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관세 발표하는 트럼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 가장 나쁜 무역 장벽으로 자동차 산업 지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자동차 산업을 가장 나쁜 무역장벽 관행으로 지목했다. 그후 한국에 대한 상호 25% 관세를 부과했다. 이는 일본 24%, 유럽연합 20% 보다 높아 우리 기업들의 피해가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는 3일 오전(한국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25%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철강과 알루미늄, 자동차 등 기존에 다른 관세가 부과된 품목은 상호관세가 추가로 적용되지 않는다. 상호관세는 다른 나라가 미국에 대해 부과하는 관세와 비관세 장벽에 대응해 그만큼 미국도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개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에 그치지 않고 ‘품목별 관세’도 예고한 상태다. 품목별 관세가 확대될 경우 의약품, 반도체 등 주력 수출시장인 미국에서 예전보다 훨씬 불리한 상황을 맞게 된다. 또 미국의 상호관세에 대응해 다른 국가들이 경쟁적으로 관세를 부과하고 나설 경우 글로벌 시장의 관세 장벽이 연쇄적으로 높아지면서 각 국간무역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 한국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25% 관세···60.3% 직간접 영향 응답
경제단체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최근 발표한 '우리 제조 기업의 미국 관세 영향 조사'(2107개사 대상)에 따르면 국내 제조 기업의 60.3%가 미국 관세 정책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이 가운데 배터리 업종은 84.6%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현재 SK온·삼성SDI·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미국 내 생산 및 공급기지 확대에 속도를 내며 '리스크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이미 제시된 25% 관세 부과에 큰 어려움 겪고 있다.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의 관세가 현실화된다면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이 지난해 대비 약 18.6%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단순 계산만으로도 수출 손실액은 약 60억~70억달러에 이른다.
■ 이미 적용된 철강 수출 10.6% 감소, 자동차 관세 0시 발효
상호 관세와 별개로 지난달 12일 철강·알루미늄 제품 25% 관세가 시행된 데 이어 자동차 관세 25%도 이날 0시부터 발효됐다. 미국의 25% 관세를 적용받은 이후 철강업체들의 수출액이 감소한 상태다.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에 따르면 지난달 철강 수출액은 24억80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10.6% 감소했다.
현대제철과 같은 주요 철강 기업들은 미국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현지 생산시설 투자 등의 대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생산시설 확장은 비용 부담이 크고, 철강 수요 둔화가 예상되는 상황, 노조의 반발 등으로 현실적인 대안이 될지 불확실하다.
해운업계는 글로벌 물동량 감소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컨테이너 운송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지난달 28일 기준(1356.88)으로 올해 1월 3일 2505.17에서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 원유 하락 기대 꺽인 석화업계, 다시 적신호
원유 시추 확대 기대감이 낮아진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다시 적신호가 켜졌다. 그간 보릿고개를 넘어 실적 반등의 희망을 가지는 중에 벌어진 일이다. 트럼프 집권 후 종전을 예상했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것은 원유 가격의 상승을 불러왔다. 러시아산 원유가 다시 공급돼 원유 수입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 빗나갔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가 ‘미국을 위대하게’를 넘어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를 천명하면서 한국 산업계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앞으로의 정치적 변화와 함께 기업들의 대응 전략이 한국 경제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