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스타트업 딥시크발 충격이 찻잔 속의 태풍인지 진정한 변혁일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설 연휴동안 미국 증시에서 AI 관련주들이 큰 변동성을 보인 가운데 국내 증시에도 일정 수준의 영향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다만 딥시크를 계기로 AI 산업의 확장성 확대 등을 감안할 때 중장기적 성장 흐름은 유지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지난 27일(현지시각) 미국 증시에서 엔비디아는 17% 폭락하고 브로드컴 역시 17% 급락하는 등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9% 내려앉는 충격을 보였다. 이들 주가는 일부 반등에 성공했지만 이전 수준까지는 회복하지 못하며 아직까지 불안감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31일 한지영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존의 AI 내러티브 변화에 무게를 두는 것이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주도주라는 것은 그 지위를 유지하는 과정에서 거침없이 주가가 상승한 것에 대한 반작용으로, 단기 숨고르기성 조정을 받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전세계 증시의 대장주인 엔비디아 주가가 하루에 17% 폭락 했다는 점은 시장 참여자들로 하여금 주도주, 주도 내러티브의 전면 교체 혹은 변화 가능성을 고민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엔비디아 등 AI 하드웨어 업체들은 ▲고비용, 고성능 칩 사용을 위한 빅테크의 대규모 투자에 대한 회의 ▲트럼프 정부의 대중 반도체 수출 추가 규제 우려 등 관련 노이즈에 휩싸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국내 증시에서도 HBM 등 AI 반도체 주들의 단기 주가 충격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다만 딥시크와 같이 오픈 소스 AI 모델을 활용해 추론과 학습 비용이 낮아지 게 되면, AI 도입속도가 한층 가속화될 수 있고 이는 궁극적으로 AI 산업의 확장성을 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이번 딥시크 사태로 'AI 활용도 하락에 따른 전력 수요 감소 우려'로 동반 주가 충격을 받았던 전력기기 업체들 역시 주가 모멘텀은 유효하다는 게 그의 진단.

한 애널리스트는 "결론적으로 딥시크 사태가 증시 주도 테마인 AI 사이클을 훼손시킨 것은 아니"라면서 "한국, 미국 등 주요국 증시에서는 AI 소프트웨어(+전력기기) 업종에 우호적 수급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봤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도 단기 저가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AI 모델 훈련 최적화를 인정해도 추론용 AI 인프라 확장은 필요하다"며 "딥시크 충격에 따른 AI 인프라 기업 주가의 하락은 과도한 만큼 단기 저가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황 애널리스트는 "중기적으로는 AI 추론용 인프라에 대한 니즈를 앞당길 요인"이라면서 "관련 종목에 대한 눈높이 상향 가능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