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이라는 표현도 부족할만큼 사건·사고가 많았던 2024년이 가고, 새해가 밝았습니다. 2025년 한국 경제는 국내외 여러 여건들을 볼 때 긍정적으로 보기 힘듭니다. 뷰어스는 힘든 시기에 우리 산업계는 어떻게 될 지, 그리고 어떻게 대응해 위기를 극복할 지 고민을 담아 풀어봅니다. '지스타 2024' 현장을 찾은 게임 이용자들의 모습. (사진=김태현 기자) 2024년 한해 게임업계의 핵심 키워드는 'IP(지식재산권)'과 '글로벌'이었다.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지속되고 있는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 시장으로 눈길을 향했으며, 경쟁력 있는 IP를 중심으로 다양한 신작을 선보였다. 확률형 아이템을 비롯한 규제 위주 정책에도 불구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장르와 플랫폼을 다각화했고, K-게임의 저력을 보여줬다는 분석이다. 이런 움직임은 2025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 확률형 아이템 규제 실시…투명한 생태계 위한 한 걸음 지난해 초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된 이슈가 대두됐다. 지난해 3월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제도가 시행되면서 게임을 서비스하는 국내 사업자는 관련 아이템의 종류와 확률을 게재해야 했으며, 이와 관련한 여러 사건이 발생했다. 앞서 표기한 확률 정보와 달라 논란에 휩싸인 게임사가 지탄을 받는가 하면, 확률형 아이템 의존도를 낮춘 구독형 배틀패스, 월정액 등 새로운 BM(수익모델)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BM과 맞물려 글로벌 시장 진출을 시도하는 게임사들도 대폭 증가했다. 확률형 아이템 및 P2W(페이 투 윈) 시스템에 반감을 가진 서구권 이용자들을 노려, 오픈월드, 아케이드, 퍼즐, FPS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이 대세로 떠오른 것이다. 이에 국내 게임업계들은 '리니지라이크'류로 불리던 모바일 MMORPG 문법에서 벗어나, '착한 BM'을 내세우며 플랫폼 다각화에 돌입했다. '확률 조작' 논란으로 얼룩졌던 과거를 딛고 투명한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넥슨의 신작 액션 RPG '퍼스트 버서커: 카잔'. (사진=넥슨) ■ 글로벌 게임쇼서 빛난 K-게임, 시장 진출 채비 이는 글로벌 게임쇼에 국내 게임들이 대거 출품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IP를 활용한 액션 RPG 신작 '퍼스트 버서커: 카잔'을 독일 게임스컴, 도쿄게임쇼 등에 잇따라 출품하며 사전 인지도를 다졌다. 크래프톤은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와 익스트랙션 RPG '다크앤다커 모바일'을, 펄어비스는 오픈월드 기대작 '붉은사막'을 공개하고 출시를 예고했다. 특히 기존의 '해외 시장=중국'이라는 공식 대신 다양한 국가로 무대가 확장된 점이 눈길을 끈다. 넥슨은 북미권에서 '퍼스트 디센던트'로 루트슈터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졌으며, 크래프톤은 핵심 IP '배틀그라운드'를 인도·중동 지역에 선보이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또 데브시스터즈는 인도에 '쿠키런: 인도'를 출시하며 현지 인기 게임 순위 TOP10에 올랐고, 그라비티는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라그나로크' IP 신작을 선보이며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 동시에 매출 기댓값이 높은 중국 시장의 진출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넥슨의 '던파 모바일'은 지난해 5월 중국 정식 론칭 이래 현재까지 누적 10억6200만 달러(약 1조5283억원)을 거둬들였다. 올해 초 네오위즈의 '고양이와 스프'와 넷마블의 '킹오브파이터즈 올스타'가 중국의 외자 판호를 획득했으며, 지난해 10월에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M'과 시프트업의 '승리의 여신: 니케'가, 12월에는 넷마블의 '세븐나이츠 키우기', 넵튠의 '이터널리턴', 그바리티의 '라크나로크: 리버스'가 대륙 땅을 밟을 준비를 마쳤다.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 (사진=엔씨소프트) ■ 대격변에도 미래 방향성은 명확…리더 역할 돋보여 게임업계가 대격변을 맞이하면서, 이를 이끄는 수장들의 역할도 어느때보다 중요해졌다. 엔씨소프트는 박병무 대표 체제 아래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서는 중이다. 올 한 해 이렇다 할 신작없이 보릿고개를 보낸 엔씨는 구조조정과 자회사 분사를 진행 중이다. 넥슨은 강대현·김정욱 공동대표 체제 아래 다채로운 작품을 선보였다. 기존 IP를 확장하는 종적 전략에 따라 '던파-메이플스토리' 등 대표작을 활용한 신작을 예고했으며, 신규 IP를 선보이는 횡적 전략에 따라 '슈퍼바이브', '낙원: 파라다이스', '아크 레이더스' 등 색다른 작품도 준비했다. 특히 '데이브 더 다이버'를 선보인 서브브랜드 민트로켓을 자회사로 독립하는 등 독창적인 시도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넷마블은 권영식·김병규 각자대표 체제로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와 같은 걸출한 작품을 선보였다. 인기 IP에 기반한 게임을 선보이는 전략이 마침내 잭팟을 터트렸고, 해외 게임 매출이 실적을 견인하며 작년 3분기 매출 6473억원, 영업이익 655억원이라는 성과를 거뒀다는 분석이다. 특히 '나혼렙'에 기반한 해외 매출은 전체의 77%를 기록하며 회사의 글로벌 경쟁력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펄어비스의 오픈월드 신작 '붉은사막'. (사진=펄어비스) ■ 2025년 게임업계, 대형 신작·AI 기술로 경쟁력 확보 올해도 국내 게임사들의 도전은 이어진다. 넥슨의 '카잔', 넷마블의 '킹스로드', 크래프톤의 '인조이', 펄어비스의 '붉은사막' 등 트리플A급 게임에 준하는 대형 신작들이 대거 출시될 예정이다. 대다수 작품들이 서구권을 정조준하고 있으며, PC·모바일·콘솔을 아우르는 크로스플랫폼 기능을 제공한다. AI 기술의 활용도 확장될 전망이다. 올 한해 넥슨, 크래프톤, 엔씨소프트 등 주요 게임사들은 AI 연구 부서를 통해 관련 기술을 확보하는 데 힘써 왔다. 넥슨은 음성 생성 도구 '보이스 크리에이터'를 게임 내 캐릭터에 적용했다. 크래프톤은 AI로 한 달 만에 제작한 게임 '마법소녀 루루핑'을 선보였다. 엔씨도 생성형 AI 모델 '바르코 스튜디오'를 통해 게임 내 컨셉 아트, 시나리오 제작에 AI를 활용하는 중이다. 이 같은 기술은 개발 기간 단축과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향후 게임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발판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2025 산업] 'IP'와 '글로벌'이 핵심…대격변 맞이한 게임업계

