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 용산구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제9차 한-이라크 공동위원회 본회의에서 아티르 알 그레이리 이라크 무역부 장관을 안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해외건설 수주 확대 요소로 꼽힌 중동 주요 프로젝트를 놓고 국내 건설사들의 성과가 지지부진하다. 정부에서 목표로 한 해외건설 연 350만달러 수주 실적 달성에도 빨간불이켜졌다. 목표치의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상반기를 마무리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 국내 건설사의 전통적인 텃밭인 중동 시장에서 수주 회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중동 건설시장을 뚫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민관 합동 '원팀 코리아'의 역할도 더욱 부각되는 모양새다.
22일 해외건설종합정보 서비스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내 건설업계 해외건설 수주 실적은 87억9297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3.8% 감소했다.
국내 건설업계가 지난해에 비해 해외 수주에서 부진한 페이스를 보이는 데에는 중동 시장에서 수주 약세가 이어지면서다. 중동 시장 수주액은 15억1476만달러로 전년 동기(22억3091만달러) 대비 32.3% 가량 줄었다.
특히 올해 현대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 등 국내 해외 수주에 강점을 가진 건설사들이 중동에서 수주 잭팟을 터트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경쟁사에 밀린 게 타격이 컸다.
현대건설은 프랑스·레바논·그리스 컨소시엄에 밀려 100억달러 규모로 추산된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 플랜트 사업 수주에 실패했다. 삼성엔지니어링도 15억 달러 규모의 알제리 프로판탈수소/폴리프로필렌(PDH/PP) 프로젝트를 중국 업체와 컨소시엄을 이룬 영국 페트로펙에게 넘겨줬다.
해외건설 수주의 본격적인 반등을 위해서는 중동 시장에서 대형 프로젝트 확보가 필요하다는 게 업계 공통적인 시각이다.
이에 중동시장의 문을 지속적으로 두드리며 현지 네트워크 강화에 나선 민관 합동 '원팀 코리아'의 존재감도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
'원팀코리아' 단장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전날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한국-이라크 공동위원회'를 통해 교통과 항공 외교 등 다양한 분야에서 MOU(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라크는 알포 신항만 개발과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 등 수십조 단위의 사업을 추진 중으로 국내 건설업체에게 기회의 땅이 될 수 있을 전망이다.
여기에 '원팀 코리아'는 UAE(아랍에미리트)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다양한 중동 지역 국가와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UAE는 수소 관련 사업에서 사우디아라비아는 '네옴시티' 프로젝트 관련한 수주 확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의 사우디 아미랄 프로젝트가 현재 최종 계약만 남겨두고 있어 2분기 보고서에서 수익으로 인식 가능할 것"이라며 "사우디 네옴시티 Civil Box 터널 Type C 등 연내 수주 물량도 무리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현대건설의 사우디 '아미랄 프로제트'로 '원팀 코리아'의 성과는 곧 가시화될 전망이다. 50억달러 규모의 사우디 '아미랄 프로젝트'를 놓고 수일 내에 현대건설의 계약 체결 가능성이 나온다. 원희룡 장관은 전날부터 직접 수주지원단을 이끌고 사우디 현지를 찾기도 했다. 원 장관은 25일까지 사우디 현지에서 건설 분야를 비롯해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하반기부터는 사우디 자프라2프로젝트와 UAE 루와이스 LNG, 사우디 아람코 파드힐리 가스로젝트 등 중동지역 주요 발주가 예상되면서 국내 건설업체의 본격적인 진출 기대감이 나온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중동 유가가 하락하면서 예상보다 발주 환경이 크게 개선되지도 않았던 점이 중동 수주 부진 하나의 원인"이라며 "저가 수주에 대한 경계도 크고 중동 지역 지정학 리스크를 고려했을 때 건설사들이 다소 신중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하반기 발주 예상 사업지 입찰도 기대해볼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