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시공한 UAE 바라카 원자력 발전소. (사진=현대건설)
국내외 원자력 발전사업이 다수 예고되면서 건설사들이 바빠지고 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 원전 사업 경력이 있는 대형건설사를 중심으로 조직 재정비와 함께 협력 관계 지형도도 형성되고 있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 공공공사 최대어로 꼽히는 3조4583억원 규모의 '신한울 3, 4호기 주설비공사' 수주전이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대우건설의 3파전으로 예상된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신한울3, 4호기 주설비공사'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PQ) 서류를 오는 30일까지 받고 11월 30일에 개찰한다. 입찰 기준에 따르면 주설비공사에 참여할 컨소시엄은 3개의 시공사로 구성해야하며 2개의 실적사 외에 최근 10년간 원전 시공실적이 없는 꼭 포함해야 한다.
삼성물산은 GS건설, DL이앤씨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물산은 최근 에너지솔루션 사업부를 신설하고 원전 및 소형모듈원자로(SMR) 영업을 전담하는 원전영업그룹도 설치했다. DL이앤씨도 원자력 영업파트와 원자력사업실을 신설 및 격상하는 등 조직 재정비에 나섰다.
현대건설은 두산에너빌리티, 포스코이앤씨와 손잡을 전망이다. 원전 수주를 위해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는 조직 재정비로도 분주하다. 현대건설은 뉴에너지 사업부를 신설하고 대형원전과 SMR·신재생에너지사업을 맡겼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6월 플랜트 사업본부 산하 발전사업실 아래에 '원자력 사업 추진반'을 신설하는 등 조직 구성도 마쳤다.
양 사는 국내 원자력 연구개발 기관과도 협력 관계 구축에 힘쓰고 있다. 현대건설은 한국원자력연구원과 원전 핵심 분야에서 상호 협력 및 정보기술교류, 해외 시장 진출 등에 힘을 합친다. 포스코이앤씨는 한국원자력산업협회, 서울대학교와 손을 잡고 원자력 분야 실무 인재양성 교육 프로그램 개발에도 나서는 등 원전 전문가 육성에 힘쓰고 있다.
대우건설이 시공한 신월성원자력발전소 전경. (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은 SK에코플랜트, 금호건설과 함께 경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건설은 지난달 26일 SK에코플랜트와 '원자력 및 플랜트 사업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대우건설은 원자력 분야 토탈 솔루션을 보유한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SK에코플랜트는 신고리 1·2호기와 새울 1·2호기, 신한울 1·2호기 등 원전 공사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국내 원전 먹거리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해외 원전 사업에서는 수주 성과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3조원 규모의 이집트 엘다바 원전 건설사업을 확보로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올해는 한수원과 한전기술이 지난 6월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 삼중수소제거설비 건설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도 함께 사업자로 내정됐다.
글로벌 시장에서 원전 추가 수주 기대감도 나온다. 당장 루마니원자력공사(SNN)는 미국과 함께 동부 체르나보다 원전 단지에 원전 2기를 신규 건설하는 사업과 함께 기존 원전 2기를 현대화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현지 원전 삼중수소제거설비 건설사업 수주를 통해 경쟁력을 입증한만큼 지속적인 수주 파이프라인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민관합동 '원 팀 코리아'가 나선 체코 원전 시장에서도 수주가 기대된다. 해외원전에서 체코·폴란드 원전수출을 위한 팀코리아에 대한민국 대표로 참여해 내년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원전 사업은 프로젝트 규모가 커 건설사의 장기적인 먹거리 확보에 용이하다"며 "향후 국내외에서 지속적인 발주가 예상돼 수주고를 크게 늘릴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