확률형 아이템 규제부터 구조조정까지…침체 극복 위한 노력 이어져
글로벌 시장 노린 신작 준비…경쟁력 있는 IP 중심으로

김태현 기자 승인 2025.01.06 07:00 의견 0

#'다사다난'이라는 표현도 부족할만큼 사건·사고가 많았던 2024년이 가고, 새해가 밝았습니다. 2025년 한국 경제는 국내외 여러 여건들을 볼 때 긍정적으로 보기 힘듭니다. 뷰어스는 힘든 시기에 우리 산업계는 어떻게 될 지, 그리고 어떻게 대응해 위기를 극복할 지 고민을 담아 풀어봅니다.

'지스타 2024' 현장을 찾은 게임 이용자들의 모습. (사진=김태현 기자)

2024년 한해 게임업계의 핵심 키워드는 'IP(지식재산권)'과 '글로벌'이었다.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지속되고 있는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 시장으로 눈길을 향했으며, 경쟁력 있는 IP를 중심으로 다양한 신작을 선보였다.

확률형 아이템을 비롯한 규제 위주 정책에도 불구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장르와 플랫폼을 다각화했고, K-게임의 저력을 보여줬다는 분석이다. 이런 움직임은 2025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 확률형 아이템 규제 실시…투명한 생태계 위한 한 걸음

지난해 초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된 이슈가 대두됐다. 지난해 3월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제도가 시행되면서 게임을 서비스하는 국내 사업자는 관련 아이템의 종류와 확률을 게재해야 했으며, 이와 관련한 여러 사건이 발생했다. 앞서 표기한 확률 정보와 달라 논란에 휩싸인 게임사가 지탄을 받는가 하면, 확률형 아이템 의존도를 낮춘 구독형 배틀패스, 월정액 등 새로운 BM(수익모델)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BM과 맞물려 글로벌 시장 진출을 시도하는 게임사들도 대폭 증가했다. 확률형 아이템 및 P2W(페이 투 윈) 시스템에 반감을 가진 서구권 이용자들을 노려, 오픈월드, 아케이드, 퍼즐, FPS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이 대세로 떠오른 것이다.

