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K바이오팜)


지난해 창사 이래 첫 흑자전환에 성공한 SK바이오팜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성과가 뇌전증신약 세노바메이트의 매출 호조로 이뤄낸 결실인 만큼, '제 2의 세노바메이트'를 찾기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지난해 5476억원의 매출과 96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54.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사상 처음 흑자로 전환했다. 이 같은 실적은 마일스톤 등 일회성 매출 도움 없이 세노바메이트 매출 성장만으로 이룬 성과란 회사 측 설명이다. 실제 지난해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내 매출은 약 4387억원으로 전년보다 62% 성장했다. 4분기에도 미국 시장에서 처방수 성장제를 유지하면서 전분기 대비 매출이 약 160억원 증가하면서 역대 최대 분기별 매출 증가 폭도 경신했다.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를 중심으로 뇌전증 치료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동시에 '넥스트 세노바메이트'를 발굴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의 적응증과 연령 확장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안에 부분 발작을 넘어 전신 발작에도 처방될 수 있도록 적응증 확장에 대한 임상 3상 탑 라인 결과를 확보하고 소아 환자의 복용을 쉽게 하는 현탁액 제형을 개발해 신약승인신청(NDA)을 제출할 예정이다. 현재 세노바네이트는 알약 제형으로 성인 부분발작 치료를 위해서만 사용할 수 있다.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의 성장과 함께 미국 내 직판을 통해 구축한 세일즈 네트워크 및 마케팅 플랫폼의 효과를 극대화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할 예정이다. 세노바메이트 성장에 힘입어 영업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후속 상업화 제품은 올해 상반기 내 도입할 계획이다. 미래 성장을 담당할 신규 모달리티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 RPT(방사성의약품 치료제), TPD(표적단백질분해 치료제) 개발과 저분자 분야의 R&D 역량 확장을 통해 포트폴리오 역시 다각화할 계획이다.

RPT 분야에서는 풀라이프 테크놀로지의 ‘FL-091(SKL35501)’ 후보물질을 인수했고 테라파워와의 ‘악티늄-225(Ac-225)’ 공급 계약을 통해 방사성동위원소(RI)를 안정적으로 확보했다. 지속적인 후보물질 발굴과 자체 연구개발을 위해 한국원자력의학원, 프로엔테라퓨틱스 등 다양한 기업·조직과 공동 연구 계약을 체결하는 등 전방위적인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TPD 분야에서는 미국 현지 연구 중심 자회사 SK라이프사이언스랩스를 통해 분자 접착제(MG) 발굴 혁신 플랫폼 ‘MOPED’를 기반으로 단백질 분해제 발굴·개발에 힘쓰고 있다.

이를 위한 인재영입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SK라이프사이언스랩스는 생물학 부문 책임자로 라이언 크루거 박사를, 화학 부문 책임자로 스티븐 나이트 박사를 영입했다. 라이언 크루거 박사는 암 생물학 및 후성유전학분야의 전문가로 초기 임상 단계로의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온 경험들을 바탕으로 SK라이프사이언스랩스에서는 생물학 연구팀을 총괄하며 연구 개발을 주도할 예정이다.

스티븐 나이트 박사는 GSK에서 25년 이상 근무하면서 저분자화합물 및 TPD 기반 신약 후보물질 개발을 이끌었던 의약화학 전문가다. SK라이프사이언스랩스에서는 주요 화합물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SK바이오팜의 미국 현지 법인인 SK라이프사이언스도 두 명의 의료 책임자(MD)를 새로 영입했다. 소아 신경학 전문가인 이블린 시 박사는 CNS(중추신경계) 임상 부문을 담당하며 항암 전문가인 마커스 레플러 박사는 항암 및 방사성의약품(RPT) 임상 부문을 맡는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세노바메이트의 시장 확장과 함께 기존 강점을 지닌 저분자 분야에서 항암 및 파킨슨 관련 신규 파이프라인을 개발해 중추신경계(CNS)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항암 분야로 R&D 역량을 확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