에서 명확한 차별점이 될 수 있다.
포스코이앤씨 또한 단지의 연계성을 확보하기 위한 계획으로 ‘포스코 빅링크’를 제시했다. 이는 용산구청 사업구역을 통해 용산역과 용산국제업무지구를 지하로 연결하는 통로로, 사전 예비타당성 조사도 완료한 상태다. HDC현대산업개발과 달리 직접적인 자산은 없지만 공공 인프라 활용의 설계 능력과 실현 가능성을 근거로 강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외에도 수익형 공공주차장을 공사비 없이 제공하고 건물 외관의 미디어파사드 광고 수익을 조합과 공유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처럼 포스코이앤씨는 단순한 건설을 넘어 운영 수익까지 조합원과 함께하는 구조를 설계함으로써 실익 중심 접근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 조합원들의 선택은…도심 개발의 분수령
양사는 각각 ▲공사비 분쟁 방지 조항 ▲미분양 시 대물변제 ▲조합원 이익 극대화 방안 등을 계약에 명시하며 리스크 최소화에도 힘쓰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번 수주는 단순한 시공사 선정이 아니라 서울 도심 재개발의 미래 방향성과 주민 중심의 도시계획이 어떻게 실현될지를 가늠할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브랜드 신뢰도와 도시 인프라 활용 역량, 조합원 실익 제공 능력 모두를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하는 경쟁”이라고 평가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입지 중심의 실현력과 자산 연계성을, 포스코이앤씨는 조망·디자인·공공기여 실익을 무기로 각각 조합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이달 22일 조합원들의 투표를 통해 최종 시공사가 선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