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제13구역 재개발정비사업 '서대문 센트럴 아이파크' 공사 현장은 가벽이 철거되고 공사 막바지인 모습이었다. (사진=손기호 기자) “(미분양) 임의공급 8차는 마감됐는데, 또 나올 것 같아요.” 14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 제13구역 재개발 정비사업이 이뤄지고 있는 HDC현대산업개발 시공의 ‘서대문 센트럴 아이파크’ 공사 현장을 가보니, 가벽을 철거하고 공사 막바지에 이른 모습이었다. 올해 6월 입주를 앞두고 있었지만, 분양사무소 관계자는 “미분양 물량이 또 나올 것 같다”며 9차 임의공급을 예고했다. 전국적으로 부동산시장 침체기라지만, 서울 한복판에서 미분양은 심각한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 “6월 입주 공사 막바지인데, 또 미분양”…전국 임의공급 8배 늘어 이날 방문한 서대문 아이파크는 준공을 앞두고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었다. 현장엔 공사장 주변의 행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가벽이 모두 철수된 상태였고, 12개동 지상 15층, 지하 3층, 총 827세대 아파트의 위용을 드러냈다. 외벽 칠을 앞두고 다듬기를 하고 있었고, 조경을 위한 큰 돌들이 배치돼 있었다. 공사 현장 관계자는 “6월이면 준공되고, 입주가 시작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입주까지 5개월가량 남았지만, 분양이 완료되지 못했다. 소위 부동산시장에서 ‘줍줍’이라고 불리는 무순위 청약 중에서도 신청자가 공급 물량보다 적을 때 이뤄지는 게 '임의공급'이다. 서대문 아이파크는 827세대 중 일반분양이 409세대. 이 중 121세대가 미분양이 나면서 임의공급을 8차까지 진행하고도 또 물량이 나올 예정이다. 14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제13구역 재개발정비사업 '서대문 센트럴 아이파크' 공사 현장은 가벽이 철거되고 공사 막바지인 모습이었다. (사진=손기호 기자) 전국적으로 미분양이 늘고 있다지만, 인구 1000만명의 서울에서 미분양이 늘고 있는 것은 심각성이 크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건설 경기가 침체했다는 얘기다. 한국부동산원의 청약홈의 통계에서 보면, 지난 2023년 12월만 해도 아파트 임의공급 물량은 2건이었다면, 지난해인 2024년 12월엔 17건으로 증가했다. 특히 서울지역에서도 임의공급이 늘고 있다. 입주 전망지수도 떨어졌다. 이날 주택산업연구원은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올해 1월 전국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68.4p로 전달(작년 12월) 대비 20.2p나 크게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90.6p에나 달했던 수도권의 입주전망지수는 이달 들어 72.0p로 18.6p나 하락했다. 서울은 100p에서 88p로 12p 하락했다. 주택산업연구원 관계자는 “1월 전국 입주전망지수는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며 “강도 높은 대출 규제로 매수 심리가 위축됐고, 경기침체 우려와 계엄과 탄핵정국까지 더해져 시장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분양가 주변보다 높아…“오히려 서울 전체보다 낮아, 복합적인 이유” 견해도 그래도 서대문 아이파크가 있는 곳은 옛말로 하면 배산임수의 살기 괜찮은 동네로 평가되는 곳이다. 아파트 뒤편에는 북한산 둘레길이 있고, 앞에는 홍제천이 흐른다. 다양한 산책로를 갖춘 셈이다. 지하철 3호선 홍제역을 시작으로 서울 경복궁역까지 6분이면 갈 수 있다. 학군도 연세대와 이화여대 주변의 학부모들이 관심 가질 고등학교들과도 멀지 않다. 서울 서대문구 홍은제13구역 재개발정비사업 '서대문 센트럴 아이파크' 뒤편은 북한산 산책로가 있고(왼쪽), 홍제역으로 가는 길에는 홍제천이 인접해 있다(오른쪽). (사진=손기호 기자) 그럼에도 미분양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미분양의 이유 중 하나로 높은 분양가가 지적됐다. 서대문 아이파크는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높다고 말이 많았다.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인 홍제역까지 거리가 먼 이유 등 입지가 좋지 않은데 주변 시세보다 높다는 말이 있었다. 실제로 서대문 아이파크는 분양가가 전용면적 84㎡(제곱미터, 25.41평)가 10억1000만원대~11억2000만원대에 책정됐는데, 가까이에 있는 2019년에 준공된 북한산 두산위브 1차 아파트의 같은 면적이 약 9억원 초반부터다. 이보다 서대문 아이파크가 높은 편이다. 분양사무소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부터 원자재가 인상 등이 있었기 때문에 이를 반영한 분양가”라며 “보통 신규 분양이 주변 시세보다 싸게 나올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14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제13구역 재개발정비사업 '서대문 센트럴 아이파크' 주변의 공인중개사무소에선 서대문 아이파크 매매물건 확보를 알리는 공고를 써붙여놓고 있다. (사진=손기호 기자) 분양가는 서울 전체 시세보다는 낮다는 견해도 있었다. 여러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미분양을 부추겼다는 의견이다. 서대문 아이파크 주변 우리부동산의 송형국 대표 공인중개사는 “주변 시세보다 분양가가 높은 편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사실상 서울시 전체를 고려하면 오히려 낮은 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송 대표는 “일반분양 물량이 많은 것도 미분양의 이유가 될 수 있다”며 “보통은 일반분양의 경우 전체 물량의 3분의 1수준인데 이곳은 총 800여세대 중 400여세대로 절반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분양 시기가 짧은 점이나 교통편, 학군 등의 정보가 잘못 전달된 점 등 홍보가 미비했던 점도 지적했다. 송 대표는 “가장 가까운 역인 홍제역까지 20분이나 걸린다고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10분 내로 갈 수 있는 점이나, 학부모들에게 관심이 있는 고등학교 등도 부각되지 못했다”고 했다. 실제로 호갱노노에 소개된 서대문 아이파크 관련 정보에서 가까운 지하철역은 홍제역이 아닌 더 먼 곳인 녹번역으로 표시되고 있었다. 학군도 불광역이나 역촌역 주변의 고등학교 위주로 표시되고, 신촌역이나 경복궁역 주변의 학교가 표시되지 않고 있었다.

