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빠른 ‘반격’이다. 철옹성 같은 대형사들을 상대로 반격에 나선 토스증권이 빠른 속도로 수익성을 확대하며 연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비바리퍼블리카 계열사 가운데 첫 연간 흑자전환이라는 점에서도, 브로커리지 시장 판도의 변화 조짐이란 점에서도 주목할 만한다. 고객 편의성에 집중해 새로운 투자 서비스와 문화를 만들겠다던 토스의 꿈이 일단 현실에 먹혀들고 있다. (사진=토스증권) ■ 외화증권 수탁 수수료도 '형님들'과 견줄만 토스증권의 2023년 순이익은 15억3143만원. 서비스 오픈 2년 9개월만에 연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첫해 783억원 순손실로 시작해 2022년 322억원 손실이었음을 감안할 때 상당히 빠른 회복 속도다. 매출 역시 첫해 86억원에서 2023년 2020억원으로 크게 불어났다. 증권업계에서 브로커리지 시장은 레드오션으로 여겨져왔다. 하지만 해외투자 시장 고객층이 확대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은 것. 특히 브로커리지 하우스로 불리던 키움증권 ‘아성’이 흔들릴만큼 브로커리지 시장에 새로운 판도 변화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흘러나온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토스증권의 외화증권 수탁 수수료는 667억2844만원 수준이다. 삼성증권(1231억4695만원), 미래에셋증권(1231억9504만원), 키움증권(1067억6221만원), NH투자증권(712억9282만원)에 이어 5위다. 지난해 삼성증권을 제외한 대부분 대형사의 외화증권 수탁 수수료 규모가 감소한 가운데 토스증권은 전년대비 75% 이상 급성장했다. 즉, 타사에서 유입된 고객층도 상당했다는 의미다. 주요사 가운데에는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이 2022년말 대비 각각 17.8%, 15.4% 감소세를 보였고 삼성증권만 유일하게 8.7% 증가했다. 토스증권은 동기간 국내 유가증권 및 코스닥 시장에서도 두 배 이상의 수수료 이익 증가를 보이며 본격적인 수익 확대에 나섰다. ■ 사용자 경험에 특화한 서비스로 수익 창출...'윈윈' 전략 이 같은 성장이 플랫폼 기반 금융사의 강점이라고 단정짓기도 어렵다. 토스보다 1년 앞서 증권 서비스를 선보인 카카오페이증권의 경우 지난해 51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2020년(68억원), 2021년(170억원), 2022년(480억원)에 이어 적자 폭이 커지고 있다. 카카오페이증권 역시 출범 이후 해외주식 시장을 타깃으로 공격적인 전략을 구사했으나 서비스 등에서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지 못하면서 유입된 고객들을 지켜내는 데 실패한 것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의 지난해말 기준 외화증권 수탁 수수료는 52억원 수준으로 토스증권의 1/10에도 미치지 못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오히려 토스증권이 사용자 경험에 집중한 특화 서비스들에 주목한다. 토스증권은 2022년 3월과 4월 잇따라 주식모으기와 실시간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출시했다. 기존 고객이 직접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해 온주를 주문해야 했던 것과 달리 고객이 원하는 주기마다 원하는 주식을 원하는 금액만큼 소수점 단위로 모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장기 적립식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동시에 토스증권 역시 탄탄한 수익구조를 확보하는 데 한 몫하고 있다. 고객이 해외주식을 거래할 때마다 기본 수수료를 0.1%씩 지불하는 것은 물론 환전할 때마다 수수료도 따로 붙는다. 즉, 주식 모으기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늘어날수록 토스증권의 수익 역시 동반 증가하는 구조다. 최근에는 고객 규모가 증가하면서 주식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교류할 수 있는 ‘놀이터’ 기능인 커뮤니티도 활성화되고 있다. 업계 최초로 ‘주주뱃지’를 도입해 실제 투자자들끼리의 투자 의견 교류가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충성 고객층’ 확대 효과도 거두고 있다. 무엇보다 토스라는 ‘원앱’을 통해 이용 가능해 사용자들의 접근 편리성이 매우 높다는 것은 비교 불가한 강점이다. 현재 토스증권의 월간활성화이용자수(MAU)는 300만명 수준. 토스(MAU 1500만명) 이용 고객 5명 중 1명은 별도의 앱 설치 없이 토스증권에서 주식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토스증권 역시 토스앱과 동일하게 직관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UI)가 적용돼 있다. 기존의 증권사들과 달리 어려운 금융용어는 최대한 배제하고 고객이 간단하게 자산관리할 수 있도록 초점을 맞춰 시스템을 구성하고 있다. 한 대형증권사 고위 임원은 “기존 증권사들은 사고의 출발점이 '어떻게 하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까'인데 반해 토스 등은 '어떻게 하면 고객이 편리할까'를 고민한다는 점에서 시작부터 큰 차이가 난다”면서 “특히 토스는 뚜렷한 금융서비스 이미지를 기반으로 크고 있어서 기존 금융사들이 긴장하고 각성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탄력받은 토스, 키움증권 깰 수 있을까

비바리퍼블리카 계열사 중 첫 연간 흑자 달성
대형사 제치고 해외주식시장 5위권 진입
고객 편의성의 새로운 서비스로 수익성 확보 '청신호'

박민선 기자 승인 2024.02.20 16:01 | 최종 수정 2024.02.20 16:07 의견 0

예상보다 빠른 ‘반격’이다. 철옹성 같은 대형사들을 상대로 반격에 나선 토스증권이 빠른 속도로 수익성을 확대하며 연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비바리퍼블리카 계열사 가운데 첫 연간 흑자전환이라는 점에서도, 브로커리지 시장 판도의 변화 조짐이란 점에서도 주목할 만한다. 고객 편의성에 집중해 새로운 투자 서비스와 문화를 만들겠다던 토스의 꿈이 일단 현실에 먹혀들고 있다.

