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은 14일(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이라크 총리실, 석유부, 프랑스 토탈에너지스, 카타르에너지 등과 함께 '해수공급시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이 이라크에서 30억 달러(약 4조원) 규모의 초대형 해수 처리 플랜트 공사를 수주하며 중동 플랜트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현대건설은 14일(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이라크 총리실, 석유부, 프랑스 토탈에너지스, 카타르에너지 등과 함께 '해수공급시설(Water Infrastructure Project, WIP)'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이라크 남부 바스라 지역의 주요 유전에 하루 약 500만 배럴의 해수를 공급하기 위한 대형 용수 생산 시설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플랜트는 바그다드에서 약 500km 떨어진 코르 알 주바이르 항구 인근에 지어진다. 공사 기간은 착공 후 약 49개월이다.
이 설비는 바스라 지역의 대표 유전인 웨스트 쿠르나와 남부 루마일라 등에 주입할 용수를 생산하게 된다. 이라크 정부가 2030년까지 원유 생산량을 현재 하루 420만 배럴에서 800만 배럴까지 끌어올리기 위한 핵심 기반 시설이다.
현대건설이 수주한 이번 사업은 프랑스 토탈에너지스, 이라크 석유부 산하 바스라 석유회사, 카타르 국영 석유기업 카타르에너지가 공동 투자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현대건설은 시공을 맡아 이라크 내 주요 국책사업을 책임지게 됐다.
현대건설은 1978년 이라크 바스라 하수도 1단계 공사를 시작으로 현지에 진출한 이래 40여 건, 약 90억 달러 규모의 공사를 수행해왔다. 지난해 준공한 '카르발라 정유공장(총 사업비 약 60억 달러)'에 이어 이번 WIP는 현대건설의 이라크 최대 규모 프로젝트 중 하나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전쟁과 팬데믹이라는 불확실성 속에서도 책임감 있는 시공과 안정적인 사업 수행을 통해 쌓아온 신뢰가 이번 수주로 이어졌다"며 "이라크 내 정유공장, 발전소, 주택 등 다양한 사업에서 입지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대건설은 최근 미국 건설 전문지 ENR(Engineering News-Record)이 발표한 '2025 글로벌 250대 해외건설사' 순위에서 해외 매출 약 98억5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세계 10위에 올랐다. 이는 국내 건설사로는 최고 순위이다. 전년 대비 2계단 상승한 성과다.
회사는 중동, 미국, 아시아, 중남미 등 다양한 지역에서 석유화학, 산업설비, 발전 분야의 초대형 고부가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프랑스 토탈에너지스, 미국 엑슨모빌, 로열 더치 쉘 등 글로벌 에너지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해 에너지 인프라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