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마켓컬리)
새벽 배송업체 컬리가 상장 철회 의사를 밝혔다. 경기 악화로 한 때 4조원까지 치솟았던 몸값이 1조원 수준으로 떨어져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할 것이라 판단해서다.
마켓컬리는 향후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을 시점에 상장을 재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설립 이후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매출확대 전략 카드를 꺼냈던 컬리의 재무전략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5일 이커머스 업계에 따르면 마켓컬리가 지난 4일 “글로벌 경제 상황 악화로 인한 투자 심리 위축을 고려해 한국거래소(코스피) 상장을 연기하기로 했다”며 “향후 기업가치를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는 최적의 시점에 재추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마켓컬리는 지난해 8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며 기업공개(IPO)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다. 그러나 글로벌 경제 상황 악화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기존 한국거래소 규정에 따라 내달까지 상장 절차를 모두 완료해야 했지만 마켓컬리는 투자 심리 위축을 고려해 상장을 연기하게 됐다.
이번 상장 연기로 자본금 조달이 연기된 컬리의 재무전략도 관심사다. 컬리는 최근 3년간 매출이 크게 성장했지만 적자 규모도 확대됐다. 지난 2019년 마켓컬리(연결기준)의 매출액은 4259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 9530억원, 2021년에는 1조5614억원까지 상승했다. 다만 동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익은 계속해서 적자였다.
이에 일각에서는 상장 연기로 인해 향후 신사업 확장도 어려운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컬리는 보유 현금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적자와 관련해 물류 관련 투자 등 선제적으로 진행된 부분이 있어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계획 중인 신사업을 무리 없이 펼쳐 가기에 충분한 현금도 보유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실제 마켓컬리의 유동비율(연결기준)은 지속적으로 올랐다. 지난 2019년 23.7%, 2020년 26.1%, 2021년 100.2%로 오름세를 보였다. 다만 기업의 상환능력을 가늠하기 위해 사용되는 지표인 유동비율은 일반적으로 200%가 이상적이지만 마켓컬리는 아직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당사는 지난해 이커머스 업계 평균을 크게 뛰어넘는 성장을 이뤘다"며 "지속적인 성장을 바탕으로 상장을 재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