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대형손해보험사들까지 손해율 100%를 넘기면서 자동차보험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할인특약을 조정하려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보험료 인상이 쉽지 않은 탓에 할인특약을 일부 조정해 손해율을 개선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이미 적정수준을 넘긴 상태다. 업계 1위 삼성화재의 경우 지난해 12월 자동차보험 손해율(가마감)은 100.1%로 누적손해율은 91.0%다. 현대해상과 KB손보 역시 지난 12월 기준(가마감) 손해율은 각각 101.0%, 100.5%를 기록했으며, 누적손해율은 각각 91.7%, 92.0%다. 대형손보사들의 손해율이 모두 손해율 100%를 넘어선 상황이다. 손해율은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 대비 고객에게 지급한 보험료 비율로, 100%를 넘으면 받은 보험료 보다 나간 지급액이 더 많다는 의미다. 업계는 사업비를 감안해 적정 손해율을 78∼80%로 보고 있다. 보험료 인상을 계속 검토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탓에 손보사들은 할인특약을 손보고 있다. 삼성화재, KB손보, DB손보의 안전운전(UBI) 할인 특약 기준을 상향 조정할 방침이다. 이 특약은 T맵 ‘운전습관’서비스 이용에 동의한 개인용 자동차보험 가입자가 T맵을 켜고 주행시 안전운전 점수에 따라 보험료 5~10%를 할인해 준다. DB손보는 11일 이후 가입계약에 대해 기존 500㎞ 이상, 61~70점일 때 5%, 71점 이상일 때 보험료 11%를 할인하던 기준을 1000㎞ 이상으로 조정한다. KB손보는 12일 이후 가입계약부터 기존 500㎞ 이상, 65점 이상일 때 10%를 할인하던 기준을 1000㎞로 상향한다. 삼성화재도 오는 2월부터 UBI특약 기준을 올린다. 그 동안 500㎞ 이상, 71점 이상이면 보험료 5%를 할인이 제공됐지만 2월부터는 3000㎞로 조정된다. UBI특약 외에도 일부 보험사들은 블랙박스 특약 할인율을 2~3% 수준에서 최저 1% 미만까지 절반 이상 줄였다. 앞서 손보사들은 고객들을 유인하기 위해 다양한 할인특약을 내놓았다. 이로 인해 출혈경쟁이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손해율 악화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또한 보험료 인상이 쉽지 않기 때문에 대신에 할인특약을 조정해 손해율을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료의 경우 보험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게 맞지만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 특성상 서민경제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야 해 보험료 인상이 쉽지가 않다”며 “지난해 말부터 보험료 인상얘기는 계속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인상 시기나 인상률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나온 게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할인특약 기준을 올리게 되면 할인을 받을 수 있는 고객군이 줄어들면서 일정 부분 손해율을 일부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보험료를 인상하는 것보다는 쉬운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할인특약 기준 조정이 모럴헤저드를 차단하기에는 역부족이라 손해율 개선에는 큰 의미가 없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할인특약 기준을 조정했다고 해서 모럴리스크를 완전 차단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관리나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보험사기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리기 위한 소비자들의 인식제고에도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車보험료 인상 어렵다" 판단한 손보사들, 할인특약 손보는 속사정

누적 손해율 적정치 넘긴 삼성화재·KB손보·DB손보, 안전운전 할인 특약 기준 상향

주가영 기자 승인 2020.01.08 15:16 의견 0

사진=픽사베이

대형손해보험사들까지 손해율 100%를 넘기면서 자동차보험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할인특약을 조정하려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보험료 인상이 쉽지 않은 탓에 할인특약을 일부 조정해 손해율을 개선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이미 적정수준을 넘긴 상태다. 업계 1위 삼성화재의 경우 지난해 12월 자동차보험 손해율(가마감)은 100.1%로 누적손해율은 91.0%다. 현대해상과 KB손보 역시 지난 12월 기준(가마감) 손해율은 각각 101.0%, 100.5%를 기록했으며, 누적손해율은 각각 91.7%, 92.0%다. 대형손보사들의 손해율이 모두 손해율 100%를 넘어선 상황이다.

손해율은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 대비 고객에게 지급한 보험료 비율로, 100%를 넘으면 받은 보험료 보다 나간 지급액이 더 많다는 의미다. 업계는 사업비를 감안해 적정 손해율을 78∼80%로 보고 있다.

보험료 인상을 계속 검토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탓에 손보사들은 할인특약을 손보고 있다. 삼성화재, KB손보, DB손보의 안전운전(UBI) 할인 특약 기준을 상향 조정할 방침이다. 이 특약은 T맵 ‘운전습관’서비스 이용에 동의한 개인용 자동차보험 가입자가 T맵을 켜고 주행시 안전운전 점수에 따라 보험료 5~10%를 할인해 준다.

DB손보는 11일 이후 가입계약에 대해 기존 500㎞ 이상, 61~70점일 때 5%, 71점 이상일 때 보험료 11%를 할인하던 기준을 1000㎞ 이상으로 조정한다. KB손보는 12일 이후 가입계약부터 기존 500㎞ 이상, 65점 이상일 때 10%를 할인하던 기준을 1000㎞로 상향한다. 삼성화재도 오는 2월부터 UBI특약 기준을 올린다. 그 동안 500㎞ 이상, 71점 이상이면 보험료 5%를 할인이 제공됐지만 2월부터는 3000㎞로 조정된다. UBI특약 외에도 일부 보험사들은 블랙박스 특약 할인율을 2~3% 수준에서 최저 1% 미만까지 절반 이상 줄였다.

앞서 손보사들은 고객들을 유인하기 위해 다양한 할인특약을 내놓았다. 이로 인해 출혈경쟁이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손해율 악화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또한 보험료 인상이 쉽지 않기 때문에 대신에 할인특약을 조정해 손해율을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료의 경우 보험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게 맞지만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 특성상 서민경제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야 해 보험료 인상이 쉽지가 않다”며 “지난해 말부터 보험료 인상얘기는 계속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인상 시기나 인상률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나온 게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할인특약 기준을 올리게 되면 할인을 받을 수 있는 고객군이 줄어들면서 일정 부분 손해율을 일부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보험료를 인상하는 것보다는 쉬운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할인특약 기준 조정이 모럴헤저드를 차단하기에는 역부족이라 손해율 개선에는 큰 의미가 없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할인특약 기준을 조정했다고 해서 모럴리스크를 완전 차단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관리나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보험사기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리기 위한 소비자들의 인식제고에도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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