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수 대웅제약 대표. 사진=이한울 기자
“1품 1조는 단순한 매출 목표를 넘어 글로벌에서 K-제약바이오의 위상을 높이고 세계인의 건강한 삶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나보타, 펙수클루, 엔블로 3대 혁신 신약을 중심으로 개별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
박성수 대웅제약 대표가 2025년 신년사를 통해 강조한 말이다. 대웅제약은 올해 2년 연속 으로 매출, 영업이익, 영업이익률이 모두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하는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함과 동시에 '1품 1조 전략'을 통해 영업익 1조 시대를 열겠단 비전을 제시했다. 비전 달성을 위해서는 수출 비중이 84%에 달하는 나보타의 활약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대웅제약은 지난해 박성수 대표를 선임했다. 박 대표는 나보타의 성장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입지전적인 인물이기 때문이다. 실제 박 대표는 '나보타맨'으로 꼽힌다. 1999년 대웅제약에 처음 입사한 박 대표는 개발·허가·마케팅·글로벌사업 등을 거쳐 2011년 미국으로 건너가 대웅미국법인(Daewoong America Inc.) 법인장을 역임했다. 한국에 복귀해 나보타 사업본부장을 맡았고 2021년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나보타 본부와 글로벌 사업본부, 바이오 연구개발(R&D)본부와 법무실을 총괄했다.
특히 박 대표는 나보타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주도하면서 전세계 70개국에 성공적인 수출을 이끌었다. 재임 기간 나보타 실적을 20배 이상 성장시키는 등 대웅제약의 글로벌 사업을 한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글로벌 도약…과제는 나보타 중국 진출
(출처=금융감독원 사업보고서)
취임 전 본부장으로서 나보타의 FDA 승인, 미국 진출을 주도했던 박 대표는 나보타 사업의 업그레이드를 다짐했다. 나보타의 중국 진출 및 치료시장 진입 등을 통해 단일품목 ‘영업이익 3000억원’을 실현한단 계획이다. 중국은 미국에 이어 전세계 2위 보툴리눔 톡신 시장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앤설리번에 따르면 올해 126억위안(약 2조4000억원) 수준인 중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 규모는 연평균 25.4%씩 성장해 2030년 390억위안(약 7조4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시장 특성상 집계에 포함되지 않는 비공식 시장이 방대한 만큼 실제 시장 규모는 더 클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난 2021년 중국 약품관리국(NMPA)에 나보타 허가를 신청한 대웅제약은 올해 허가가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나보타는 지난해 연간 매출 186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7% 성장했다. 나보타 매출 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84%에 달한다. 특히 세계 최대 보툴리눔 톡신 시장인 미국에서는 미용 톡신 시장 점유율 13%를 기록하며 2위에 안착했다. 중국 시장에 진출하게 되면 나보타 단일 품목으로 영업이익 3000억원이라는 비전 달성에 속도가 붙게될 전망이다.
치료 시장 진출도 가시화되고 있다. 미국 파트너사 이온바이오파마는 삽화성·만성 편두통, 경부 근긴장 이상, 위마비,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등 나보타의 치료 적응증 확보를 위한 임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나보타 외 펙수클루와 엔블로 등의 신약들도 글로벌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는 2022년 출시 후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현재 국내를 포함해 필리핀과 멕시코, 칠레, 에콰도르 등 5개 국가에 허가를 받아 출시를 마친 상태다. 당뇨병 치료제인 엔블로도 12개 국가에 허가를 제출했고 8개 국가에서 수출계약을 마친 상태다. 이미 올해 1월 브라질과 나보타 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해외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박 대표는 '1품 1조'를 향해 나아가는 3품목 신약 외에도 새로운 신약 개발을 위한 집중적인 투자도 이어가고 있다. 혁신 신약(First in Class)을 목표로 개발중인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후보물질 ‘베르시포로신(DWN12088)은 미국 FDA로부터 희귀의약품 및 신속심사제도 개발 품목으로 지정 받고 글로벌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첫 자체개발 항암제 후보물질 DWP216과 세계 최초 중증 간 섬유증 경구용 신약으로 개발중인 후보물질 DWP220의 경우 지난해 국가신약개발사업 과제로 선정됐으며 경구형 GLP-1·GIP 수용체 이중작용제와 장기지속형 주사제, 마이크로 니들 패치 등 대사 비만 포트폴리오 구축에도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박성수 대웅제약 대표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대웅제약은 이제 단순한 제약회사가 아니라 고객에게 더 큰 가치를 가장 효과적으로 제공하는 기업이 돼야 한다"며 "위장질환, 대사섬유증, 암, 자가면역질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대해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