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오스넷 업무협약식 단체사진. (사진=현대건설)

글로벌 에너지 전환 흐름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현대건설이 호주 에너지 시장 공략의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특히 국가 전력망 재구축이라는 호주 정부의 대형 인프라 계획에 발맞춰, 향후 수십조 원대 전력·신재생 프로젝트 시장에서 주도권 확보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현대건설은 최근 호주 빅토리아주 최대 에너지 네트워크 기업 오스넷(AusNet)과 송변전 및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호주 내 전력망 교체 및 신재생 인프라 확장이라는 구조적 전환기에 현대건설이 전략적 파트너로 뛰어든 사례로, 중장기 시장 확대의 시발점으로 평가된다.

■ 호주 전력 교체 프로젝트…현대건설, EPC 강자로 동참

호주 정부는 2050 넷제로 달성을 위한 '(국가 전력망 재편)Rewiring the Nation'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는 노후 송전망을 대체하고 대규모 신재생 전력을 수요지로 연결하기 위한 국가 단위의 송변전 재편 프로젝트다.

전력망 인프라뿐 아니라 태양광, 해상풍력, 수소 기반의 친환경 발전소 구축까지 연계된 종합 인프라 사업으로 수십년간 단계적으로 수십조원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협약을 통해 현대건설은 오스넷과 기술적 시너지 및 공동 수주 기반을 확보하면서 프로젝트 초기 기획부터 설계·시공까지 아우르는 EPC 사업자로서의 입지를 강화한다. 오스넷은 빅토리아주 전력망 100%를 보유·운영하는 호주 최대 에너지 네트워크 기업으로 현지 규제와 지형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사업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파트너로 평가된다.

■ 오세아니아·글로벌 에너지 시장 진출 본격화

현대건설은 이미 지난해 시드니 지사를 설립하고, 남호주 주정부와 포괄적 MOU를 체결하는 등 오세아니아 시장 선점 기반을 구축해왔다. 이번 오스넷과의 협력은 단기 수주를 넘어 전력·에너지 분야 전반에 걸친 전략적 파트너십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송변전 분야는 현대건설이 50년간 180건 이상 글로벌 실적을 쌓아온 분야로, 중동·아시아·아프리카 등 다변화된 경험과 시공 노하우가 축적돼 있다. 미국 ENR 순위에서 송변전 부문 10위에 오른 점도 글로벌 경쟁력의 방증이다.

업계에선 현대건설이 오스넷과의 협업을 시작으로 향후 신재생에너지 발전소 EPC, 에너지저장장치(ESS), 전력관리시스템(BEMS) 등으로 사업 범위를 확장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이는 향후 에너지 디지털 전환(Energy DX) 흐름과도 맞물리며, 현대건설의 차세대 성장동력 확보 전략과 맞닿아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번 협약은 호주 에너지 전환이라는 시대적 과제에 대한 대응일 뿐 아니라, 글로벌 에너지 인프라 시장 공략의 결정적 발판"이라며 "초격차 시공 역량과 견실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새로운 성장축을 만들어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