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주가가 갑작스럽게 급등한 가운데 증권가에선 "추세적인 반등이 나타나기엔 시기상조"라며 신중을 당부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차전지 대장주 LG에너지솔루션은 전날 6.06% 상승한 28만9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도 각각 8.68%, 5.85% 껑충 뛰었다. 포스코퓨처엠 (13.99%), 에코프로비엠 (9.36%), LG화학 (6.01%), SK아이이테크놀로지 (5.96%) 등 소재 기업들은 물론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14.49%)와 TIGER 2차전지TOP10레버리지(11.43%)는 이날 나란히 ETF 수익률 1, 2위를 기록할 정도로 강했다.
NH투자증권은 이 같은 급등에 대해 "전일 국내 업체들이 GM과 협력해 북미에서 LFP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라는 뉴스와 섹터 순환매가 겹치며 업종 전반의 주가가 급등했다"며 "이를 두고 2차전지 주가 하락세가 잠시 멈출 것으로 생각하나 추세적인 반등이 나타나기엔 시기상조라고 본다"고 스팟 코멘트했다.
이날 나온 보고서를 요약하면 북미 전기차 수요 불확실성에 대한 OEM들의 전략은 크게 2가지로 나뉜다. 1) 원가 혁신을 통해 합리적인 가격을 앞세워 위기를 돌파하거나(Tesla, GM) 2) 신모델 출시 계획을 늦추는 것(Stellantis, Honda 등). GM은 2027~2028년부터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와 협력해 기존 공장 일부를 LFP(리튬인산철), LMR(리튬망간리치) 라인으로 전환해 배터리 가격을 기존 하이니켈 대비 20~30% 낮출 계획이다. LFP는 상주리원과 엘앤에프, LMR은 LG화학과 포스코퓨처엠이 협력할 것으로 추정됐다.
주민우 애널리스트는 "최근 2차전지 주가 조정을 야기한 트리거는 미국 IRA 보조금 혜택 조기 폐지"라며 "특히 구매세액공제(최대 7500달러)는 2026년부터 폐지될 것으로 보여 미국 전기차 판매 부진의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즉 이는 단순 판매의 부진을 넘어 AMPC 동반 하향 조정을 야기해 영업이익 기준 10~30%의 눈높이 조정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는 "법안이 확정될 6~7월 본격적인 컨센서스 하향 조정이 예상되는데 주가는 이를 선반영하며 5월 한달간 저점 기준 약 10~20%의 선조정을 겪었고, 수급 로테이션까지 감안하면 최근 주가 하락세는 잠시 멈출 수 있다"면서도 "다만 추세적인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주 애널리스트는 이어 "리튬 가격이 $9/kg를 이탈해 재차 하락하고 있어 하반기부터 손익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되며, 아직 2026년 미국 전기차 판매 부진 여파를 주가가 온전히 반영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최근 나타난 리튬 가격 추가 하락과 미국 정책 변화에 대한 영향이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고 난 뒤 유럽 시장의 견조한 성장과 인도 시장의 개화 등을 반영하며 반등이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 일봉차트(키움증권 HTS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