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대우건설 사옥 (사진=대우건설) 중흥건설이 대우건설 인수를 목전에 뒀다.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모양새다. 대우건설은 중흥건설의 품에 들어가면서 업계 3위로 재도약할 전망이다. 순위 상승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선 대우건설 브랜드 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이에 따른 내부 직원 반발을 무마시키는 것이 중흥건설의 향후 과제가 될 전망이다. 6일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우건설의 시평액이야 오르겠지만 대형 건설사들의 시평액 순위 상승은 큰 메리트가 없다"며 "직원들의 사기 진작 차원에서도 중흥건설의 인수 이후 오히려 해외와 강남 등에서 수주 경쟁력이 떨어진다면 의미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단순 시공능력평가액만 놓고 봤을 때 대우건설의 순위는 오르겠지만 수주 경쟁력은 오히려 약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다. 지난해 기준 대우건설의 시평액은 8조4132억원이다. 시공능력평가 6위에 해당한다. 여기에 중흥건설과 계열사인 중흥토건의 평가액은 각각 1조2709억원과 2조1955억원이다. 이 평가액을 합치면 총 11조8796억원으로 업계 3위인 DL이앤씨(11조1639억원)를 제칠 수 있다. 업계 2위인 현대건설(12조3953억원)의 뒤를 바짝 쫓게 된다. 대우건설은 지난 2017년 시평액 순위 3위를 차지했으나 2018년과 2019년에 한 계단씩 내려온 뒤 5위 밖으로 밀려났다. 순위 하락은 있었으나 대우건설 내부에서는 모회사 없이 여전히 대형건설사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시공능력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중흥건설은 그동안 지역 기반 주택사업으로 급성장했다. 기술력 측면에서는 대우건설보다 몇 수 아래로 비춰지며 서울 강남권 등 주요 재개발·재건축 단지에서 아파트 브랜드 경쟁력이 떨어진다. 대우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푸르지오'의 경우 비즈빅데이터연구소의 1분기 아파트 브랜드 선호도 조사 결과 2위에 오를 만큼 인지도가 높지만 중흥S클래스의 경우 이에 밀린다. ■고용안전과 경영 자율성 보장 나선 중흥그룹 지난 5일 대우건설 매각자 측인 KDB인베스트먼트는 재입 찰 논란 등 우여곡절 끝에 중흥건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했다고 밝혔다. 매각 과정에서 중흥건설이 본입찰 때보다 대우건설 인수가를 낮추기도 했다. 그동안 밀실매각 등으로 불만이 쌓여가던 대우건설 내부에서는 노조를 중심으로 폭발했다. 대우건설 노조는 산업은행 측의 배임을 주장하면서 "KDBI 측이 회사를 비상식적인 방법으로 졸속 매각하고 있다. 입찰가격을 수정했는데 재입찰이 아니라는 건, 술을 마시고 운전했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라는 말과 뭐가 다르냐"고 매각 과정을 비판했다. 중흥그룹도 대우건설 일각에서 나오는 반발을 무마시키기 위해 나설 전망이다. 먼저 대우건설의 경영 자율성 보장과 고용 안정을 내세웠다. 중흥그룹 고위 관계자는 “건축·인프라·엔지니어링 역량을 바탕으로 대규모 부동산 개발 및 운영까지 아우르는 선진 디벨로퍼의 시대를 여는데 5,400여명의 대우건설 임직원 여러분들과 함께 하겠다. 또한 대우건설이 최고의 건설사인 만큼 임직원들의 자부심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중흥그룹은 또 해외 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해외 유수의 엔지니어링 회사를 인수해 해외 토목 및 플랜트 사업의 근본적인 경쟁력 확대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신재생 에너지 분야와 첨단 ICT 기술을 확보해 세계 최고 수준의 ‘부동산 플랫폼’으로서 경쟁력을 갖춰 나간다는 계획이다.

