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퓨처엠의 인조흑연 음극재 공장에서 제조설비를 가동하고 있다. 국내 음극재 생산은 포스코퓨처엠이 유일하다. 최근 포스코퓨처엠 음극재는 중국 저가 공세에 생산량이 50% 이하로 떨어지고, 흑연 국산화 생태계 중 피앤오케미칼 지분도 매각될 전망이다. (사진=포스코퓨처엠) # 요소수 대란 사태. #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안티모니 수출금지. 중국의 수출 품목 통제로 우리나라가 어려움을 겪었던 상황들이다. 최근 전기차 배터리의 주요 소재 중 하나인 음극재에 대해서도 이같은 중국발 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음극재는 포스코퓨처엠이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전기차 배터리 양극재와 음극재를 모두 생산하며 국산화 생태계를 만들었다. 하지만 최근들어 음극재의 원가경쟁력이 중국에 비해 악화되면서 국내 생산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걱정까지 나온다. ■ 포스코퓨처엠, 피앤오캐미칼 지분 OCI에 매각 전망 26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은 음극재 생산 가치사슬 중 하나인 피앤오케미칼의 지분 전량을 OCI홀딩스에 매각할 방침이다. 포스코퓨처엠과 OCI는 피앤오케미칼 지분을 각각 51%, 49% 보유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금일(26일) 관련(피앤오케미칼의 지분을 OCI에 매각하는) 내용의 안건으로 이사회가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피앤오케미칼은 포스코퓨처엠과 OCI홀딩스가 합작해 세운 국내 처음으로 배터리 음극재 코팅용 피치를 생산하는 회사다.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12일에 준공식을 가지며 설립한지도 얼마 되지 않았다. 그 시점부터 전기차 캐즘(일시적수요둔화)으로 전기차 판매가 둔화되기 시작했다. 포스코퓨처엠은 9개월 만에 피앤오케미칼 지분을 전량 OCI홀딩스에 매각할 예정이다. 적자가 지속돼서 더 견딜 수 없어서다. 포스코퓨처엠은 피앤오케미칼이 본격적으로 음극재 코팅용 피치를 생산하기도 전에 매각하는 이유는 음극재 사업 자체에 더욱 집중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현재 음극재 사업이 얼마나 어려운 상황인지 반증하는 것으로 결국 국산 음극재는 없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는 이유다. 피앤오케미칼 설립 당시만 해도 음극재 완전 가치사슬을 완성했다고 포스코퓨처엠은 강조했다. 지난 2021년 8월부터 음극재 코팅용 피치의 국산화를 추진해왔다. 포스코퓨처엠은 양극재에 이어 음극재도 ‘원료-중간소재-최종제품’에 이르는 생태계를 확보했다. 여기에서 중간소재 부분에 해당하는 게 피앤오케미칼의 ‘코팅용 피치’다. 피앤오케미칼 준공 당시 김준형 포스코퓨처엠 사장은 “음극재 코팅용 피치의 내자화에 성공해 경쟁력을 강화하게 됐다”며 “안정적인 원료 공급망과 독보적인 기술로 고품질 제품을 통해 국내 배터리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피앤오케미칼은 피치 사업 본격화를 준비 중이었지만, 지난해 671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 철강·배터리소재 모두 中 공세에 시달려…“흑연 생산 전기료만 해도 엄청나” 포스코그룹의 양대축인 철강과 배터리 소재 사업 모두 중국의 저가 공세에 따른 공급과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기차는 캐즘에 국내에서는 화재까지 겹쳐 둔화됐다. 최근엔 국내에서 유일한 포스코퓨처엠 음극재의 생산량이 50% 이하로 떨어졌다는 소식이 퍼져나갔다. 국내 배터리 업계조차 음극재는 저렴한 중국산을 쓰고 있어서다. 미국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규제로 음극재 등 배터리 소재까지도 적용하면 그나마 나아질 수도 있다. 하지만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저렴한 중국 소재를 더 쓰게 해달라며 2년간 유예를 요청한 상태다. 이에 따라 포스코퓨처엠은 2년간 버틸 수 있는 체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음극재 생태계가 조금씩 무너지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만약 포스코퓨처엠이 음극재 사업을 더 못하게 될 경우 요소수 대란과 같은 중국의 수출통제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중국이나 미국은 자국 중심의 기업 육성을 위한 직접적인 지원과 투자가 활성화되고 있지만, 국내에선 이런 직접적인 투자도 쉽지 않아보인다”고 지적했다. 음극재인 천연흑연과 인조흑연이 있는데 포스코퓨처엠은 이들 모두를 생산하고 있다. 인조흑연의 경우 생산에 많은 전기가 쓰인다고 한다. 업계 관계자는 “흑연 생산 전기료만 해도 엄청난데 이를 아낄 수 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특정 회사만 지원해줄 수는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는 것. 국내 유일의 음극재가 요소수 대란과 같은 사태가 벌어지지 않으려면 정부의 지원 대책이 필요한 상황으로 평가된다. 자동차연구 관련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는 미래산업 중 하나로 아무리 캐즘이라고 해도 전 세계 시장에서 성장은 지속되고 있다”며 “국내 전기차, 배터리 생태계가 무너지지 않도록 정부와 기업 간 소통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요소수'처럼 음극재 대란 오나?…포스코퓨처엠, 소재업체 매각 추진

포스코퓨처엠, 피앤오캐미칼 지분 OCI에 매각 관련 이사회
철강·배터리소재 모두 中 공세에 시달려…"흑연 생산 전기료만 해도 엄청나"
요소수 대란과 같이 中 수출통제 시 배터리 생태계 타격 우려

