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건설이 한국기업평가로부터 5년 연속 ‘A-’ 신용등급을 유지하며 재무 안정성은 인정받았지만, 올해 1분기 수주 실적이 크게 줄고, 지난 1년 반 기간동안 대표이사가 세 번 교체되는 등 구조적 불안 요인이 지속되고 있다.
수익성 중심의 수주 전략 전환과 건축 원가율 개선 등 체질 개선 시도가 이어지고 있으나, 낮은 수주 달성률과 주택 편중 사업 구조, 경영 안정성 확보는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
13일 DL건설은 지난해(2024년) 말 기준 부채비율은 109.5%로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이며, 총자산은 2조1415억원을 기록했다며 이처럼 밝혔다. 과거 PF 사업에 적용되던 외부 보증이나 지급보증 등의 신용보강 장치가 대부분 해제되면서, 관련 우발채무가 줄었고 자체 재무역량에 대한 신뢰도도 높아졌다는 평가다.
다만 올해 1분기 실적 흐름은 다소 위축된 양상을 보인다. 신규 수주는 2110억원으로, 전년 동기 7955억원 대비 약 73% 줄었다. 연간 수주 목표인 2조5000억원에 대한 달성률은 1분기 기준 8%에 불과하다.
수주 실적 감소는 전략 전환의 결과로 풀이된다. DL건설은 2023년 도시정비사업 수주 확대 과정에서 일부 고원가 프로젝트로 수익성이 저하된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해부터 선별적 수주와 수익성 중심 전략으로 전환했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DL건설은 건축 부문 원가율 개선과 함께 리스크 관리 강화, 포트폴리오 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주택시장 회복과 신규 정비사업 확대가 실적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증권가에서도 모회사 DL이앤씨의 실적 회복 흐름과 함께 DL건설 역시 점진적인 회복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연간 실적 달성을 위해서는 남은 분기에서 추가적인 수주 확대가 절실하다.
현재까지의 수주 실적은 목표 대비 현저히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여전히 고원가 프로젝트 리스크와 시장 변동성 등 외부 변수에 대한 대응이 중요 과제로 남아 있다.
강윤호 DL건설 대표이사. (사진=DL건설)
조직 안정성 문제도 지적된다. DL건설은 최근 1년 반 동안 대표이사가 네 차례 교체됐다.
지난해 7월1일자로 DL이앤씨 주택사업본부장을 겸임하는 박상신 대표가 선임됐지만, 한달여 후인 8월14일 다시 강윤호 대표이사(전무)가 새로 선임됐다.
대표이사 교체는 그룹 차원의 주택사업 통합 전략과 조직 안정화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되지만, 반복된 최고경영자 교체는 대외 신뢰도와 전략의 일관성 측면에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건설업처럼 중장기 프로젝트의 연속성과 책임 있는 리더십이 중요한 산업 특성상 경영진 교체의 빈도는 실적뿐 아니라 내부 조직문화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DL건설 관계자는 이번 신용등급 평가 관련 “지속된 업황 악화 속에서도 신용등급을 유지한 것은 의미 있는 결과”라며 “재무 건전성과 리스크 관리 체계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사업 운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DL건설은 업계 평균을 상회하는 재무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지만 주택사업 편중 구조, 낮은 수주 달성률, 조직 안정성 확보 등은 향후 성장성과 직결된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