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선 거래 규모 축소와 자금의 해외 유출 현상이 뚜렷했다. 개인투자자에 편중된 거래 비중과 규제 장벽이 문제라는 분석이다.

1일 iM증권은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30일에 공개한 '2025년 상반기 가상자산 실태조사 결과'를 분석하며 이 같이 주장했다.

이날 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 시가총액은 작년 말 4815조원에서 4473조원으로 7% 감소했으며, 국내의 경우 110.5조원에서 95.1조원으로 14% 줄었다. 해당 기간 비트코인 가격은 올랐지만 글로벌 관세 리스크, 지정학적 긴장 심화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위축되며 거래가 줄었다는 진단이다.

양현경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시장에선 기관 매수세가 유입돼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했으나, 국내 시장은 개인 투자자 거래 비중이 99%에 이르는 구조적 특성으로 인해 거래 규모가 되레 줄었다"고 전했다.

해외로 빠지는 자금 유출 현상도 눈에 띈다. 상반기 가상자산 외부 이전 금액은 트래블룰 20.2조원, 화이트리스트 78.9조원 등 총 101.6조원이 빠져나갔다. 양 애널리스트는 유출 배경으로 "국내 파생상품 금지와 상대적으로 부족한 유동성, 해외 거래소 상품의 다양성이 맞물렸다"고 설명하며 "이로 인해 원화가 USDT로 전환돼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결국 국내 가상자산 산업 위축 이슈는 관련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양 애널리스트는 "가상자산 현물거래 외 매매 금지, 외국인 투자자 차단 및 개인 중심의 매매 문제로 국내 가상자산 산업 경쟁력은 약화되고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로 자금이 유출되고 있다"며 "이재명 정부 들어 가상자산 친화적인 모습이 있지만, 관련 주요 정책은 여전히 국회 계류 중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법인 중심 매매가 이뤄지는 미국, EU, 홍콩에 비해 한국은 법집행기관, 비영리기관 등의 일부 기관 중심으로 매매가 허용되고 있다"며 "법인의 가상자산 매매가 점진적으로 허용될 것으로 예상되나, 이외 가상자산 정책 통과 속도나 의지를 고려했을 때 갈라파고스화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