손기호 기자 승인 2024.08.26 15:28 | 최종 수정 2024.08.26 16:01 의견 0
포스코퓨처엠의 인조흑연 음극재 공장에서 제조설비를 가동하고 있다. 국내 음극재 생산은 포스코퓨처엠이 유일하다. 최근 포스코퓨처엠 음극재는 중국 저가 공세에 생산량이 50% 이하로 떨어지고, 흑연 국산화 생태계 중 피앤오케미칼 지분도 매각될 전망이다. (사진=포스코퓨처엠)


# 요소수 대란 사태. #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안티모니 수출금지.

중국의 수출 품목 통제로 우리나라가 어려움을 겪었던 상황들이다. 최근 전기차 배터리의 주요 소재 중 하나인 음극재에 대해서도 이같은 중국발 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음극재는 포스코퓨처엠이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전기차 배터리 양극재와 음극재를 모두 생산하며 국산화 생태계를 만들었다. 하지만 최근들어 음극재의 원가경쟁력이 중국에 비해 악화되면서 국내 생산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걱정까지 나온다.

■ 포스코퓨처엠, 피앤오캐미칼 지분 OCI에 매각 전망

26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은 음극재 생산 가치사슬 중 하나인 피앤오케미칼의 지분 전량을 OCI홀딩스에 매각할 방침이다. 포스코퓨처엠과 OCI는 피앤오케미칼 지분을 각각 51%, 49% 보유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금일(26일) 관련(피앤오케미칼의 지분을 OCI에 매각하는) 내용의 안건으로 이사회가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피앤오케미칼은 포스코퓨처엠과 OCI홀딩스가 합작해 세운 국내 처음으로 배터리 음극재 코팅용 피치를 생산하는 회사다.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12일에 준공식을 가지며 설립한지도 얼마 되지 않았다. 그 시점부터 전기차 캐즘(일시적수요둔화)으로 전기차 판매가 둔화되기 시작했다. 포스코퓨처엠은 9개월 만에 피앤오케미칼 지분을 전량 OCI홀딩스에 매각할 예정이다. 적자가 지속돼서 더 견딜 수 없어서다.

포스코퓨처엠은 피앤오케미칼이 본격적으로 음극재 코팅용 피치를 생산하기도 전에 매각하는 이유는 음극재 사업 자체에 더욱 집중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현재 음극재 사업이 얼마나 어려운 상황인지 반증하는 것으로 결국 국산 음극재는 없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는 이유다.

피앤오케미칼 설립 당시만 해도 음극재 완전 가치사슬을 완성했다고 포스코퓨처엠은 강조했다. 지난 2021년 8월부터 음극재 코팅용 피치의 국산화를 추진해왔다. 포스코퓨처엠은 양극재에 이어 음극재도 ‘원료-중간소재-최종제품’에 이르는 생태계를 확보했다. 여기에서 중간소재 부분에 해당하는 게 피앤오케미칼의 ‘코팅용 피치’다.

피앤오케미칼 준공 당시 김준형 포스코퓨처엠 사장은 “음극재 코팅용 피치의 내자화에 성공해 경쟁력을 강화하게 됐다”며 “안정적인 원료 공급망과 독보적인 기술로 고품질 제품을 통해 국내 배터리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피앤오케미칼은 피치 사업 본격화를 준비 중이었지만, 지난해 671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 철강·배터리소재 모두 中 공세에 시달려…“흑연 생산 전기료만 해도 엄청나”

포스코그룹의 양대축인 철강과 배터리 소재 사업 모두 중국의 저가 공세에 따른 공급과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기차는 캐즘에 국내에서는 화재까지 겹쳐 둔화됐다. 최근엔 국내에서 유일한 포스코퓨처엠 음극재의 생산량이 50% 이하로 떨어졌다는 소식이 퍼져나갔다.

국내 배터리 업계조차 음극재는 저렴한 중국산을 쓰고 있어서다. 미국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규제로 음극재 등 배터리 소재까지도 적용하면 그나마 나아질 수도 있다. 하지만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저렴한 중국 소재를 더 쓰게 해달라며 2년간 유예를 요청한 상태다.

이에 따라 포스코퓨처엠은 2년간 버틸 수 있는 체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음극재 생태계가 조금씩 무너지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만약 포스코퓨처엠이 음극재 사업을 더 못하게 될 경우 요소수 대란과 같은 중국의 수출통제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중국이나 미국은 자국 중심의 기업 육성을 위한 직접적인 지원과 투자가 활성화되고 있지만, 국내에선 이런 직접적인 투자도 쉽지 않아보인다”고 지적했다.

음극재인 천연흑연과 인조흑연이 있는데 포스코퓨처엠은 이들 모두를 생산하고 있다. 인조흑연의 경우 생산에 많은 전기가 쓰인다고 한다. 업계 관계자는 “흑연 생산 전기료만 해도 엄청난데 이를 아낄 수 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특정 회사만 지원해줄 수는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는 것. 국내 유일의 음극재가 요소수 대란과 같은 사태가 벌어지지 않으려면 정부의 지원 대책이 필요한 상황으로 평가된다.

자동차연구 관련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는 미래산업 중 하나로 아무리 캐즘이라고 해도 전 세계 시장에서 성장은 지속되고 있다”며 “국내 전기차, 배터리 생태계가 무너지지 않도록 정부와 기업 간 소통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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