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열린 '주택공급 활성화와 부동산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정책 세미나'에서 김정주 한국건설산업연구위원이 '건설·부동산금융 안정화를 위한 정책 방향'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정지수 기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를 대비하기 위해 사업 구조 개선과 더불어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PF 문제 심화를 놓고 시장의 실패 외에도 정책적 대응의 문제도 들여봐야 한다는 목소리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2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주택공급 활성화와 부동산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정책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세미나에서 김정주 건산연 연구위원은 "최근의 부동산 PF 위기는 외환 위기 이후 빠르게 진행된 부동산 금융화 현상의 한 단면"이라며 "부동산PF는 국내 개발사업 여건에 맞지 않게 활용되면서 구조적인 문제가 심화됐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부동산PF의 정상적인 작동을 위해 필요한 요소로 ▲사업추진 여건의 안정성 ▲사업 참여자들 사이에 합리적 위험 분담 등 두 가지를 꼽았다. 그러나 수십 년간 부동산 가격 상승 흐름이 이어지면서 이러한 조건들이 제대로 갖춰지지 못한 상황이라는 게 김 연구위원의 진단이다. 지금과 같은 구조의 PF 활용으로 개발사업에 참여하는 개발-건설산업과 금융산업 관계의 불균형성 심화가 이 같은 위기를 초래했다는 이야기다.
김 연구위원은 정책적 대응도 실패한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산업간 불균형 및 그에 따른 PF금융구조의 한계점이 위기로 이어지는 이면에는 정책적 요인인 거시·부동산 정책의 혼란과 그에 따른 과도한 가격변동의 문제가 놓여있다"면서 "미분양 해소와 수요 진작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범부처 차원에서의 관리-대응 체계 구축 등 정부의 역할도 필요하다고도 주장했다. 산업구조의 단기적 개선이 쉽지 않고 문제가 되는 과도한 책임준공과 채무인수, 공사비 인상 불인정 등 사업자 간 과도한 불공정 협약 문제에는 일정부분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거다.
김 연구위원은 "부동산 금융화 흐릅 속에서 지금과 유사한 위기가 완전히 재발하지 않기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금융감독당국과 국토교통부 차원에서 개발금융과 개발사업장에 대한 관리시스템을 마련하고 범부처 차원에서 대응할 수 있는 대응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도 말했다.
끝으로 "이번 위기를 단순히 시장에서의 실패로 볼 것이 아닌 글로벌 환경에서 지속돼 온 경제 금융화 현상, 그리고 그 속에서 이뤄진 정책적 대응의 실패 문제로 넓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세미나에서 이태희 부연구위원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지속가능한 공급체계', 김성환 부연구위원은 '주택시장 구조변화에 대응한 선제적 제도 개편 방향' 등에 대해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