꽁꽁 얼어붙은 분양 현장…서대문 아이파크 "임의공급 9차 갈 듯"

잇단 미분양 HDC산업개발 서대문 센트럴 아이파크 가보니
가벽 철수, 공사 막바지…"6월 입주, 미분양 또 나올 예정"
주택산연 "1월 전국 입주전망지수 2년 만에 최저 수준"
"경기침체·정치상황, 매수심리 위축"…"분양시기 등 복합 이유"

손기호 기자 승인 2025.01.14 16:19 | 최종 수정 2025.01.14 22:14 의견 0
14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제13구역 재개발정비사업 '서대문 센트럴 아이파크' 공사 현장은 가벽이 철거되고 공사 막바지인 모습이었다. (사진=손기호 기자)


“(미분양) 임의공급 8차는 마감됐는데, 또 나올 것 같아요.”

14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 제13구역 재개발 정비사업이 이뤄지고 있는 HDC현대산업개발 시공의 ‘서대문 센트럴 아이파크’ 공사 현장을 가보니, 가벽을 철거하고 공사 막바지에 이른 모습이었다. 올해 6월 입주를 앞두고 있었지만, 분양사무소 관계자는 “미분양 물량이 또 나올 것 같다”며 9차 임의공급을 예고했다. 전국적으로 부동산시장 침체기라지만, 서울 한복판에서 미분양은 심각한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 “6월 입주 공사 막바지인데, 또 미분양”…전국 임의공급 8배 늘어

이날 방문한 서대문 아이파크는 준공을 앞두고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었다. 현장엔 공사장 주변의 행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가벽이 모두 철수된 상태였고, 12개동 지상 15층, 지하 3층, 총 827세대 아파트의 위용을 드러냈다. 외벽 칠을 앞두고 다듬기를 하고 있었고, 조경을 위한 큰 돌들이 배치돼 있었다. 공사 현장 관계자는 “6월이면 준공되고, 입주가 시작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입주까지 5개월가량 남았지만, 분양이 완료되지 못했다. 소위 부동산시장에서 ‘줍줍’이라고 불리는 무순위 청약 중에서도 신청자가 공급 물량보다 적을 때 이뤄지는 게 '임의공급'이다. 서대문 아이파크는 827세대 중 일반분양이 409세대. 이 중 121세대가 미분양이 나면서 임의공급을 8차까지 진행하고도 또 물량이 나올 예정이다.