(사진=토스증권)

■ 외화증권 수탁 수수료도 '형님들'과 견줄만

토스증권의 2023년 순이익은 15억3143만원. 서비스 오픈 2년 9개월만에 연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첫해 783억원 순손실로 시작해 2022년 322억원 손실이었음을 감안할 때 상당히 빠른 회복 속도다. 매출 역시 첫해 86억원에서 2023년 2020억원으로 크게 불어났다.

증권업계에서 브로커리지 시장은 레드오션으로 여겨져왔다. 하지만 해외투자 시장 고객층이 확대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은 것. 특히 브로커리지 하우스로 불리던 키움증권 ‘아성’이 흔들릴만큼 브로커리지 시장에 새로운 판도 변화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흘러나온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토스증권의 외화증권 수탁 수수료는 667억2844만원 수준이다. 삼성증권(1231억4695만원), 미래에셋증권(1231억9504만원), 키움증권(1067억6221만원), NH투자증권(712억9282만원)에 이어 5위다.

지난해 삼성증권을 제외한 대부분 대형사의 외화증권 수탁 수수료 규모가 감소한 가운데 토스증권은 전년대비 75% 이상 급성장했다. 즉, 타사에서 유입된 고객층도 상당했다는 의미다. 주요사 가운데에는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이 2022년말 대비 각각 17.8%, 15.4% 감소세를 보였고 삼성증권만 유일하게 8.7% 증가했다.

토스증권은 동기간 국내 유가증권 및 코스닥 시장에서도 두 배 이상의 수수료 이익 증가를 보이며 본격적인 수익 확대에 나섰다.

■ 사용자 경험에 특화한 서비스로 수익 창출...'윈윈' 전략

이 같은 성장이 플랫폼 기반 금융사의 강점이라고 단정짓기도 어렵다. 토스보다 1년 앞서 증권 서비스를 선보인 카카오페이증권의 경우 지난해 51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2020년(68억원), 2021년(170억원), 2022년(480억원)에 이어 적자 폭이 커지고 있다.

카카오페이증권 역시 출범 이후 해외주식 시장을 타깃으로 공격적인 전략을 구사했으나 서비스 등에서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지 못하면서 유입된 고객들을 지켜내는 데 실패한 것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의 지난해말 기준 외화증권 수탁 수수료는 52억원 수준으로 토스증권의 1/10에도 미치지 못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오히려 토스증권이 사용자 경험에 집중한 특화 서비스들에 주목한다.

토스증권은 2022년 3월과 4월 잇따라 주식모으기와 실시간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출시했다. 기존 고객이 직접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해 온주를 주문해야 했던 것과 달리 고객이 원하는 주기마다 원하는 주식을 원하는 금액만큼 소수점 단위로 모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장기 적립식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동시에 토스증권 역시 탄탄한 수익구조를 확보하는 데 한 몫하고 있다.

고객이 해외주식을 거래할 때마다 기본 수수료를 0.1%씩 지불하는 것은 물론 환전할 때마다 수수료도 따로 붙는다. 즉, 주식 모으기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늘어날수록 토스증권의 수익 역시 동반 증가하는 구조다.

최근에는 고객 규모가 증가하면서 주식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교류할 수 있는 ‘놀이터’ 기능인 커뮤니티도 활성화되고 있다. 업계 최초로 ‘주주뱃지’를 도입해 실제 투자자들끼리의 투자 의견 교류가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충성 고객층’ 확대 효과도 거두고 있다.

무엇보다 토스라는 ‘원앱’을 통해 이용 가능해 사용자들의 접근 편리성이 매우 높다는 것은 비교 불가한 강점이다. 현재 토스증권의 월간활성화이용자수(MAU)는 300만명 수준. 토스(MAU 1500만명) 이용 고객 5명 중 1명은 별도의 앱 설치 없이 토스증권에서 주식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토스증권 역시 토스앱과 동일하게 직관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UI)가 적용돼 있다. 기존의 증권사들과 달리 어려운 금융용어는 최대한 배제하고 고객이 간단하게 자산관리할 수 있도록 초점을 맞춰 시스템을 구성하고 있다.

한 대형증권사 고위 임원은 “기존 증권사들은 사고의 출발점이 '어떻게 하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까'인데 반해 토스 등은 '어떻게 하면 고객이 편리할까'를 고민한다는 점에서 시작부터 큰 차이가 난다”면서 “특히 토스는 뚜렷한 금융서비스 이미지를 기반으로 크고 있어서 기존 금융사들이 긴장하고 각성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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