이에 국내 게임업계들은 '리니지라이크'류로 불리던 모바일 MMORPG 문법에서 벗어나, '착한 BM'을 내세우며 플랫폼 다각화에 돌입했다. '확률 조작' 논란으로 얼룩졌던 과거를 딛고 투명한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넥슨의 신작 액션 RPG '퍼스트 버서커: 카잔'. (사진=넥슨)

글로벌 게임쇼서 빛난 K-게임, 시장 진출 채비

이는 글로벌 게임쇼에 국내 게임들이 대거 출품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IP를 활용한 액션 RPG 신작 '퍼스트 버서커: 카잔'을 독일 게임스컴, 도쿄게임쇼 등에 잇따라 출품하며 사전 인지도를 다졌다. 크래프톤은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와 익스트랙션 RPG '다크앤다커 모바일'을, 펄어비스는 오픈월드 기대작 '붉은사막'을 공개하고 출시를 예고했다.

특히 기존의 '해외 시장=중국'이라는 공식 대신 다양한 국가로 무대가 확장된 점이 눈길을 끈다. 넥슨은 북미권에서 '퍼스트 디센던트'로 루트슈터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졌으며, 크래프톤은 핵심 IP '배틀그라운드'를 인도·중동 지역에 선보이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또 데브시스터즈는 인도에 '쿠키런: 인도'를 출시하며 현지 인기 게임 순위 TOP10에 올랐고, 그라비티는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라그나로크' IP 신작을 선보이며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

동시에 매출 기댓값이 높은 중국 시장의 진출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넥슨의 '던파 모바일'은 지난해 5월 중국 정식 론칭 이래 현재까지 누적 10억6200만 달러(약 1조5283억원)을 거둬들였다.

올해 초 네오위즈의 '고양이와 스프'와 넷마블의 '킹오브파이터즈 올스타'가 중국의 외자 판호를 획득했으며, 지난해 10월에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M'과 시프트업의 '승리의 여신: 니케'가, 12월에는 넷마블의 '세븐나이츠 키우기', 넵튠의 '이터널리턴', 그바리티의 '라크나로크: 리버스'가 대륙 땅을 밟을 준비를 마쳤다.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 (사진=엔씨소프트)

대격변에도 미래 방향성은 명확…리더 역할 돋보여

게임업계가 대격변을 맞이하면서, 이를 이끄는 수장들의 역할도 어느때보다 중요해졌다. 엔씨소프트는 박병무 대표 체제 아래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서는 중이다. 올 한 해 이렇다 할 신작없이 보릿고개를 보낸 엔씨는 구조조정과 자회사 분사를 진행 중이다.

넥슨은 강대현·김정욱 공동대표 체제 아래 다채로운 작품을 선보였다. 기존 IP를 확장하는 종적 전략에 따라 '던파-메이플스토리' 등 대표작을 활용한 신작을 예고했으며, 신규 IP를 선보이는 횡적 전략에 따라 '슈퍼바이브', '낙원: 파라다이스', '아크 레이더스' 등 색다른 작품도 준비했다. 특히 '데이브 더 다이버'를 선보인 서브브랜드 민트로켓을 자회사로 독립하는 등 독창적인 시도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넷마블은 권영식·김병규 각자대표 체제로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와 같은 걸출한 작품을 선보였다. 인기 IP에 기반한 게임을 선보이는 전략이 마침내 잭팟을 터트렸고, 해외 게임 매출이 실적을 견인하며 작년 3분기 매출 6473억원, 영업이익 655억원이라는 성과를 거뒀다는 분석이다. 특히 '나혼렙'에 기반한 해외 매출은 전체의 77%를 기록하며 회사의 글로벌 경쟁력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펄어비스의 오픈월드 신작 '붉은사막'. (사진=펄어비스)

2025년 게임업계, 대형 신작·AI 기술로 경쟁력 확보

올해도 국내 게임사들의 도전은 이어진다. 넥슨의 '카잔', 넷마블의 '킹스로드', 크래프톤의 '인조이', 펄어비스의 '붉은사막' 등 트리플A급 게임에 준하는 대형 신작들이 대거 출시될 예정이다. 대다수 작품들이 서구권을 정조준하고 있으며, PC·모바일·콘솔을 아우르는 크로스플랫폼 기능을 제공한다.

AI 기술의 활용도 확장될 전망이다. 올 한해 넥슨, 크래프톤, 엔씨소프트 등 주요 게임사들은 AI 연구 부서를 통해 관련 기술을 확보하는 데 힘써 왔다.

넥슨은 음성 생성 도구 '보이스 크리에이터'를 게임 내 캐릭터에 적용했다. 크래프톤은 AI로 한 달 만에 제작한 게임 '마법소녀 루루핑'을 선보였다. 엔씨도 생성형 AI 모델 '바르코 스튜디오'를 통해 게임 내 컨셉 아트, 시나리오 제작에 AI를 활용하는 중이다. 이 같은 기술은 개발 기간 단축과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향후 게임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발판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저작권자 ⓒ뷰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