14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제13구역 재개발정비사업 '서대문 센트럴 아이파크' 공사 현장은 가벽이 철거되고 공사 막바지인 모습이었다. (사진=손기호 기자)


전국적으로 미분양이 늘고 있다지만, 인구 1000만명의 서울에서 미분양이 늘고 있는 것은 심각성이 크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건설 경기가 침체했다는 얘기다.

한국부동산원의 청약홈의 통계에서 보면, 지난 2023년 12월만 해도 아파트 임의공급 물량은 2건이었다면, 지난해인 2024년 12월엔 17건으로 증가했다. 특히 서울지역에서도 임의공급이 늘고 있다.

입주 전망지수도 떨어졌다. 이날 주택산업연구원은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올해 1월 전국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68.4p로 전달(작년 12월) 대비 20.2p나 크게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90.6p에나 달했던 수도권의 입주전망지수는 이달 들어 72.0p로 18.6p나 하락했다. 서울은 100p에서 88p로 12p 하락했다.

주택산업연구원 관계자는 “1월 전국 입주전망지수는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며 “강도 높은 대출 규제로 매수 심리가 위축됐고, 경기침체 우려와 계엄과 탄핵정국까지 더해져 시장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분양가 주변보다 높아…“오히려 서울 전체보다 낮아, 복합적인 이유” 견해도

그래도 서대문 아이파크가 있는 곳은 옛말로 하면 배산임수의 살기 괜찮은 동네로 평가되는 곳이다. 아파트 뒤편에는 북한산 둘레길이 있고, 앞에는 홍제천이 흐른다. 다양한 산책로를 갖춘 셈이다. 지하철 3호선 홍제역을 시작으로 서울 경복궁역까지 6분이면 갈 수 있다. 학군도 연세대와 이화여대 주변의 학부모들이 관심 가질 고등학교들과도 멀지 않다.

서울 서대문구 홍은제13구역 재개발정비사업 '서대문 센트럴 아이파크' 뒤편은 북한산 산책로가 있고(왼쪽), 홍제역으로 가는 길에는 홍제천이 인접해 있다(오른쪽). (사진=손기호 기자)

그럼에도 미분양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미분양의 이유 중 하나로 높은 분양가가 지적됐다. 서대문 아이파크는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높다고 말이 많았다.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인 홍제역까지 거리가 먼 이유 등 입지가 좋지 않은데 주변 시세보다 높다는 말이 있었다.

실제로 서대문 아이파크는 분양가가 전용면적 84㎡(제곱미터, 25.41평)가 10억1000만원대~11억2000만원대에 책정됐는데, 가까이에 있는 2019년에 준공된 북한산 두산위브 1차 아파트의 같은 면적이 약 9억원 초반부터다. 이보다 서대문 아이파크가 높은 편이다.

분양사무소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부터 원자재가 인상 등이 있었기 때문에 이를 반영한 분양가”라며 “보통 신규 분양이 주변 시세보다 싸게 나올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14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제13구역 재개발정비사업 '서대문 센트럴 아이파크' 주변의 공인중개사무소에선 서대문 아이파크 매매물건 확보를 알리는 공고를 써붙여놓고 있다. (사진=손기호 기자)

분양가는 서울 전체 시세보다는 낮다는 견해도 있었다. 여러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미분양을 부추겼다는 의견이다.

서대문 아이파크 주변 우리부동산의 송형국 대표 공인중개사는 “주변 시세보다 분양가가 높은 편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사실상 서울시 전체를 고려하면 오히려 낮은 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송 대표는 “일반분양 물량이 많은 것도 미분양의 이유가 될 수 있다”며 “보통은 일반분양의 경우 전체 물량의 3분의 1수준인데 이곳은 총 800여세대 중 400여세대로 절반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분양 시기가 짧은 점이나 교통편, 학군 등의 정보가 잘못 전달된 점 등 홍보가 미비했던 점도 지적했다. 송 대표는 “가장 가까운 역인 홍제역까지 20분이나 걸린다고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10분 내로 갈 수 있는 점이나, 학부모들에게 관심이 있는 고등학교 등도 부각되지 못했다”고 했다.

실제로 호갱노노에 소개된 서대문 아이파크 관련 정보에서 가까운 지하철역은 홍제역이 아닌 더 먼 곳인 녹번역으로 표시되고 있었다. 학군도 불광역이나 역촌역 주변의 고등학교 위주로 표시되고, 신촌역이나 경복궁역 주변의 학교가 표시되지 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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