중흥, 대우건설 내부 반발 달래기 과제..씁쓸한 도약에 자존심 상처

정지수 기자 승인 2021.07.06 10:39 의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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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사옥 (사진=대우건설)

중흥건설이 대우건설 인수를 목전에 뒀다.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모양새다. 대우건설은 중흥건설의 품에 들어가면서 업계 3위로 재도약할 전망이다. 순위 상승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선 대우건설 브랜드 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이에 따른 내부 직원 반발을 무마시키는 것이 중흥건설의 향후 과제가 될 전망이다.

6일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우건설의 시평액이야 오르겠지만 대형 건설사들의 시평액 순위 상승은 큰 메리트가 없다"며 "직원들의 사기 진작 차원에서도 중흥건설의 인수 이후 오히려 해외와 강남 등에서 수주 경쟁력이 떨어진다면 의미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단순 시공능력평가액만 놓고 봤을 때 대우건설의 순위는 오르겠지만 수주 경쟁력은 오히려 약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다.

지난해 기준 대우건설의 시평액은 8조4132억원이다. 시공능력평가 6위에 해당한다. 여기에 중흥건설과 계열사인 중흥토건의 평가액은 각각 1조2709억원과 2조1955억원이다. 이 평가액을 합치면 총 11조8796억원으로 업계 3위인 DL이앤씨(11조1639억원)를 제칠 수 있다. 업계 2위인 현대건설(12조3953억원)의 뒤를 바짝 쫓게 된다.

대우건설은 지난 2017년 시평액 순위 3위를 차지했으나 2018년과 2019년에 한 계단씩 내려온 뒤 5위 밖으로 밀려났다. 순위 하락은 있었으나 대우건설 내부에서는 모회사 없이 여전히 대형건설사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시공능력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중흥건설은 그동안 지역 기반 주택사업으로 급성장했다. 기술력 측면에서는 대우건설보다 몇 수 아래로 비춰지며 서울 강남권 등 주요 재개발·재건축 단지에서 아파트 브랜드 경쟁력이 떨어진다.

대우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푸르지오'의 경우 비즈빅데이터연구소의 1분기 아파트 브랜드 선호도 조사 결과 2위에 오를 만큼 인지도가 높지만 중흥S클래스의 경우 이에 밀린다.

■고용안전과 경영 자율성 보장 나선 중흥그룹

지난 5일 대우건설 매각자 측인 KDB인베스트먼트는 재입 찰 논란 등 우여곡절 끝에 중흥건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했다고 밝혔다. 매각 과정에서 중흥건설이 본입찰 때보다 대우건설 인수가를 낮추기도 했다.

그동안 밀실매각 등으로 불만이 쌓여가던 대우건설 내부에서는 노조를 중심으로 폭발했다.

대우건설 노조는 산업은행 측의 배임을 주장하면서 "KDBI 측이 회사를 비상식적인 방법으로 졸속 매각하고 있다. 입찰가격을 수정했는데 재입찰이 아니라는 건, 술을 마시고 운전했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라는 말과 뭐가 다르냐"고 매각 과정을 비판했다.

중흥그룹도 대우건설 일각에서 나오는 반발을 무마시키기 위해 나설 전망이다. 먼저 대우건설의 경영 자율성 보장과 고용 안정을 내세웠다.

중흥그룹 고위 관계자는 “건축·인프라·엔지니어링 역량을 바탕으로 대규모 부동산 개발 및 운영까지 아우르는 선진 디벨로퍼의 시대를 여는데 5,400여명의 대우건설 임직원 여러분들과 함께 하겠다. 또한 대우건설이 최고의 건설사인 만큼 임직원들의 자부심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중흥그룹은 또 해외 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해외 유수의 엔지니어링 회사를 인수해 해외 토목 및 플랜트 사업의 근본적인 경쟁력 확대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신재생 에너지 분야와 첨단 ICT 기술을 확보해 세계 최고 수준의 ‘부동산 플랫폼’으로서 경쟁력을 갖춰 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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