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파딜리 가스플랜트 공단 전경. (자료=GS건설)
삼성E&A(옛 삼성엔지니어링)와 GS건설 등 국내 건설사들이 중동에서 다수의 현지 프로젝트 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한 수주 소식을 잇따라 전했다. 발주처의 신뢰를 입증한 만큼 추가적인 수주 러시가 기대된다.
이에 더해 '원전 사업'과 더불어 중앙아시아 등 신시장 개척의 성과가 드러날 전망이다.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기업 아람코로가 지난 2일(현지 시각) '파딜리 가스 증설 프로그램 패키지 1번, 4번(Fadhili Gas Increment Program Package 1&4)’ 프로젝트를 삼성E&A가 수행토록 했다.
파딜리 가스 증설 프로그램은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Riyadh) 북동쪽 350km에 위치한 기존 파딜리 가스 플랜트(Fadhili Gas Plant)를 증설하는 사업이다. 삼성 E&A는 가스처리시설을 건설하는 패키지 1번과 유틸리티 및 부대시설을 건설하는 패키지 4번을 수행한다. 회사는 해당 프로젝트 수주로 약 60억 달러의 창사 이래 최대 규모 계약을 맺었다.
GS건설도 동일한 프로젝트에서 패키지 2번 황회수처리시설 공사를 수주했다. 설계와 구매, 시공을 넘어 시운전 지원 등 프로젝트 전 영역을 수행한다. 계약금액은 12.2억 달러다.
삼성E&A와 GS건설이 도합 약 72억 달러 규모의 수주를 올리면서 지지부진했던 올해 국내 건설사의 해외수주액도 크게 늘어나게 됐다.
해외건설통합정보서비스(OCIS)에 따르면 올해 2월까지 국내 건설사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21억5009만달러에 머물렀다. 전년 동기 대비 48% 감소한 수준이다.
그러나 중동에서의 대형 프로젝트 수주 이후 대통령실을 통해 이달 2일까지 기준으로 해외건설 수주액이 127억2000만달러라는 구체적인 숫자가 언급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올해 수주 목표로 제시한 400억달러 달성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는 모양새다. 정부가 국내 건설사의 해외 수주 지원을 위해 민관 합동 해외사업 수주 지원단 '원팀 코리아'를 운영하고 있는 만큼 최근의 대형 프로젝트 수주에 한껏 고무된 분위기인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건설사의 중동에서 대형 프로젝트 수주 배경에는 풍부한 현지 수행 경험이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실제로 삼성E&A는 2003년 사우디 진출 이후 20년 가량 다양한 현지 프로젝트를 맡았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업에서는 해외 거점국가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로 현지에서 사업을 잘 수행했다면 추가적인 수주를 지속적으로 기대할 수 있다"면서 "더불어 발주한 프로젝트의 수행 경험과 역량도 중요하게 보기 때문에 향후 원전 사업 경험이 있는 국내 건설사들이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내 건설사들이 대형 해외 프로젝트 수주 물꼬를 튼 가운데 연내 건설사의 지속적인 수주 낭보가 전해질 전망이다.
대우건설은 공을 들이고 있는 투르크메니스탄 신시장 개척에서 성과를 낼 전망이다. 지난해 투르크메니스탄 현지 지사를 개소하는 등 수주에 힘을 쏟고 있다.
또 대우건설과 한국수력원자력주식회사, 두산중공업 등 민관이 힘을 합친 '팀 코리아'는 오는 6월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을 앞둔 체코 '두코바니 원전' 관련 프로젝트를 노리고 있다.
조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체코 원전과 투르크메니스탄 비료 공장 등 상반기에 수주 가능한 프로젝트가 다수있는 만큼 대규모 수주 소식을 기대해도 좋다고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현대건설도 파푸아뉴기니에서 LNG 프로젝트 수주와 함께 사우디 아람코로부터 NEC(National EPC Champion) 파트너사를 맺으면서 이와 관련한 사업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이외에도 삼성E&A는 ▲사우디 'San-6 블루암모니아' ▲카타르 '라스라판 에틸렌' ▲말레이시아 SAF ▲인도네시아 TPPI올레핀 등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건설사의 해외 플랜트 수주는 현재 수준에서 그치지 않을 전망"이라며 "삼성E&A는 사실상 수주 초과달성이 확실시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