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여의도 사옥. (사진=태영건설)
태영건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부담으로 신용등급에 적신호가 켜졌다.
한국신용평가는 21일 태영건설의 무보증사채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하향검토'로 낮췄다. 등급 자체는 'A-'를 유지했다.
한신평은 보고서를 통해 "태영건설의 PF보증은 올해 들어서도 사업 진행 지연과 금융비용 누적으로 여전히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신평에 따르면 태영건설의 도급사업 PF보증 규모는 지난해 말 연결기준 2.2조원, 별도 기준 3조원에서 올해 말 각각 2.9조원, 3.5조원으로 늘었다.
한신평은 "태영건설은 PF보증 중 미착공 또는 착공 후 분양전 사업장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사업 진행 차질이나 저조한 분양경기가 장기화될 경우 관련 PF차입금에 대한 상환부담이 회사로 전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도 태영건설의 신용등급 전망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한신평은 "PF우발채무 규모가 쉽게 줄어들지 못하는 가운데 고금리기조와 투자심리 저하 등으로 PF차입금 및 유동화증권의 차환부담이 재차 확대되고 있다"면서 "일부 현장의 유동화증권을 태영건설이 직접 매입하거나 시행사에 자금을 대여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차임부담이 증가하는 등 재무적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태영건설의 재무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경기 여건도 지방 분양 시장과 비주택 시장의 부진이 지속 등으로 쉽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한신평의 평가다.
한신평은 향후 계열 지원 및 자구안 실행을 통한 PF 리스크 완화 여부와 유동성 대응을 모니터링한다는 계획이다. 태영건설은 PF유동화증권 등의 차환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들어 계열 지원 및 담보 차입 등을 바탕으로 1조원의 유동성을 조달했다. 최근에는 일부 PF유동화증권 매입과 계열사 및 최대주주 보유 자산 매각 등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신평은 "계열의 재무적 지원 방안과 자구계획 등이 원활하게 진행된다면 단기적인 유동성 대응과 PF우발채무 부담 완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PF시장 전반의 불확실성과 비우호적 자금조달 여건이 지속되거나 본PF 전환을 통한 PF우발채무 감축이 지연될 경우 높은 수준의 재무적 변동성이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