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컨테이너선 (사진=HMM)
유일한 국적 최대 해운사인 HMM 인수전에 독일 해운사가 뛰어들었다. 국내 2곳과 해외 1곳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오는 21일 예비입찰 마감을 앞두고 경쟁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일각에서는 국내 유일한 국적 최대 해운사 인수전에 해외 해운사가 뛰어들었다는 사실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 “독일 해운사 참전은 사실…투자설명서 받아가”
18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5위 해운사인 독일 최대 컨테이너사 ‘하파크 로이드(hapag-Lloyd)’가 우리나라 최대 해운사인 HMM(옛 현대상선) 인수전에 나섰다.
HMM 매각 주체인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구체적인 예비입찰 상황을 밝힐 수는 없다는 입장이지만, 독일 해운사가 뛰어든 것은 사실로 확인됐다.
이번 매각 관련 정통한 한 관계자는 “독일 선사가 인수전에 나섰다는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까지 국내 2곳과 해외 1곳이 투자설명서(IM)를 받아갔다”고 말했다. 국내 2곳은 동원과 하림그룹이며, 해외 1곳은 하파크로이드다.
이 관계자는 “IM은 HMM에 대한 상세 설명서가 수록된 내용인 것이고 이것 자체가 예비 입찰을 한 것은 아니다”라며 “비밀유지확약서를 체결하고 정보이용료를 납부하고 IM을 받아간 곳이 3곳이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HMM 매각 주각사인 삼성증권이 해진공 등에 공지한 ‘HMM 주식매각안내서’에 따르면 잠재투자자는 비밀유지확약서를 작성하고 정보이용료를 납입하면 투자설명서인 IM을 받아갈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HMM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독일 해운사 하파크로이드는 골드만삭스를 자문사로 선정하고 인수 타당성과 시너지 창출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하파크로이트는 세계 5위의 점유율을 가진 선사다. 이번 HMM 인수를 통해서 점유율을 확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세계 1위 해운사는 스위스 MSC이며, 2위는 덴마크 머스크, 3위는 프랑스 CMA CGM그룹, 4위는 중국 COSCO그룹이다.
■ 국민적 여론 악화 우려…“법적으론 해외 인수 참전 막을 수 없어”
다만 유일한 국적 해운사를 해외에서 인수한다면 국민적 여론이 악화될 가능성이 나온다. 하지만 HMM을 인수하기에 적합한 국내 대기업이 나타나지 않는 이상 해외 해운사의 위협은 지속될 전망이다.
이번 매각에 정통한 관계자는 “해외 선사가 예비 입찰에 나선 것 자체도 국민적 여론이 부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하지만 법적으로 국내외 상관 없이 인수에 나설 수 있고 이를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 나선 기업은 하림과 동원그룹뿐이다. 동원그룹은 동원로엑스를 통한 육상 물류가 있고, 동원부산컨테이너터미널도 갖고 있어 관련 시너지를 낼 수 있다.
하림그룹은 팬오션을 지난 2015년에 인수하면서 해운업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팬오션은 화물전용인 벌크선 위주인데, HMM은 컨테이너선 위주여서 양사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HMM 몸값이 비싸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새우가 고래를 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산업은행과 해진공이 가진 HMM 지분은 3억9900만주로, 약 38.9%(영구채 포함) 수준의 지분이다. 업계에서는 금액으로 4조5000억원 내외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독일 해운사가 인수전에 나서면 HMM의 몸값은 더 높아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