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시장에서 합성치사 기전을 활용한 항암제가 주목받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현대차증권은 15일 합성치사 항암제가 기존 저분자 항암제보다 월등한 점을 설명하며 주목할 만한 국내 바이오 기업들을 제시했다.

현대차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항암시장에서 폐암, 유방암, 백혈병 등 주요 시장을 중심으로 저분자 항암제의 매출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추세"라며 "시장에서 가파르게 성장 중인 항체 약물 접합체(ADC)보다 4배 이상의 매출 규모이며, 이는 2030년 68억달러 규모로 늘며 상위 매출 제품의 25%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즉 기존 저분자 항암제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합성치사 기전을 활용한 합성치자 항암제가 대두될 것으로 본 것이다. 여노래 애널리스트는 "저분자 항암제 중 기존 인산화효소(키나아제) 억제 방식은 점돌연변이 내성 발생에 취약하고, 신호전달 단백질을 표적으로 삼는 방식으로 인해 약물개발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었다"며 "합성치사 기전을 활용할 경우, 기존 한계점을 극복하는 동시에 정상 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줄여 안전성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보고서에 따르면 합성치사는 세포가 가진 두 유전자가 동시에 손상될 때만 세포가 죽는 상호작용을 말한다. A, B 두 유전자를 가진 세포는 A 유전자가 손상돼 암세포가 돼도 B 유전자 덕분에 사멸하지 않고 증식을 이어간다. 이 경우 약물로 B 유전자를 억제하면 A 유전자가 온전한 정상 세포는 살아남지만, 두 유전자가 모두 손상된 암세포는 사멸한다.

대표적인 합성치사 방식 항암제의 사례로 PARP 단백질을 억제해 암세포를 치료하는 린파자와 제줄라를 들었다. 여노래 애널리스트는 "해당 억제제는 BRCA 단백질 돌연변이로 암세포가 발생할 경우, PARP를 억제해 BRCA가 멀쩡한 정상 세포 피해를 최소화하고 두 유전자가 억제당한 암세포만을 사멸하도록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해당 상호작용을 발견하기가 어렵다는 게 합성치사 방식 항암제 개발의 난점이었다. 약 2만개의 인간 유전자 가운데 고려해야 할 경우의 수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여 애널리스트는 "PARP 억제제가 유일하게 성공한 합성치사 항암제일 만큼 연구가 까다로웠으나, 최근에는 CRISPR 스크리닝 데이터 기반의 AI 모델링으로 암 관련 유전자에서 유의미한 예측 결과 도출이 가능해 연구가 가속화 돼고 있다"고 했다.

현대차증권은 기술발전에 따라 WRN, PRMT5, EZH 등 새로운 합성치사 표적들이 대거 제시되며 글로벌·중국 제약사들이 합성치사 항암제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고 봤다. 여 애널리스트는 "임상 1상부터 정확한 환자군을 특정해 성공 가능성을 높고, 병용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제약사들의 개발이 집중되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도 린파자의 성공을 기반으로 PARP 억제제 등 합성치사 항암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

현대차증권은 온코닉테라퓨틱스, 일동제약, 한미약품의 합성치사 항암제 개발 현황을 소개하고 온코닉테라퓨틱스를 최선호주로 꼽았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캐시카우인 위식도역류질환 의약품 자큐보로 얻은 이익을 바탕으로 항암제 네수파립을 개발하고 있다. 네수파립은 PARP와 Tankyrase를 억제해 BRCA, WNT 암세포를 사멸시킨다. 국내 임상 1상을 완료했으며 난소암, 췌장암, 위암에 효과가 확인돼 FDA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여 애널리스트는 "네수파립의 임상 2상 유효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자큐보의 국내외 예상매출이 높고 2027년 중국 판매로 인한 로열티 유입, 미국 및 일본에 기술수출 가능성이 유의미하다"고 봤다. 현대차증권은 커버리지를 개시하며 투자의견 'BUY', 목표주가 5만원을 제시했다.

한미약품의 경우 EZH를 표적으로 하는 HM97662와 MAT2A 저해제 HM100760을 개발하고 있다. HM97662는 Topo 1 억제제 이리노테칸과 병용 시 암세포가 대부분 소멸하는 결과가 확인됐으며 HM100760은 PRMT5 억제제와 함께 사용시 합성 치사성을 극대화해 암세포 사멸을 가속화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증권은 투자의견 'BUY', 목표주가 38만원을 제시했다.

(자료=현대차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