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의 전기차 전용 타이어 '아이온(iON)'. FIA 포뮬러 E’의 ‘2024 도쿄 E-PRIX’ 경기 모습 (사진=한국타이어)
타이어 3사가 올해 2분기 모두 두 자릿수 영업이익 성장세를 보이며 질주하고 있다. 완성차 판매 둔화 속에서도 고인치와 전기차 타이어 등 고부가제품을 통해 수익성을 강화하고 있어서다. 다만 하반기에는 고무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어 제품 원가에 부담을 줄 전망이다.
9일 국내 타이어 3사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 등 3사의 영업이익이 모두 지난해 대비 60% 내외로 증가했다.
■ 한국·금호·넥센, 영업익 60% 이상 증가…“18인치 이상 고부가 제품 판매 늘어”
한국타이어는 올 2분기 연결기준 매출 2조3178억원, 영업이익 4200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8일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2.4%, 영업이익은 69.2% 늘어난 수치다. 당초 증권가 평균 전망치 영업이익(3991억원)보다 상회한 실적이다.
한국타이어는 “매출에서 고인치 타이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43.5%에서 올해 46.3%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 채널을 늘린 점도 호실적의 배경이다. 중국에서 가장 많이 팔렸고 한국, 북미, 유럽 시장 순으로 판매를 늘렸다.
김성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8인치 이상 고인치 비중 증가와 일반 타이어 대비 가격이 15~20% 정도 높다”며 “전기차 및 SUV 판매 확대를 통한 고부가가치 중심 제품 믹스 개선 효과가 지속되는 점이 하반기 판가 수준을 유지하고 개선시키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도 고부가가치 제품인 18인치 이상의 고인치 타이어의 판매량을 늘린 것이 실적 증가에 영향을 끼쳤다.
금호타이어는 올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1319억원, 영업이익 1515억원의 잠정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12.7%, 영업이익은 72%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13.4%를 기록했다.
금호타이어는 “신차용 타이어 공급 확대와 고인치 타이어 판매 증가로 호실적을 달성했다”며 “특히 고인치 타이어 전체 판매 비중이 주요 시장인 한국, 북미, 유럽, 중국 모두에서 늘어난 것이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고 밝혔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금호타이어는 저단가 판매를 줄이고 SUV와 전기차 등 고인치 라인업의 확대를 힘입어 북미와 유럽 내 고인치 비중이 높아졌다”며 “OE(신차용 타이어) 중 전기차용 타이어의 비중이 12%로, 지난해 9%보다 높았다”고 분석했다.
실적 개선으로 인해 “금호타이어의 부채비율은 208%로 전분기 대비 20%p 하락했고, 차입금은 2조934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924억원 줄었다”고 덧붙였다.
금호타이어 전기차 전용 타이어 (사진=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는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7638억원, 영업이익 62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대비 매출액 10.5%, 영업이익은 69.5% 증가한 실적이다. 영업이익률은 8.2%로 지난해 대비 2.8%p 개선됐다. 넥센타이어도 “판매 물량 확대와 고인치 타이어 판매 집중 등으로 수익성을 개선했다”고 했다.
매출 비중은 북미와 유럽에서 각각 25%와 40%를 차지하며 호조를 보였다. 픽업 트럭과 전기차 모델향 공급으로 신차용 타이어 매출액이 늘었다.
송 연구원은 “넥센타이어는 RE(교체용 타이어)에선 물류 차질이 있었지만, 윈터타이어와 같은 고인치 위주로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글로벌 고인치 비중은 한국 및 유럽 내 비중이 증가하며 글로벌시장에선 지난해 대비 3.3%p 증가한 36.0%를 기록했다”며 “외형 성장과 믹스 개선, 유럽 2공장의 가동률 상승으로 매출원가율이 지난해 대비 3.9%p 줄어 비용 절감을 했다”고 봤다.
■ 하반기 원자재가 오를 듯…“고무가격, EU규제·中 수요 늘어 지속 상승중”
다만 국내 타이어 3사의 하반기 실적은 고무 가격이 지속 오르고 있어서 비용 증가로 인해 수익성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송 연구원은 “이상기후와 공급량 조절 등으로 올랐던 고무 가격은 중국 내 수요 증가와 EUDR(유럽연합 산림파괴 방지 규제) 실행 전 천연고무 확보 움직임 등으로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김성래 연구원도 “EU 환경 관련 규제와 부타디엔 수급 등으로 인해 천연 및 합성 고무 가격은 점진적으로 우상향 중”이라며 “해상운임비도 하반기 신규 계약 단가 기준이 적용됨에 따라 매출원가의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트레이딩이코노믹스에 따르면 국제 고무값 선물계약 변동추이는 올해 1월 152.9센트/kg 수준에서 지난달 6일 174.8센트/kg로 큰 폭으로 올랐다. 해상운임도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올해 1월5일 1896.65포인트를 기록했지만, 지난 7월5일 3733.80포인트로 올랐다. 연초 대비 80% 이상 오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