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실적 호조에 콧노래를 부르고 있다. 해외주식 거래대금 수수료가 증가하면서 이익의 한 축으로 자리잡은 효과에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했던 충격이 일단락된 영향이다. 반면 이같은 효과가 대형사에 집중되면서 중소형사들의 부진은 상대적으로 더 크게 부각되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조원을 웃도는 영업이익을 달성한 곳은 총 5개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연결 기준 1조205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대비 62.7%의 성장을 보였다. 당기순이익 역시 64.2% 증가하며 8990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브로커리지 매출과 기업금융(IB), 상품운용손익이 증가한 데 따른 성과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지난해 부진을 딛고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연결 기준 1조159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미래에셋증권은 당기 순이익에서 168%의 성장을 보이기도 했다. 이는 미국 법인의 실적 개선 영향도 있었지만 해외주식 잔고가 40조원을 넘어서는 등 브로커리지 부문에서 견조한 성장을 보인 것이 주효했다.
김지원 다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높은 평균 수수료율 기반과 컨텐프 차별화 등 전략으로 현 추세가 지속된다면 양호한 브로커리지 수익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봤다.
메리츠증권도 1조54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지난 2022년 이후 2년 만에 '1조 클럽'에 재진입했다.
오는 13일 실적 발표 예정인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3분기 기준 누적 영업이익이 1조1587억원을 기록한 바 있어 4분기 실적까지 더해질 경우 업계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면 중소형사들은 이같은 브로커리지 부문의 수혜를 누리지 못한 동시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 등으로 실적 감소세가 이어졌다.
LS증권은 전년대비 34% 즐어든 21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2년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iM증권도 210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2023년에 이어 손실 흐름을 보였다. 부동산 PF 우발채무 비중이 높았던 iM증권은 지난해 3000억원 이상의 대손충당금을 쌓는 등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면서 현재 우발채무 비중이 40%대까지 내려간 상태다.
대신증권도 전년대비 55.6% 줄어든 71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실적 부진의 아쉬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