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분양가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1~2인 가구 증가로 소형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 2030세대 등 젊은층, 신혼부부뿐만 아니라 수도권에서 임대수익과 시세차익을 동시에 노리고 투자하는 수요층들이 늘면서 분양시장에서 그 인기가 치솟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최근 분양가가 과도하게 오르자 차선책으로 우선 소형아파트 물량을 확보하려는 예비적 대안 투자 수요가 살아나고 있지만, 수도권과 함께 전국적으로도 소형아파트 공급은 품귀에 가까운 수준이다. 소형아파트의 경우 실거주를 위한 실수요와 더불어 임대수익도 낼 수 있으며, 무엇보다 수도권의 경우 매매시 환금성도 매력적인 투자처다.
10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올해 분양시장에서 수도권 아파트 전용면적 85㎡미만의 청약경쟁률이 85㎡이상의 청약경쟁률을 무려 4배 가량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1월~8월)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지역 전용면적 85㎡미만 면적의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은 26.59대 1을 기록했다. 이는 85㎡이상의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이 5.91대 1임을 감안할 때 4배가 넘는 수치다.
특히, 이 기간 서울 전용면적 85㎡미만 면적의 청약경쟁률은 150.24대 1, 85㎡이상은 49.37대 1로 집계됐다.
이같은 소형평수의 선풍적인 인기에도 불구하고 전국 분양시장에서 해당 평수 공급은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다.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분양시장에서 전용면적 60㎡이하 소형아파트는 2만3835세대가 분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년 전(3만7924가구)보다 37.2% 급감한 수치로 2010년(9679가구) 이후 가장 적은 물량이다.
분양시장에서 소형아파트 공급 가뭄 현상은 지방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 지방 분양시장의 전용면적 60㎡이하 분양물량은 1년만에 48.6% 감소해, 수도권(-31.7%)보다 더 빠르게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소형아파트 인기는 매매량에서도 비슷한 추세를 보인다. 올 상반기 수도권에서 매매거래된 전용 60㎡이하 아파트는 총 4만1401가구다. 전년 동기 거래량(3만3337가구)대비 약 24.19% 늘었다. 상반기 전체 거래량 중 소형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지난해 상반기 39.95%에서 올 상반기 40.13%로 소폭 증가했다.
이같은 수요 급증에 따라 소형아파트의 가격 상승세도 가파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수도권 소재 전용면적 60㎡이하 소형아파트의 평당(3.3㎡) 평균 매매가는 지난 1월 2420만원에서 7월 2435만원으로 0.62% 상승했다. 전용면적 60~85㎡이하는 평당 2553만원에서 2567만원으로 0.55% 올랐다.
한편,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수도권 아파트 3.3㎡당 분양가(2760만원)는 지난해 동월(2251만원) 대비 517만원이 올랐으며, 5대광역시 및 세종특별자치시 306만원, 기타 지방 122만원씩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분양가격이 비싸진 수도권에서는 85㎡미만의 수요가 많았으며, 비교적 적은 상승폭을 보인 지방 지역에서 85㎡이상의 수요가 많았던 것"이라면서 "이러한 현상은 최근 천정부지로 비싸진 분양가로 인한 영향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황한솔 피알본 리서치팀장은 "올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따라 전반적으로 분양시장이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다"라면서 "그 중에서도 소형아파트의 경우 아무래도 1~2인가구가 늘어나고 있는데다 분양가도 상승하고 있어 비교적 가격이 낮은 소형아파트 중심으로 거래가 활발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