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는 2024년 5월 16일 지방은행인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인가를 의결했다. iM뱅크의 CI 변천.(자료=iM뱅크 홈페이지)
지방은행의 전략적 선택이 향후 은행업계의 경쟁 구도에 주요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나이스신용평가의 이혁준 금융SF평가본부장은 지난 17일 '지방은행의 미래'란 제목의 칼럼을 통해 "사업환경 측면에서 지방은행이 구조적인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며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이 본부장은 지방은행이 직면한 도전으로 디지털금융 확산, 지방경제 위축 등 크게 두 가지를 들었다.
지역주민 입장에서 지방은행이 시중은행보다 더 편리한 점은 높은 접근성인데 2017년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등 디지털금융의 확산으로 사정이 바뀌었다는 것. 지방경제의 위축으로 2015년부터 지방은행과 시중은행간 자산건전성 역전현상이 나타난 점도 짚었다.
게다가 정부는 은행업계의 경쟁 강도를 높이는 쪽으로 정책방향을 틀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과 함께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도 이뤄졌다.
이 본부장은 "언제부터인가 은행업계가 혁신추구 없이 편안히 앉아 이자장사만 한다는 비판이 커지기 시작했다"며 "기업과 가계는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 중인데 정부가 세워준 높은 진입장벽으로 보호받는 은행은 과점시장의 이익을 향유하며 매년 성과급 파티를 벌이는 데 대한 시선이 차가워졌다"고 배경을 분석했다.
은행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 속에서 지방은행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크게 세 가지라고 이 본부장은 내다봤다. 지방은행 본연의 역할에 더욱 집중하는 길, 대구은행처럼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는 길, 지방은행 간 합병을 통해 대형화하는 길 등이다.
다만, 세 가지 모두 쉽지 않은 길임을 분명히 했다. 고객충성도와 자산건전성 관리가 과거에 비해 어려워진 환경이고, 대주주 지분율 제한 등 규제 장벽이 낮아질 가능성도 크지 않다.
이 본부장은 "급변하는 경제환경 속에서 언제까지 은행업만 무풍지대로 남아있을 수는 없다"며 "특히 지방은행은 멀어져가는 시중은행과 추월해오는 인터넷전문은행 사이에서 중장기적인 생존을 위해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런 측면에서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대구은행의 향후 행보와 경영실적이 중요한 참고사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으로 현재 지방은행은 부산은행, 경남은행, 광주은행, 전북은행, 제주은행 등 5개만 남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