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 한 공사현장. (자료=연합뉴스)
건설사의 신용도 전망에 먹구름이 꼈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분양 경기 회복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저조한 지방 분양률과 부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우려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탓이다.
27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신용등급을 부여받은 건설사 20곳의 올해 3월 말 기준 PF보증금액은 29조7000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말과 비교했을 때 1000억원 가량 감소한 수준이다.
PF우발채무 규모가 줄지 않으면서 건설사의 신용도 하락 압력은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미뤄둔 지방 분양 물량의 비중도 늘면서 건설사 미분양 리스크가 가시화됐다는 평가다.
한신평 측은 "지방은 수급이 개선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분양물량 확대와 제한적인 분양가 인하여력으로 회복에 상당기간이 소요될 것으로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건설산업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지방 주택 가격이 2.5%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택산업연구원도 올해 지방 주택매매가격이 2.7% 떨어질 것으로 점쳤다.
주요 건설업체의 미분양 리스크와 PF우발채무 위험성도 지방 부동산 시장 중심으로 커지고 있다.
상반기 신용등급이 하락한 신세계건설은 대구에서 분양 실적이 저조하다. 저조한 분양실적에 공사 미수금 규모도 적지 않다. 지난 3월 말 기준 대구 본동3 주상복합 '빌리브 라디체' 현장 공사미수금은 732억원 가량이며 대구 칠성동 주상복합 '빌리브 루센트'에서도 294억원 규모의 공사미수금을 쌓았다.
KCC건설도 지방에서의 분양 실적이 좋지 못해 신용등급 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됐다. 대구 '수성 포레스트 스위첸'을 포함한 지방 주택현장의 분양실적 부진 지속과 함께 외부차입 및 PF우발채무 부담이 확대되면서다.
대형 건설사도 PF우발채무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SK에코플랜트 역시 대구에서 PF우발채무 리스크 현실화 가능성이 나온다. SK에코플랜트의 올해 6월 말 기준 PF보증금액은 1조1657억원이다. 특히 대구 본리동에서 미착공 주상복합 사업장에서의 PF보증금액이 5500억원 가량이다.
SK에코플랜트의 사업구조 다각화와 양호한 수익창출력을 고려하면 PF우발채무 부담이 과도한 수준은 아니나 재무구조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SK에코플랜트는 환경 사업 확대를 위해 공격적인 인수합병 전략을 채택하면서 순차입금 규모가 올해 3월 말 연결기준 4조9232억원까지 늘었다. 지난 2020년 말(1조1317억원)과 비교했을 때 3조8000억원 가량 증가했다.
한신평은 "건설사 합산 PF보증규모가 약 30조원으로 전년도 수준을 유지했다"면서 "미착공 사업장 비중이 60%를 넘어서고 착공PF도 분양실적이 저조한 현장이 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분양 실적이 부진한 현장과 비주택 현장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면서 "여전히 부진한 지방 분양 여건과 확대된 재무부담, 비우호적 조달 여건 등으로 잠재된 신용위험이 지속돼 건설사의 신용도 전망이 부정적인 만큼 PF우발채무 및 미분양 관련 리스크 통제 수준, 계열 지원 등을 통한 재무안정성 확보 여부가 향후 차별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