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계동 사옥. (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이 풍부한 수주 속에서도 해외 공사비 상승에 신음했다. 최선의 과제로 꼽히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올해도 안정화된 국내 원가율을 바탕으로 양질의 주택 먹거리 확보에 나선다. 특히 6년 연속 정비사업 수주 1위 자리를 노리는 동시에 전반적인 실적 반등 돌파구까지 마련한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올해 정비사업(재건축·재개발·리모델링) 신규 수주액이 6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현대건설의 이날 기준 정비사업 신규 수주액은 4조257억원이다. 올해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7740억원) ▲인천 부개5구역 재개발(5139억원) ▲대전 도마·변동 16구역 재개발(7057억원) ▲송파 가락삼익맨숀 재건축(6341억원) 등 수도권 주요 사업지에서 수주고를 쌓았다.
신반포2차 투시도. (자료=현대건설)
현대건설은 공들이고 있는 1조2000억원 규모의 신반포2차 재건축 수주가 유력하다. 신반포2차 재건축 조합은 내달 1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고 우선협상대상자인 현대건설과 수의계약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현대건설은 연내 현대엔지니어링과 컨소시엄을 이룬 서울 강서구 방화3구역, HDC현대산업개발과 손을 잡은 강북구 미아9-2구역 등에서의 수주도 기대한다. 성동구 마장세림 재건축도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확보했다.
현대건설은 연말까지 적절한 공사비가 보장된 양질의 정비사업장을 품으면서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꾀한다. 원자잿값 인상으로 기수주한 사업장에서 비용이 늘면서 수익성 제고에 애를 먹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함이다.
현대건설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이 25조4234억원, 영업이익은 512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0.8% 성장한 반면 영업이익은 20.0% 감소했다. 영업이이률은 2.02%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04%)과 비교했을 때 1%포인트(p) 이상 낮아졌다.
현대건설의 수익성 하락은 3분기에 해외 현장에서 발생한 일회성 손실을 반영한 탓이다. 3분기 별도 기준 해외 매출원가율은 99%에 달했다. 국내 매출 원가율이 93% 수준이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은 해외 현장에서의 추가 원가 반영 등이 이익률 악화의 주 요인"이라면서 "국내 원가율은 다소 진정 국면에 들어섰다"고 짚었다.
현대건설은 상대적으로 마진율이 낮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난해 이전에 착공한 현장의 매출 기여도가 떨어질수록 수익성 개선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올해와 지난해 수주한 정비사업 현장의 규모가 10조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해당 사업장의 매출 기여도가 높아지는 시점에서 악화한 수익력도 호전할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올해 정비사업에서 선별수주 전략을 바탕으로 핵심 사업지의 시공권을 다수 확보하고 있다"면서 "양질의 사업장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