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재개와 상장 폐지 기준 강화, 상법 개정안 등 정부가 추진 중인 정책들을 통해 주식 시장의 가격 효율성을 확대하고 상장 기업의 회계 투명성 개선 등 효과를 거둘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주식시장 밸류업 모멘텀은 여전히 살아있다는 것이다.
25일 나정환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공매도 재개는 주식시장의 가격 형성 효율성을 제고하는 바 저평가된 주식의 매력도를 부각시킬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외국인 투자자 입장의 개별 종목 롱숏 플레이를 가능하게 하므로 한국 주식시장 거래량 확대도 기대해 볼만하다"며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200선물 및 옵션으로 해지가 가능했던 만큼 공매도 재개로 인한 주식 거래 활성화는 코스피 시장보다는 코스닥 시장에서 부각될 것"이라고 봤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하는 수급 추세 변화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공매도 재개 자체가 외국인 수급 개선으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상장기업의 시가총액 및 매출액 기준 상장폐지 조건을 2026년부터 단계적으로 상향 조정할 예정이다. 또한 감사의견 2회 연속 미달인 기업은 즉시 상장 폐지되거나, 상장폐지 심의 단계와 개선 기간을 축소하는 등의 조치를 통해 부실 기업의 퇴출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개선키로 했다.
나 애널리스트는 상장폐지 제도 개선과 관련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부실 기업을 정리하고, 회계 부정이 있는 기업을 주식시장에서 빠르게 퇴출시키는 것이 가져올 긍정적 효과가 더 크다"며 "상장폐지 기준 강화는 회계 투명성을 높이고 상장사에 대한 신뢰도를 개선시킨다는 점에서 한국 주식시장의 질적 수준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상법 개정안이 통과돼 주주가 이사 충실의 의무 대상에 포함될 경우, 기업은 배당, 자사주 매입 등 주주 환원책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활성화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게 나 애널리스트의 진단이다.
주주들의 배당 요구가 커지면, 기업이 미래 성장에 필요한 R&D 투자금이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그는 "성숙기에 접어든 기업보다 초기 성장기에 위치한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 애널리스트는 "안정기에 도달한 기업은 지속적인 현금 흐름을 유지할 수 있고 현금성 자산 보유 비율이 높은 기업은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을 이어갈 수 있는 여력이 높다"며 "즉, 저밸류, 배당 종목뿐만 아니라 퀄리티 종목이 주목받을 수 있는 만큼 상법 개정안은 성장주보다 가치주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봤다.
다만 나 애널리스트는 상법 개정안 통과 이후 단기 이익을 추구하는 일부 행동주의 펀드(Activist Fund)가 기업 의사결정에 과도하게 개입하는 경우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 주식시장이 자본 효율화로 가는 길에 주주-경영진의 이해 상충, 주주 간 경영권 분쟁, 적대적 M&A 시도가 늘어나는 등의 장애물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