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시스템이 2분기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는 실적을 보여줬지만 증권가는 단기 실적보단 멀리 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한화시스템은 2분기 매출은 7682억원, 영업이익은 335억원(OPM 4.4%)을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대부분 시장 컨센서스를 밑도는 실적이다. 방산부문은 TICN 4차 양산사업이 종료돼 매출 및 영업이익이 줄었고, ICT부문에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ERP사업 종료로 실적이 감소했다. 필리 조선소의 경우 매출 151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0% 가량 상승했지만 인수 이후 누락된 원가항목 반영으로 최종 298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iM증권은 30일 보고서를 통해 "단기 실적 하락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면서 한화시스템의 목표주가를 6만8000원으로 올렸다.
이날 iM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한국 지상방산업체의 밸류에이션은 세계 최고 수준의 밸류를 받고 있는 Rheinmetall과 같은 독일 업체에 가까워지고 있다. 또 자주포 및 장갑차/전차 등 지상무기에 사통시스템과 능동방호장치를, 천궁-II에 다기능레이더 등을 공급하는 한화시스템 가치 역시 독일 전투체계 업체인 Hensoldt에 가까워지고 있다. 변용진 애널리스트는 그러나 "현재 유럽 군수산업의 중추인 독일은 향후 자국의 무장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며, 독일업체들은 자연스럽게 수출보다는 내수에 우선순위를 둘 것"이라며 "이에 따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 등 국내 지상방산업체들의 유럽 진출이 더욱 가속화되며, 한화시스템 또한 자연스럽게 수출 비중을 높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필리 조선소의 향후 전망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였다. 변 애널리스트는 "한미 조선업 협력의 핵심인 필리 조선소는 향후 미국이 늘릴 자국 선박 발주에서 최우선적으로 고려될 현지 조선소"라며 "향후 미국 발주 수혜를 가장 먼저 쓸어담을 가능성이 크며, 추후 한화시스템 실적에 덤"이라고 덧붙였다.
교보증권도 이날 보고서를 통해 "필리조선소 실적 불확실성 있으나 K2 사격통제시스템, 중동향 MFR(다기능레이더) 매출인식 확대가 기대된다"면서 목표주가를 종전 4만4000원에서 6만5000원으로 끌어올렸다.
안유동 애널리스트는 "한화시스템은 방산부문 주요 사업들의 매출이 오버랩되는 시점에 있다"면서 "필리조선소 역시 당장은 실적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내년부터는 흑자전환할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