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현 동화약품 대표이사. (사진=동화약품)
지난 4월 동화약품 비(非)제약 사업부문의 대표로 선임된 한종현 대표이사가 ‘의료기기통’의 면모를 보여줬다. 한 대표는 대표로 선임된 지 3개월 만에 올해 상반기 의료기기 분야에서만 전년 대비 30% 가량 증가한 실적을 올렸다.
29일 동화약품의 상반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까지 58억원에 그치던 의료기기 매출액은 상반기 124억원으로 기록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97억원) 대비 27.8% 증가한 수치다.
이같은 의료기기 매출 증대는 동화약품의 상반기 외형 확대에 보탬이 됐다. 동화약품의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725억원, 191억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6.9%, 55.4% 증가한 수치다.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한 대표의 역할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1968년생 한종현 대표이사는 연세대학교 보건과학대학 의용공학과와 케이스웨스턴대학교 공과대학원 의용공학과를 졸업했다.
지난 2002년 동아제약 의료기기사업부에 입사한 한 대표는 해외사업부 해외영업팀장을 맡았다. 당시 그는 캄보다아에 박카스를 진출시켰다. 캄보디아 박카스 수출 물량은 2008년 20만캔에서 2011년 1억캔으로 늘어났다.
아울러 한 대표는 엠아이텍(M.I.Tech) 대표이사 사장, 동아쏘시오홀딩스 대표 등을 역임했다. 엠아이텍은 비혈관용 스텐트의 생산 및 판매하는 회사다. 또한 지난해 1월 동아ST 해외사업부와 의료기기사업부, 진단사업부 담당 대표를 맡은 바 있다. 이어 올해 4월 동화약품의 대표이사 자리에 앉게 됐다.
동화약품 대표로 취임 당시 한 대표는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동화약품이 헬스케어, 의료기기 등 신사업 분야에서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소임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 대표 취임 이후 의료기기 확대의 대표적인 사업은 업무협약(MOU)이다. 지난 5월 동화약품은 BK메디케어와 의료용 밴드와 창상피복재 등 의료기기를 공동 개발하는 MOU를 진행했다. BK메디케어는 2013년 설립된 의료용 밴드 제조업체다.
협약에 따라 두 회사는 움직임이 많은 부위에 사용할 수 있는 의료용 밴드, 습윤밴드에 사용되는 하이드로콜로이드 원단을 활용한 창상피복재 제품 등을 공동 개발하고 마케팅과 영업에 협력하기로 했다.
또한 한 대표는 지난 2020년 인수한 척추 임플란트 전문 제조업체 ‘메디쎄이’와 함께 의료기기 분야에 매출을 증대시킨다는 계획이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한 대표는 메디쎄이 등과 함께 의료기기 관련 상업에서 성과를 내는 중”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동화약품은 한 대표의 영입으로 의료기기뿐만 아니라 화장품, 헬스케어 등 신사업에 집중 투자를 통해 향후 가시적인 성과를 이룩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먼저 동화약품은 화장품 시장 공략에 나선다. 동화약품은 9월 초 화장품 제품 라인업 확대에 대한 세부계획을 확정하고 본격적인 생산 준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확정된 신제품들은 내년에 출시될 예정이다.
앞서 동화약품은 지난해 더마 코스메틱(기능성 화장품) 제품 ‘후시드 크림’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출시 3개월 만에 누적 판매 40만개를 달성했다. 7개월 만인 올 6월에는 누적 매출 100억원을 돌파한 바 있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향후 비제약부분 관련 자세한 계획은 대외적으로 공개하기 어렵다”면서도 “다만 현재 화장품, 의료기기 분야에서 더 좋은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