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혁신의 다음 확산지로 중동이 꼽히고 있다. 주요 국가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이 두 국가의 AI만으로 글로벌 AI 시장규모가 1조 달러 가량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하나증권은 20일 글로벌 에쿼티 보고서를 통해 "AI 혁신의 다음 주요 확산 지역으로 중동이라는 점이 점차 더 명확해지고 있다"면서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만으로 글로벌 AI 시장은 1조 달러 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승진 애널리스트는 "지난주는 AI 혁신에 있어 잠재적인 분수령이 될만한 기간이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방문은 미국 기술 기업들이 향후 수년간 사우디아라비아와 UAE에서 대규모 AI 인프라(데이터센터, 슈퍼컴퓨터, 소프트웨어 등)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두고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우선 사우디아라비아에선 Humain이 500MW 규모의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1만8000개의 엔비디아 칩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UAE는 트럼프의 지지를 받아 아부다비에 미국 외 지역 중 최대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위한 기반이 마련됐다. 박 애널리스트는 "이번 발표는 미국 기술 섹터에 새로운 성장 시대가 열렸음을 보여준다"며 "업계 판도를 바꾸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보고서에 따르면 AI 혁신은 리야드와 아부다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두 지역은 향후 10년 간 AI 칩, 소프트웨어, 자율주행/로보틱스, 데이터센터의 주요 구매자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사실 지난 주말 스위스에서 체결된 미국과 중국 간의 주요 무역 협상과 유예 조치는 시장과 기술주 강세론자들에게 최고의 시나리오였다는 분석이다. 지난주 분위기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대규모 AI 인프라 구축에 대한 강력한 청신호이며, 향후 몇 년 간 엔비디아, 팔란티어,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 테슬라 뿐만 아니라 탄탄한 입지를 갖춘 칩/소프트웨어 기업들에게 큰 기회와 TAM(Total Addressable Market)을 열어주게 될 것이란 것.
박 애널리스트는 "사우디아라비아와 UAE에서 기회만으로도 글로벌 AI 시장 규모가 약 1조 달러 가량 확장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며 "아직 이러한 흐름은 현재 시장과 기술주들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엔비디아 칩의 중요성도 다시한번 강조됐다. 중국에게는 엔비디아 칩이 공급되지 않는 반면, 사우디아라비아에는 ‘특별 배포(red carpet rollout)’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 이를 통해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한 전략적 추진의 일환으로, UAE, 사우디, 카타르가 미국 기술 기업들의 우선 순위 목록에 오르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대해 박 애널리스트는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벌이는 고위험의 글로벌 포커 게임을 보여준다"며 "중국은 엔비디아의 구형 H20 칩에 대한 제재와 차단 조치로 인해 AI 인프라 구축이 지연되는 반면, 사우디는 차세대 엔비디아 칩을 공급받으며 빅테크 기업들로부터 특별 대우를 받고 있다. 중국은 이러한 움직임을 인지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몇 달간 이어질 미중 간의 관세 및 무역 협상에 여러 시나리오를 추가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대통령궁에 도착해 실내를 둘러보고 있다.(사진=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