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도쿄게임쇼에서는 콘솔·IP 중심의 시장 트렌드와 글로벌 진출을 위한 한국 게임 업체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두드러졌다.
29일 NH투자증권은 지난 25~28일 개최된 '도쿄게임쇼2025' 참관기를 통해 주목할 만한 게임 산업의 트렌드로 콘솔 위주의 글로벌 시장, IP 재발견·확장 중요성, 국내 업체들의 글로벌 시장 공략을 꼽았다.
이날 보고서에 따르면 도쿄게임쇼는 일본서 열린만큼 지역 특성상 콘솔 업체들이 행사를 주도했다. 특히 콘솔 게임의 중요성과 관심도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흐름은 일본 외에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도 확인됐다.
안재민 애널리스트는 "모바일 게임은 2017년 이후 급성장하며 코로나 시기를 거쳐 전세계 시장의 절반을 차지했으나, 유튜브·숏폼 등 대체 콘텐츠의 영향으로 성장세가 둔화됐다"며 "PC·콘솔 게임은 의도적으로 시간을 마련한 환경에서 소비되는 몰입형 특성 덕분에 모바일게임의 yoy 2.5% 보다 높은 5.5% 수준으로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과거에 흥행했던 기존 IP의 리메이크(Remake)·리마스터드(Remastered) 출품이 크게 늘었다. 일본 업체들은 캡콤의 바이오하자드와 몬스터 헌터 시리즈, 스퀘어에닉스의 드래곤퀘스트 IP를 활용한 신작으로 'BioHazard Requiem', 'Monster Hunter Stories 3', 'Dragon Quest 1 & 2 HD-2D remake' 등을 공개했다. 라이엇 게임즈, EA 등 글로벌 업체 또한 기존 리그오브레전드 IP를 활용한 '2XKO', 배틀필드 IP를 활용한 '배틀필드6' 출시를 알렸다.
이에 대해 안 애널리스트는 "이미 성공을 거둔 IP는 높은 초기 인지도와 검증된 세계관 덕분에 후속작 역시 쉽게 성공하는 경향을 갖고 있다"며 "새 IP를 만들어 내기 어려운 기존 IP를 재발견하고 확장하는 것이 게임 시장 내 중요한 전략"이라고 풀이했다.
다수의 한국 게임 업체들도 게임쇼에 참가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움직임이 포착됐다. 넷마블, 펄어비스, 엔씨소프트 등 주요 게임사들과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 주도 아래 15개의 중소 업체들이 참가했다.
넷마블은 몬스터길들이기 IP를 활용한 '몬길:Star Dive'와 '일곱개의 대죄:오리진'을 선보였다. '몬길:Star Dive'는 서브컬쳐 형태의 수집형 액션 RPG로 서브컬쳐 장르를 선호하는 일본 유저들이 좋아할만한 컨텐츠란 점에서 일본 및 글로벌 시장 성공이 기대됐다. '일곱개의 대죄:오리진'의 경우, 행사 중 열린 소니의 온라인 쇼케이스인 'State of Play'에서 공개돼 콘솔 시장에서의 흥행 가능성을 열어뒀다.
펄어비스는 여러 차례 출시가 지연됐던 '붉은 사막'의 출시일을 내년 3월 19일로 확정하고 플레이버전을 공개했다. 기존 보스전 중심의 콘텐츠에 더해 전투와 퀘스트 중심의 콘텐츠를 공개하며 글로벌 유저에게 양호한 평가를 받았다.
엔씨소프트는 액션 RPG에 서브컬쳐를 결합한 'Limit Zero Breakers'를 출품하고 일본의 콘텐츠 기업 카도카와와의 협업을 통한 애니메이션, 굿즈 등 콘텐츠 확장 계획을 밝혔다. 컴투스의 경우 일본 만화가 원작인 3D 턴제 수집형 RPG '도원암귀 Crimson Inferno'를 첫 공개했다.
다만 콘솔 게임 라인업이 미비했던 부분은 한계로 지적됐다. 안 애널리스트는 "일본 및 글로벌 업체는 콘솔 게임 대응이 많았으나, 펄어비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내 업체가 모바일·PC 게임 중심으로 출품한 점은 아쉽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